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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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식스 콘서트, DAY6 3RD WORLD TOUR 〈FOREVER YOUNG〉 in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문화생활/공연 2024. 12. 13. 00:35
어느덧 십 년 차 직장인이 됐지만 여전히 가까스로 하루를 버텨 낼 때가 많다. 이렇게 숨 가쁜 일상을 지탱하는 버팀목 같은 노래들이 있는데, 그중 데이식스는 같은 해에 데뷔(?)한 동기다. 약 5년 전 이직을 비롯해 여러 일을 동시에 겪으며 허물어졌을 때 친구의 선물 같은 추천으로 알게 됐다. 그 후로 아픔에 굴하지 않고 솔직하게 청춘을 찬미하는 목소리가 바닥난 마음을 채워주곤 했다. 이젠 국민밴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기가 많아져 티켓팅이 그야말로 피켓팅이다. 고맙게도 친구의 도움으로 'DAY6 3RD WORLD TOUR 〈FOREVER YOUNG〉', 일명 데이식스 단풍 막콘 표를 구했다. 안양에서 은인을 모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 주차하니 1시쯤이었다. 마침 직전에 가족들과 나들이로 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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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Kim Dong Ryul) - 산책 (Stroll)문화생활/음악 2024. 10. 29. 21:42
어느덧 가을이 만연하다. 여느 때처럼 정신없는 나날 속에 금방 또 겨울을 앞두고 있다. 나름의 최선으로 늘 걷고 또 걸었지만 결국 또 빈손으로 원점에 이르렀다. 사랑하는 이들의 응원과 걱정은 물론 꾸지람까지 모두 고맙지만 사실 좀 억울하다. 나는 정말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나아갔다. 어쩌면 고도의 속임수로 스스로마저 속여 머물고 싶었던 걸일까. 오랜 시간 자문해 왔다. 난 얼마나 걸었을까. 어딜 향해 걷는 걸까. 마냥 빙빙 돌고 있을까. 결국 또 제자리걸음에 그치지 않을까. 한없이 샘솟는 마음에겐 고맙고도 미안하지만 이젠 정말 가야할 때인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두 눈이 조금씩 젖어 간다. 잠시 멈춰 울어도 되는 걸까. 동률이 형이 대신 울어주셔서 다행이다. 이토록 날이 좋은데 여전히 난 홀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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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PEPPERTONES CONCERT 〈Party Plenty〉 in 서울문화생활/공연 2024. 8. 16. 21:54
급작스러운 인사이동을 앞두고 뜻밖의 좌절로 고꾸라졌다. 이 길의 끝에서 대체 어떤 나를 만나려고 하는 걸까 괴롭던 차에 알맞게 페퍼톤스 콘서트에 갔다. 신길역에 내려 굿네이버스 사옥을 지나 처음으로 명화라이브홀에 가니 같이 보기로 한 친구는 일찍 와 굿즈를 사고 근처 편의점에서 같이 줄 섰던 사람과 같이 라면을 먹고 있더라...* 인싸들이란(?). 물 사고 표 받고 5시 넘어 입장했다.나도 나름 꽤 자주 단독 콘서트를 찾는 편인데 이렇게 찐팬들끼리(?) 스스로 만든 굿즈를 무료로 나누기도 하는 문화는 처음 접했다. 뜻밖의 온정에 감동하며 넉넉한 물품 보관함에 감탄했다.기다리다 6시부터 2024 PEPPERTONES CONCERT 〈Party Plenty〉 in 서울이 시작됐다. Shine, 긴 여행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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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Yang Hee Eun), 성시경(Sung Si Kyung) - 늘 그대(YOU)문화생활/음악 2024. 8. 13. 22:52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지만 유독 예측이 어려운 나날을 지나고 있다. 내 인생도 제법 역동적이고 남루한 서사나마 유일하게 이어진다. 흔한 듯 흔히 겪기 어려운 상황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연달아 이어졌다. 일도, 삶도 내 마음 같지 않고 사랑은 점점 더 아득해진다. 이런 문장들을 혼자 삭이다 마음에 넘칠 때면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이 블로그에 끄적거리곤 하는데, 이젠 왠지 그조차도 남사스럽다. 그렇게 어느 순간부턴가 이렇게 정말 아무것도 내 것 같지 않다고 느껴질 때나 더는 아무것도 머무르지 않는 게 서글플 때면 자연스럽게 찾는 노래 중 하나가 '늘 그대'다. 성시경 님 작곡에 심현보 님 작사 그리고 양희은 님이 부른 대단한 노래. 노래를 듣다 보면 모두 흘러가 버려도 내 곁에 공기처럼 있는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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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래드윔프스 내한 공연, RADWIMPS WORLD TOUR 2024 “The way you yawn, and the outcry of Peace” in Seoul문화생활/공연 2024. 7. 29. 21:08
