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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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Yang Hee Eun), 성시경(Sung Si Kyung) - 늘 그대(YOU)문화생활/음악 2024. 8. 13. 22:52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지만 유독 예측이 어려운 나날을 지나고 있다. 내 인생도 제법 역동적이고 남루한 서사나마 유일하게 이어진다. 흔한 듯 흔히 겪기 어려운 상황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연달아 이어졌다. 일도, 삶도 내 마음 같지 않고 사랑은 점점 더 아득해진다. 이런 문장들을 혼자 삭이다 마음에 넘칠 때면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이 블로그에 끄적거리곤 하는데, 이젠 왠지 그조차도 남사스럽다. 그렇게 어느 순간부턴가 이렇게 정말 아무것도 내 것 같지 않다고 느껴질 때나 더는 아무것도 머무르지 않는 게 서글플 때면 자연스럽게 찾는 노래 중 하나가 '늘 그대'다. 성시경 님 작곡에 심현보 님 작사 그리고 양희은 님이 부른 대단한 노래. 노래를 듣다 보면 모두 흘러가 버려도 내 곁에 공기처럼 있는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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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 오랫동안문화생활/음악 2023. 12. 15. 00:10
여느 때와 같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또 여느 때와 같이 금세 연말에 이르렀다. 작년은 오랜만에 굳게 다진 의지로 시작했으나, 수차례 위기를 지나 결국 그 뜻이 꺾인 채로 마무리됐다. 무언갈 간절히 바라면 그게 욕심이었음을 깨닫는 게 주어진 주제 혹은 몫인 것만 같아 올해는 가능하면 매사에 겸허하려고 노력했다. 아니... 사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일, 관계를 비롯한 많은 것들이 기대를 비워 줬다. 그 와중에 항상 고마운 존재들이 선사한 행복은 과분했지만 왜인지 정말 바라는 일들은 매번 이뤄지지 않았다. 스스로 미약함을 깨닫는 만큼 꿈의 크기는 작아진다. 요즈음엔 반복되는 일상도, 다시 찾아온 새해도 조금 덧없게 느껴진다. 약간 무력하긴 하지만 우울은 아니다. 다만 개인의 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초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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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Toy) - 세 사람 (With 성시경)문화생활/음악 2023. 4. 9. 21:36
막역한 죽마고우와 베프가 결혼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좋은 두 사람이 부부가 되어 주제넘게 흐뭇하고 감사하다. 각자의 서사를 웬만큼 이해하기에 결혼으로 완결된 그들의 지난 시간과 새로운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었다. 같은 동네에서 함께 자란 벗들이다 보니 하객 중에 아는 사람이 참 많았다. 초중고 시절을 비롯해 심지어 대학 생활까지 넘나드는 뜻밖의 반가운 얼굴들로 놀라곤 했는데, 숫기가 없던 십 대에 성과 이름을 함께 부르던 여자 사람 친구들에게 서슴없이 이름만 부르며 알은체하는 내 모습도 놀라웠다. 태어나 처음으로 이름만 불러 본 초등학교 동창도 있었다. 친한 셋 중 둘이 결혼하는 이야기는 자연스레 토이의 '세 사람'이란 노래를 떠올리게 한다. 나의 경우, 짝사랑으로 점철된 인생이지만 다행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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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 아픈 나를 (Prod. by 나얼)문화생활/음악 2023. 1. 24. 11:54
이제는 다양한 페르소나로 감정을 숨기는 데 능숙해졌지만 아주 어릴 적 나의 별명 중 하나는 울보였다. 조금만 억울해도 눈물이 먼저 주르륵 흐르곤 했다. 나이가 먹을수록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점점 더 알고 수용하는 동시에 여전히 스스로 이해할 수 없거나 끝내 어쩌지 못하는 무언가를 깨닫는다. 특히 왜인지 마음에 오래도록 선명하게 머무는 편린들이 있다. 누군가의 호의를 본의 아니게 저버렸듯 의지와는 별개로 공허한 아픔 주위를 자꾸 서성이는 나를 발견한다. 연초부터 고마운 벗들이 못난 나를 포기하지 않고 매주 소개팅을 제안해 주고, 뜻밖의 반가운 연락들도 있었지만 어리석고 미지근한 마음은 요지부동이다. 소리내어 울만한 일은 아니어도 아픔을 방치하다 못해 유지하는 나는 정말 어딘가 아픈 게 아닐까...*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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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성시경의 축가 콘서트문화생활/공연 2022. 6. 9. 13:01
