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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는 널리 알려진 명곡이다. 가사가 실화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의도치 않은 짝사랑 마니아(?)로서 나에겐 앓던 가슴을 위로해 주던 노래 중 하나였다. 오래전 우연히 가사의 주인공이 김광진 님이 아니라 작사가이자 김광진 님의 아내인 허승경 님을 사랑하던 다른 분인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엔 고운 목소리로 연적의 진심을 박제한 것 같아 잔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며 마음을 다하던 한 시절을 이렇게 아름답게 남길 수 있는 건 '승화'라는 걸 깨달았다. 운 좋게 더 클래식 20주년 기념 공연에 갔던 것도 벌써 8년 전이다. 어떤 얼간이는 막차를 놓치지 않는 연어답게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온 것 같다. 왜인지 덧없는 마음은 속절없이 범람한다. 나름의 최선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요즈음 뭔가 사랑이든 글이든 오랫동안 고대해 온 가치들의 발현이 욕심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결과에 미치지 못한 문장들이 허무를 키우고, 감정의 장마가 마음밭을 습지로 만든다. 다행히 메마른 땅은 쉬이 늪이 되지 않고 마름을 적시는 우기는 그때만의 가치가 있다. 비는 필연적으로 언젠가 또 그치겠지. 다가올 시절인연 속에 기어이 바라던 일들이 없을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불확실성을 벗 삼아 나아가자. 혹여나 꾸준히 가꿔 온 삶을 먼저 깎아내리지는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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