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자전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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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자전거길(강원)_3일 차(4)_양양·속초_양양송이조각공원·양양종합여객터미널·속초시외버스터미널·가평휴게소·호계시외버스정류소기행/자전거 2024. 12. 11. 23:42
조금 흐려진 하늘 아래 남대천을 곁에 두고 열심히 달렸다. 집에 돌아가기 위해선 두 번의 버스를 비롯해 꽤나 먼 길을 가야 했기에 조금 마음이 급해졌다. 양양송이조각공원엔 한글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있었다. 그 위에서 아이들이 해맑게 놀고 있는 모습을 스치듯 봤는데 참 귀하고 귀여웠다.4시 30분쯤 마침내 양양종합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양양종합여객터미널에서 바로 서울로 갈 수도 있지만 속초로 가면 안양행 직행버스가 있다. 지난밤 대략적인 버스 시간은 확인했지만 자전거 여행은 변수가 많아 반신반의하며 왔다. 다행히 5시 22분에 속초로 향하는 버스가 있었다.터미널 내 편의점에서 빵과 우유를 사서 요기하며 기다렸다. 버스가 조금 늦게 와 긴장했지만 무사히 탔다.6시 5분쯤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고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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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자전거길(강원)_3일 차(3)_양양_38선 휴게소·동호해변인증센터기행/자전거 2024. 12. 6. 23:52
양양은 내가 속해있던 부대의 여단 본부가 있던 곳이었다. 춘천에 위치한 102보충대에서 양양 본부에 와 다시 고성에 있는 신병교육대로 끌려가던 기억이 생생하다. 같은 날에 입대했던 동창은 동네 부대에서 복무했는데, 나는 군 복무지조차(?) 점점 멀어지기만 했다. 훈련이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양양을 가끔 오가며 송이버섯이 유명하고 자연이 아름다운 고장이라는 것 정도로 알고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이제 양양은 서핑으로 유명한 전국구 관광지가 되었다. 제대한 뒤 출장이나 여행으로 찾은 적이 있긴 하지만 자전거로 가니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개발됐다는 걸 더 실감할 수 있었다.우연히 곧 회사에서 진행하는 행사가 열릴 양양 웨이브웍스를 봤다. 나는 담당자가 아니라 오지 않지만 괜히 반가웠다.방심할만하면 찾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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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자전거길(강원)_3일 차(2)_강릉·양양_주문진 방사제(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주문진항·BTS 버스정류장·주문진해수욕장·지경공원인증센터·해송장칼국수기행/자전거 2024. 12. 5. 23:56
동해안 자전거길 강릉 구간은 확실히 이전에 달린 타 지역보다 평탄하고 상대적으로 잘 정돈된 느낌이었다.다만 자전거길 곳곳에 유독 불법 주차가 많고 오가는 차도 많은 편이라 은근 위험했다.달리다 주문진에서 유명한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주문진 방사제도 봤다. 드라마를 안 본 나조차도 얼핏 아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었다. 도깨비 OST로 나왔던 '정준일 - 첫눈'도 참 좋아한다. 주문진항은 여러 번 찾은 곳이지만 특히 군대에서 제대할 때 부모님과 함께 들렀던 기억이 생생하다. 말년에 눈을 다쳐 입원했던 국군강릉병원도 이 근처다. 새삼 내가 살아온 세월이 생각보다 길다는 걸 느꼈다.주문진 해변 근처엔 BTS가 앨범재킷을 촬영했다는 일명 BTS 버스정류장이 있다. 스치듯 지나고 주문진해수욕장을 뒤로했다. 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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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자전거길(강원)_3일 차(1)_강릉_정동진해변·경포해변인증센터기행/자전거 2024. 12. 4. 23:29
