문화생활245 국립중앙박물관_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산포(?) 인근에서 상경한 김에 국립중앙박물관까지 다녀왔다. 주목적은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이었지만 궁금했던 '사유의 방'도 못지않게 기대됐다. 작년에 왔을 땐 공사 중이라 미처 못 봤는데 주변에서 호평이 왕왕 들려왔다. 국보 두 점이 나란히 전시된 공간은 입구부터 뛰어난 심미성과 묵직한 메시지를 자아냈다. 마침내 마주한 두 불상은 번뇌와 해탈이 모두 엿보이는 듯 참 오묘하게 아름다웠다. 어쩌면 삶도 그런 게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만큼 아름다운...* 고생 속에 편안의 경지에 이른 듯한 찰나를 포착한 작품이 영겁의 시간을 가늠하게 했다. 이어 찾은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은 여유롭게 보고 싶어 토요일 마지막 시간인 8시로 예약했는데 7시 .. 2022. 7. 18. 메이트 - 이제 다시 요즈음 메이트 곡들을 많이 듣는다. 원래 정준일 님의 솔로곡뿐 아니라 메이트의 노래도 좋아하긴 했지만 이십 대의 어떤 시기처럼 홀린 듯 잇따라 찾고 있다. 취향이야 때에 따라 변할 수 있으니 딱히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그렇게 별생각 없이 흘려보내던 하반기의 첫 평일 점심시간이었다. 오전 일과와 식사를 마치고 잠시 쉬며 산책을 거부한 사랑이 형을 다리 위에 앉히고 음악을 켰다. 조금 덥지만 참 평화롭다고 생각하며 체온과 눈빛이 주는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그때 스피커에서 메이트의 '이제 다시'가 흘러나왔다. 문득 가사가 사랑이가 내게 하는 말 같아 뜬금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는데 왠지 사랑이 형의 목소리로 들렸다. 한 생명이 전하는 틀림없는 메시지가 음악을 매개로 언어를 넘어 .. 2022. 7. 3. 김광진 - 편지 편지는 널리 알려진 명곡이다. 가사가 실화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의도치 않은 짝사랑 마니아(?)로서 나에겐 앓던 가슴을 위로해 주던 노래 중 하나였다. 오래전 우연히 가사의 주인공이 김광진 님이 아니라 작사가이자 김광진 님의 아내인 허승경 님을 사랑하던 다른 분인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엔 고운 목소리로 연적의 진심을 박제한 것 같아 잔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며 마음을 다하던 한 시절을 이렇게 아름답게 남길 수 있는 건 '승화'라는 걸 깨달았다. 운 좋게 더 클래식 20주년 기념 공연에 갔던 것도 벌써 8년 전이다. 어떤 얼간이는 막차를 놓치지 않는 연어답게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온 것 같다. 왜인지 덧없는 마음은 속절없이 범람한다. 나름의 최선으로 하루하.. 2022. 6. 28. 2022 성시경의 축가 콘서트 치열한 피켓팅으로 유명한 '성시경의 축가 콘서트' 예매에 성공해 오래간만에 잠실로 향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찍이 도착해 스타벅스 잠실새내역점에서 티타임을 가지며 기다렸다. 슬슬 허기가 져 공연 전 끼니로 잭슨피자 잠실본점에서 마가리타 피자를 포장해 근처 아시아공원에 자리 잡았다. 오가는 개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조금 뻘쭘했으나 현대사회가 만든 혼자 놀기 괴물(?)답게 삼성과 LG의 야구 경기에서 들려오는 함성 소리, 오월의 신록, 햇살을 홀로 잘 누렸다. 피자는 토마토소스가 기대보다 향긋해 맛있게 먹었다. 콘서트 시간이 가까워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 가니 인파가 엄청났다. 북적임에 놀라며 성시경이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벌써부터 엿볼 수 있었다. 공연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 2022. 6. 9. 성시경 - 마음을 담아 확실히 나이를 먹긴 했는지 자전거 사고로 다친 상처가 한동안 잘 낫지 않고 오히려 덧났다. 팔과 무릎엔 꽤나 큰 흉이 남았고, 측부 인대가 상한 약지는 여전히 통증을 수반하며 부어있다. 부상을 핑계로 찾아온 무기력은 자연스레 나태로 이어졌다. 건설적인 여가를 지탱하는 운동, 읽기, 쓰기 모두 해낼 기운이 없었다. 한 달 정도는 사회 초년생처럼 일터에서 모든 기력을 소진하고 퇴근하면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예전 같으면 허송세월을 하는 듯한 느낌이 스스로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야기했을 테지만 33살의 나는 때로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 그 자체로 텅 빈 무언가를 채우는 공(空)처럼, 아무 것도 안 했던 것 같아도 사실 더딜지언정 나름의 회복과 성장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정적인 생활을 누리며 많은 순간.. 2022. 6. 9. 유재하 -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유재하 님의 이 노래는 나에겐 노래 이상의 노래다.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라는 제목부터 시적이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처럼 삶의 지표와 같다. 들으면 들을수록 깊고 아득하다. 2022. 5. 16.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4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