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해외(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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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부룬디(Burundi)_루타나(Rutana)기행/해외(아프리카) 2021. 8. 12. 22:47
언제나처럼 열심히 출장을 준비하고 있던 와중에 뜬금없이 이직이 확정되었다. 월요일에 합격 소식을 들었는데 다가오는 일요일이 출국일이었다. 얼떨떨한 채로 갈림길에서 결정을 내리니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였다. 정신 차리니 공항에 와있었다. 언제인지 알 수 없는 끝은 늘 급작스럽게 느껴진다. 태국 방콕과 케냐 나이로비 그리고 르완다 키갈리를 경유해 부룬디로 향했다. 경유와 대기가 긴 항공편이라 24시간이 넘게 걸렸다.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비행기에서 책 '서른이면 어른이 될 줄 알았다'를 읽고 몇 번의 지연까지 겪은 뒤에야 마침내 부줌부라에 도착했다. 도착 비자를 받고 나왔는데 수하물 중 하나가 끝까지 보이지 않는다. 분실 신고를 하고 나서야 공항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부룬디(Burundi)는 아프리카 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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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케냐(Kenya)_투르카나(Turkana)기행/해외(아프리카) 2021. 7. 2. 20:16
2019년 첫 출장은 평소에 비해 다소 늦은 5월에 찾아왔다. 오랜만에 가서 그런지 걱정이 되면서도 기대가 컸다. 겸허하고 담대한 마음을 다짐하며 동생의 배웅으로 시작된 여정...* 이번 출장국인 케냐(Kenya)는 어느새 네 번째다. 아프리카 출장 중 가장 많이 온 국가다. 주로 선발대로 혼자 왔기에 공항 밖 아프리카 대륙을 오롯이 홀로 마주하곤 한다. 도착했다는 안도와 또 다른 긴장이 교차되는 그 순간이 참 묘하다. 네 번의 케냐 방문 중 세 번은 투르카나(Turkana) 출장이었다. 한국 사무소에서도 가본 사람이 드문 지역인데 어쩌다 보니 점점 연이 깊어진다. 2017년부터 삼 년간 매해 찾는 혼자만의 진기록도 세웠다. 나이로비에서 하루 묵고 다음 날 새벽 윌슨 공항으로 향했다. 아이스라떼와 소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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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우간다(Uganda)_캄팔라(Kampala)기행/해외(아프리카) 2021. 6. 14. 22:48
2018년 우간다 출장은 여러모로 이례적이었다. 업무를 다 마치고 돌아가는 길, 비행기 일정 때문에 하루를 캄팔라에서 묵어야 했다.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굴루를 떠나 수도로 향했다 머치슨 폭포(Murchison Falls) 국립공원 언저리에서 빅토리아 나일강을 스쳐 지나갔다. 짧은 찰나에도 엄청난 생명력이 느껴졌다. 중간에 일종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사모사를 먹었다. 다시 복작복작하다 싶더니 3시간 30여 분 만에 캄팔라에 도착했다. 사람도 새도 인구밀도가 높은 것 같다. 역시 수도다. 잠시 자바 하우스(JAVA HOUSE)에 들렀다. 자바 하우스는 케냐를 중심으로 동아프리카에 있는 프랜차이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에스프레소 밀크셰이크를 마셨다. 도시의 맛이다...! 숙소 근처에 크래프트 숍가 있어 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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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우간다(Uganda)_굴루(Gulu), 파데르(Pader)기행/해외(아프리카) 2021. 6. 14. 21:14
밤 12시 비행기를 타고 두바이를 경유해 총 20시간 정도 걸려 엔테베 공항에 도착했다. 작년 12월에 이어 근 1년 만에 다시 우간다를 찾았다. 도착 비자 붙이고 밖으로 나왔는데 아무도 없다. 보통 현지 사무소 직원 혹은 드라이버들이 기다리고 계시다가 픽업해 준다. 당장 나는 현지 화폐도 유심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당황스러웠다. 가져온 공용 짐이 신경 쓰이는 가운데 급한 대로 행인의 폰을 빌려 현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에게 전화했다. 날 까맣게 잊었구려...* 공항에서 1시간 정도 기다린 뒤에야 사무소에서 급하게 불러준 택시가 왔다. 공항이 위치한 엔테베(Entebbe)에서 출발해 수도인 캄팔라(Kampala)에 다다르니 길이 많이 막힌다. 결국 5시가 다 되어서야 현지 사무소에 도착했다. 이 불행이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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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에티오피아(Ethiopia)_남부 국가 민족 주, SNNPR(Ethiopian Southern Nations, Nationalities, and Peoples' Region)기행/해외(아프리카) 2021. 5. 12. 00:46
