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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트 - 이제 다시
    문화생활/음악 2022. 7. 3. 23:48

    요즈음 메이트 곡들을 많이 듣는다. 원래 정준일 님의 솔로곡뿐 아니라 메이트의 노래도 좋아하긴 했지만 이십 대의 어떤 시기처럼 홀린 듯 잇따라 찾고 있다. 취향이야 때에 따라 변할 수 있으니 딱히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그렇게 별생각 없이 흘려보내던 하반기의 첫 평일 점심시간이었다. 오전 일과와 식사를 마치고 잠시 쉬며 산책을 거부한 사랑이 형을 다리 위에 앉히고 음악을 켰다. 조금 덥지만 참 평화롭다고 생각하며 체온과 눈빛이 주는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그때 스피커에서 메이트의 '이제 다시'가 흘러나왔다. 문득 가사가 사랑이가 내게 하는 말 같아 뜬금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는데 왠지 사랑이 형의 목소리로 들렸다. 한 생명이 전하는 틀림없는 메시지가 음악을 매개로 언어를 넘어 또렷하게 전해졌다. 그동안 내가 사랑하는 이에게 하고 싶은 노랫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듣고 싶은 이야기였구나, 위로를 하기보단 받아야 하는 시기였구나... 덕분에 알게 됐다. 미처 몰랐을 때가 많았을 뿐 사랑은 일생토록 늘 그래왔다는 걸 새삼 깨달으며 고마움과 미안함이 범람했다. 그야말로 사랑이었다. 유달리 길고 깊었던 눈맞춤이 평생 잊지 못할 거란 확신이 들 정도로 정말 다정하고 감동적이었다. 점점 기력이 쇠하는 게 눈에 띄고 잔병치레도 많아진 우리집의 천사, 사랑. 특정한 결핍이 컸던 청춘이 결코 가난하지 않았던 건 그 이상으로 채워주는 마음들이 있어서였다. 올 상반기에 겪었던 개인적인 서러움들을 가능하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외면했다. 갑갑함이 버거울 때면 덧없는 글로 내뱉으며 충분히 홀로 감내하고 스쳐 보낼만하다고 믿었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나 보다. 나조차 헤아리지 못한 슬픈 속마음을 달래준 사랑 덕에 또 한 번 사랑을 배운다. 부디 지금의 사랑과 앞으로의 사랑에게 나의 존재도 위로와 응원 그리고 의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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