서투른 진심이 닿길 바라던 소년은 번번이 바람과는 다른 전개에 어느덧 기대조차 자제하는 아저씨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순수한 마음을 지키며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담론들을 참 좋아한다. 특히 그의 재난 3부작에 나오는 래드윔프스의 노래는 영화의 감동을 배가하고, 그 자체로도 못지않은 울림을 준다. 내한 공연 소식을 듣고 용기 내어 홀로 스탠딩석에 다녀왔다. 비를 뚫고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 4시 40분쯤 도착했다. 비가 꽤 많이 와 우산 아래 스탠딩 대기를 기다리다 5시 15분쯤 입장했다.홀로 와 기다리는 시간 동안 콘서트 메이트들과 메신저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6시 넘어 공연이 시작됐다. 전전전세(前前前世)를 시작으로 愛にできることはまだあるかい(사랑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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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IU) - 아이와 나의 바다(My Sea)문화생활/음악 2024. 6. 21. 20:33
부끄럽지만 나는 무언갈 간절히 바라는 일을 가급적 지양한다. 살면서 그런 바람들은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고, 또 가슴에 쓰린 후폭풍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통 몇 년 주기로 그걸 까맣게 잊거나, 혹은 잊게 하는 어떤 바람들이 일어난다. 뜻밖의 부서 이동을 앞두고 또 한 번 마음이 고공에서 추락했다. 마침 생일 주간이었기에 참 최악의 생일 선물(?) 같아 괜히 더 아프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나의 바닥을 마주한다. 사는 일이 참 도돌이표 같다. 지금은 조금 지겹고, 지치지만 살아야겠지. 여러모로 가난하고 부끄러운 순간이다. 역설적이지만 덕분에 사랑하는 이들의 소중함을 한 번 더 깨닫기도 한다. 나아가는 일이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일지 모르지만 잠시 숨을 고르고 또 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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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_구본창의 항해문화생활/전시 2024. 5. 6. 16:52
지난 3월, 어머니와 전을 보기 위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 다녀왔다. 어머니는 자꾸 내게 같이 와 줘 고맙다고 하시지만 나야말로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다.구본창 작가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현대 사진가 중 한 명이다. 유다빈밴드의 동명의 대표 곡이 떠오르는 이번 전시는 그의 회고전으로 소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수집한 여러 사물과 다양한 작품 등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애정하고 존경하는 헤르만 헤세, 파울로 코엘료 등 여러 형님들의 이야기도 같이 마주할 수 있었다.거장들은 대부분 각자 자기만의 고유한 예술 세계가 있고, 보통 그 세계는 언어로도 정립되어 있는 것 같다. 무료임에도 볼거리가 풍성했다. 동시대에 살아있는 거장의 삶을 함께 거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나 의미 있었다.간 김에 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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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클립스(ECLIPSE) - 소나기 (선재 업고 튀어 OST Part 1)문화생활/음악 2024. 5. 5. 22:58
얼마 전 본 웹툰에서 스스로 깎아내리는 건 내가 나를 너무 사랑해서 선수를 치는 거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 부분이 꽤나 경종을 울렸다. 나는 평소 연애에 대해 자학 개그를 즐겨 하는데 이게 일종의 방어기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뒤늦게 했다. 마침 지인들과 소소하게 회자되었던 영상 중 하나는 피식대학의 '너드학개론: 사랑'이었다. 정재형 님이 유머로 승화한 콘텐츠에 담긴 내용들은 처음엔 웃겼으나 점점 미소를 앗아갔다. 가까운 지인은 나를 보고 자학형과 돌진형이 융합된 순정형 인간(?)으로 정의했다.딱히 설렐 일이 없이 씁쓸함을 느끼던 차에 우연히 요즘 핫한 '선재 업고 튀어'라는 드라마를 정주행했다. 첫사랑물 처돌이(?)로서 '그 해 우리는' 이후로 오랜만에 가슴 뛰는 이야기를 만났다. 친한 친구는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