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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245

우연히 웨스 앤더슨 : 어디에 있든, 영감은 당신 눈앞에 있다 이른 예매 후 관람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우연히 웨스 앤더슨' 전시를 보기 위해 오랜만에 성수로 향했다. 그라운드시소 성수는 처음이었는데 성수낙낙에 위치해 있었다. 인기 많은 전시답게 주말에 가니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3시 반쯤 도착한 뒤, 2시간 30분 정도 대기한 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전시에 대해 잘 모르고 예매를 한터라 막연하게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속 미장센에 대한 기획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그의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커뮤니티의 사진전이었다. 여행 사진 커뮤니티의 이름이 'Accidentaly Wes Anderson', '우연히 웨스 앤더슨'이었다. 전 세계에서 수집한 웨스 앤더스 풍의 사진 300여 점이 다양한 테마로 나뉘어 전시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마주한 사진은 여행을 통.. 2022. 4. 5.
브로콜리너마저 - 잔인한 사월 만우절 거짓말처럼 또다시 사월의 첫날이 왔다. T.S.엘리엇의 시 '황무지'의 첫 줄에는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시구가 등장한다. 대학시절 은사님 중 한 분은 매년 이때가 되면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4월 이야기'를 본다고 했었다. 많은 순간을 노래로 기억하는 나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잔인한 사월'을 떠올리곤 한다. 많은 꽃이 피고 지는 고운 시기는 어쩌다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어쩌면 아름다움은 슬픔을 반드시 수반하는지도 모르겠다. 한국 근현대사에서도 많은 비극이 있던 달이 시작했다. 사실 스스로 지은 죄는 없는 넷째 달의 결백함을 기리며, 2022년 4월을 맞이해 본다...* 2022. 4. 1.
성시경 - 내게 오는 길 어떤 노래는 아주 오랜 세월 마음을 대변하는 동시에 삶의 지표가 된다. 성시경 님의 데뷔곡이기도 한 '내게 오는 길'은 내게 그런 노래다. 특히 군 복무를 할 때 밤과 새벽 사이 초소 근무를 서다 선임병이 잠들면 속으로 수도 없이 이 노래를 틀곤 했다. 그러면 눈으로는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당직사관이나 다음 근무자를 찾고, 뒤에 있는 선임을 신경 쓰면서도 자연스레 어떤 순간들이 뮤직비디오로 포개졌다. 제대하고 꼭 1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내게 오는 길도 네게 가는 길도 아득히 멀다. 그럼에도, 그렇기에 오래된 애창곡을 한결같이 열창하는 목소리가 더 값지고 고맙다...* 2022. 3. 28.
성시경 - 방랑자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며 새삼스럽게 소중함을 느끼는 것들이 많아진다. 이를테면 일터에서 감내할 만큼의 어려움이 얼마나 드물게 찾아오는지, 훌쩍 호수 산책을 다녀올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큰 건지 알게 된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겨루던 싱거운 농담, 어머니가 차려 주신 따뜻한 밥상, 속내와는 다른 형제간의 무미건조한 손인사 그리고 늙은 반려견의 체온을 언젠가 분명히, 한없이 그리워할 걸 뼛속 깊이 깨닫는다. 하루에 감사하며 최대한 누리겠다는 마음을 다져보지만 일상 앞에 대부분의 결심은 허물어진다. 내 삶에서조차 겉도는 것 같아도 돌고 돌아온 이곳이 바로 제자리이며, 내겐 ​그 누구의 삶보다도 값진 나의 인생이다. 요즈음 귀가 닳도록 듣는 노래와 함께 주어진 날 동안의 걸음과 이어지는 방랑에 최선을 다할.. 2022. 3. 25.
2022 월간 윤종신 3월호 - 말 나름 조심하다가 찰나의 방심 덕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었다. 우연한 감염은 노환으로 우리집에 머물던 할머니를 다른 곳으로 옮기게 했고, 가족들에게 이런저런 불안을 가져다주었다. 그 누구도 나를 탓하지 않았지만 뒤늦은 죄송함이 스스로 가시지 않는다. 격리 기간 동안 공가를 받았지만 주로 일을 했다.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월간 윤종신 3월호가 나왔다. 곡 설명에 따르면 '말이 되지 않은 어떤 고백'에 대한 노래라는데, 여러모로 나의 삶을 관통하는 가사와 목소리라 신기하다. 솔직함을 지향하면서도 차마 말로 옮기지는 못했던 여러 마음들이 떠오른다. 진심은 꺼내야만 전해지는 걸까, 그 마음은 어떻게 담아야 옮겨졌을까, 앞으로 애타게 말하고 싶은 순간이 또 있을까? 2022. 3. 23.
자우림(Jaurim) - 샤이닝(Shining) 오랜만에 마음이 잔잔하다. 어쩌면 당분간의 동적인 기력을 잃은 채 침잠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내 삶의 서글픈 경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수긍한다. 섣부른 기대를 버리고 오랜 질문도 묻는다. 우울할 힘도 없는 차분함이 차라리 반갑다. 왜인지 지독한 알레르기가 정말 오랜만에 찾아왔다. 덕분에 촉촉한 청춘을 시리게 맞고 있다.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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