6시 안 되어 기상했다. 곧 일출 시간이라 맞춰 나갔는데 날이 흐렸다.정동진의 일출을 보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그 나름대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숙소로 돌아와 씻고 준비하다가 8시에 토스트, 컵라면, 커피로 이뤄진 숙소 조식에 어제 남은 치킨을 더해 든든히 먹었다.잘 쉬고 나와 9시 좀 안 되어 출발했다.비포장 구간이 은근 있어 타이어에 펑크가 안 나도록 조심했다. 예전에 부산까지 국토종주 중에 안동 근처 자전거길에서 펑크가 난 적이 있는데 참 난감했다. 펑크도 사고도 순간이라 경험이 쌓일수록 더 조심하게 된다. 모든 운전은 그런 면에서 비슷한 것 같다.오르막길은 여전했다. 예전에 강원도 고성에서 군 생활을 할 때 강원도는 땅 자체가 정말 아름답지만 사람 살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곤 했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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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자전거길(강원)_2일 차(4)_강릉_정동휘닉스모텔·맥시칸치킨 정동점기행/자전거 2024. 12. 2. 23:33
하루 종일 동해안 자전거길의 낙타 등 지형에 시달리고 급작스럽게 정동진에서 하루 묵게 됐다. 비수기인지 의외로 숙소들이 전반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했다. 특히 정동휘닉스모텔은 모래시계공원에서 가까운 거리임에도 1박에 3만 원이란 저렴한 가격이었다.내관과 외관 모두 조금 낡은 듯 고풍스러운 분위기였다. 개인적으론 급하게 잡았음에도 가격 대비 실속 있는 가성비 숙소라고 생각했다.6시쯤 숙소에 짐을 두고 나왔다. 자전거 타기가 고됐는지 왠지 기름진 음식이 먹고 싶었다. 맥시칸치킨 정동점의 리뷰가 좋고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라 포장 주문을 했다. 맥시칸치킨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가 닭강정이라고 해서 먹어볼까 했는데 해당 지점에선 주문이 불가했다. 가게는 모자로 보이는 분들이 운영하고 계셨는데 짧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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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자전거길(강원)_2일 차(3)_동해·강릉_심곡항·정동진·정동진인증센터기행/자전거 2024. 12. 1. 22:08
망상해변인증센터부터 정동진인증센터까지의 거리는 짧지만 꽤나 강렬한 구간이었다. 힘든 코스도, 멋진 풍경도 모두 있었다. 가다 보면 금세 강릉이다. 달리다 힘이 빠져 식혜로 한 번 더 충전했다.심곡항으로 향하는 해안 도로가 정말 운치 있고 아름다웠다.심곡항은 예전에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을 걸으며 뒤늦은 내일로를 마무리하던 추억이 있는 장소라 참 반가웠다.여러 기억들을 스치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오르막을 지났다. 지나가는 차들도 버거워 하더라.마침내 정동진에 닿아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의 정동진인증센터에 도착하니 5시 반 좀 안 됐다. 일몰이 6시 반쯤이래서 무리하지 않고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부모님과 연락하다 할머니가 응급실에 가셨다고 해 가슴이 철렁했다. 고민하며 돌아가는 차편을 알아보던 중에 다행히 곧 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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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자전거길(강원)_2일 차(1)_삼척_임원인증센터·해신당공원·맹방해수욕장·한재공원인증센터기행/자전거 2024. 11. 26. 22:59
얕게 자다 결국 4시쯤 기상했다. 뒹굴뒹굴하다 6시 안 되어 컵라면 2개로 아침을 먹고 나설 채비를 했다.7시쯤 출발했다. 해가 뜨고 숙소를 보니 어젯밤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숙소에서 임원인증센터까지는 2km로 안 되는 거리였다. 하지만 악명 높은 동해안 자전거길답게 초장부터 언덕이 살벌했다. 각오한 것보다 경사가 심하더라. 십 분 만에 임원인증센터에 도착하긴 했는데 출발부터 땀샘이 폭발했다.상행을 시작하자마자 또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체감하고 감내했다.금방 지쳐 얼마 가지 못하고 해신당공원에서 음료를 하나 마셨다.이런저런 풍경을 뒤로하고 달리다 하쿠나 마타타라는 이름의 카페를 발견했다. 스와힐리어로 '노 프라블럼'이라는 뜻이다. 아프리카 출장의 이런저런 추억으로 잠시나마 허벅지의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