치열한 피켓팅으로 유명한 '성시경의 축가 콘서트' 예매에 성공해 오래간만에 잠실로 향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찍이 도착해 스타벅스 잠실새내역점에서 티타임을 가지며 기다렸다. 슬슬 허기가 져 공연 전 끼니로 잭슨피자 잠실본점에서 마가리타 피자를 포장해 근처 아시아공원에 자리 잡았다. 오가는 개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조금 뻘쭘했으나 현대사회가 만든 혼자 놀기 괴물(?)답게 삼성과 LG의 야구 경기에서 들려오는 함성 소리, 오월의 신록, 햇살을 홀로 잘 누렸다. 피자는 토마토소스가 기대보다 향긋해 맛있게 먹었다. 콘서트 시간이 가까워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 가니 인파가 엄청났다. 북적임에 놀라며 성시경이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벌써부터 엿볼 수 있었다. 공연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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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 마음을 담아문화생활/음악 2022. 6. 9. 00:23
확실히 나이를 먹긴 했는지 자전거 사고로 다친 상처가 한동안 잘 낫지 않고 오히려 덧났다. 팔과 무릎엔 꽤나 큰 흉이 남았고, 측부 인대가 상한 약지는 여전히 통증을 수반하며 부어있다. 부상을 핑계로 찾아온 무기력은 자연스레 나태로 이어졌다. 건설적인 여가를 지탱하는 운동, 읽기, 쓰기 모두 해낼 기운이 없었다. 한 달 정도는 사회 초년생처럼 일터에서 모든 기력을 소진하고 퇴근하면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예전 같으면 허송세월을 하는 듯한 느낌이 스스로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야기했을 테지만 33살의 나는 때로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 그 자체로 텅 빈 무언가를 채우는 공(空)처럼, 아무 것도 안 했던 것 같아도 사실 더딜지언정 나름의 회복과 성장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정적인 생활을 누리며 많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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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 내게 오는 길문화생활/음악 2022. 3. 28. 18:35
어떤 노래는 아주 오랜 세월 마음을 대변하는 동시에 삶의 지표가 된다. 성시경 님의 데뷔곡이기도 한 '내게 오는 길'은 내게 그런 노래다. 특히 군 복무를 할 때 밤과 새벽 사이 초소 근무를 서다 선임병이 잠들면 속으로 수도 없이 이 노래를 틀곤 했다. 그러면 눈으로는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당직사관이나 다음 근무자를 찾고, 뒤에 있는 선임을 신경 쓰면서도 자연스레 어떤 순간들이 뮤직비디오로 포개졌다. 제대하고 꼭 1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내게 오는 길도 네게 가는 길도 아득히 멀다. 그럼에도, 그렇기에 오래된 애창곡을 한결같이 열창하는 목소리가 더 값지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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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 방랑자문화생활/음악 2022. 3. 25. 17:02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며 새삼스럽게 소중함을 느끼는 것들이 많아진다. 이를테면 일터에서 감내할 만큼의 어려움이 얼마나 드물게 찾아오는지, 훌쩍 호수 산책을 다녀올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큰 건지 알게 된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겨루던 싱거운 농담, 어머니가 차려 주신 따뜻한 밥상, 속내와는 다른 형제간의 무미건조한 손인사 그리고 늙은 반려견의 체온을 언젠가 분명히, 한없이 그리워할 걸 뼛속 깊이 깨닫는다. 하루에 감사하며 최대한 누리겠다는 마음을 다져보지만 일상 앞에 대부분의 결심은 허물어진다. 내 삶에서조차 겉도는 것 같아도 돌고 돌아온 이곳이 바로 제자리이며, 내겐 그 누구의 삶보다도 값진 나의 인생이다. 요즈음 귀가 닳도록 듣는 노래와 함께 주어진 날 동안의 걸음과 이어지는 방랑에 최선을 다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