2018년 두 번째 출장국은 에티오피아(Ethiopia)였다. 마침 출국일에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 대 독일 경기가 있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후반전을 보다가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라 내심 속상했다. 출발 예정시간은 새벽 1시 5분이었는데 연착으로 악명 높은 항공사답게 1시 40분이 지나서 이륙했다. 평소라면 짜증스러웠을 상황 덕분에(!) 2:0 극적인 승리를 모르는 분들과 함께 즐겼다. 연착이 이어졌음에도 누구 하나 미간을 찌푸리지 않고 흐뭇한 미소를 머금은 채 탑승했다. 해외출장이 잦다 보니 비행기를 타는 것뿐만 아니라 해외에 가는 감흥이 줄었다. 심지어 에티오피아인데 말이다. 정말 교만하다. 에티오피아는 지금 직장에 들어오기 직전 해외 파견을 위한 면접을 앞두고 있었을 정도로 꼭 가보고 싶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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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케냐(Kenya)_투르카나(Turkana)기행/해외(아프리카) 2021. 1. 21. 00:33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케냐 투르카나에 가게 됐다. 아부다비, 나이로비를 경유하며 이동 중에 3년 넘게 백팩을 지켜준 라오스에서 선물 받은 소원 팔찌가 끊어졌다. 미처 인사도 못하고 보내 아쉬웠다. 쏙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도착한 투르카나는 지난번에 왔을 때와는 참 달랐다. 말라있던 라가에 물이 흐르고 구름 한 점 없던 하늘이 흐리다. 이번엔 처음으로 일종의 메인 PM을 맡게 됐다. 사소한 일정부터 시작해 많은 것들을 주도적으로 조율해야 했다. 나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권한이 주어진 만큼 책임도 컸다. 이런 상황이 아직은 생소하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다행이었던 건 이번 출장지가 한 번 와봤던 곳이라는 점이었다. 괜히 많은 것들이 반가웠다. 다시 찾은 블랙골드호텔에선 집과 같은 편안함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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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우간다(Uganda)_카라모자(Karamoja)기행/해외(아프리카) 2020. 12. 12. 14:05
아부다비, 나이로비를 경유해 도착한 우간다 엔테베 공항. 우간다는 처음이었다. 숙소까지 원래 1시간 거리라는데 차원이 다른 교통체증으로 3시간 정도 걸렸다. 역주행으로 느껴지던 반대편 차선과 차선 없이 이어지는 끼어들기...* 공항은 수도 캄팔라에 인접한 우간다 남쪽에 위치해 있다. 목적지는 북부 끝에 위치한 카라모자였다. 보통 국내선을 타고 들어가는 데 내가 갈 때는 항공로 정비로 운항을 안 했다. 덕분에 12시간 거리를 육로로 이동하는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됐다...* 사실상 우간다 종단에 가깝다. 캄팔라에서 하루 묵고 다음 날 새벽에 출발했다. 하루 동안 다양한 길과 날씨를 겪고, 빅토리아 나일강도 지나 카라모자에 갔다. 카라모자는 우간다 동쪽 북부 끄트머리에 위치한 지역이다. 우간다 내에서도 최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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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케냐(Kenya)_투르카나(Turkana)기행/해외(아프리카) 2018. 3. 20. 12:17
케냐에 처음으로 다녀오고 얼마 되지 않아 급작스레 한번 더 케냐에 가게 됐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정의 행선지는 케냐에서도 북쪽 국경에 맞닿은 투르카나(Turkana) 카운티. 원래 일종의 반사막 지형이지만 최근 몇 년 간 심각한 수준의 가뭄과 기근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수도 나이로비와는 전혀 다르게 후덥지근하다 못해 숨이 막히는 공기가 나를 둘러쌌다. 이어 나를 마주한 것은 가뭄으로 말라버린 강줄기와 수십여 구의 사체가 쌓인 염소 무덤이었다. 이 마른 강은 현지어로 '라가'라고 부른다. 비가 왔을 때 한시적으로 흐르는 강이긴 하지만 이렇게 깊은 속까지 온전히 말라버린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또 보통 목축에서 나오는 부산물들로 살아가는 투르칸족에게 가축의 죽음은 곧 가족의 위험을 의미한다. 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