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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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 인연문화생활/영화 2023. 5. 21. 22:28
우연히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 인연'을 봤다. 1999년에 시작된 디지몬 세계관 시리즈의 극장판이자 최종장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열심히 봤던 걸로 기억하는데 보면서 추억도 돋고 감회도 새로웠다. 작중에 얼마 전 다녀온 오다이바가 자주 나와 기분이 더 묘했다. 주인공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전하는 디지몬들은 왠지 사랑이 형과 별이처럼 보여 괜히 울컥하기도 했다.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와닿았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던 작품...*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 찌든 나에게 속 깊은 디지몬들이 해맑게 말을 거는 듯한 장면이 많았다. #1 "어른이 되면 우리는 함께 있을 수 없는 거야?" #2 "너희가 점점 어른이 돼 가는 모습을 옆에서 보는 게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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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すずめの戸締まり, Suzume), 2022문화생활/영화 2023. 3. 15. 23:49
2023년 3월, 마침내 스즈메의 문단속이 개봉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세계관과 이야기를 사랑하기에 정말 오랫동안 고대한 영화였다. 기다리는 동안 많은 일을 겪을 정도로 기다렸다...* 관람하러 가기 전엔 노인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를 뵙고 왔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눈에 띄게 기력을 잃으신 모습을 보며 감히 인생의 덧없음을 느꼈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의 빈자리도 여전했기에 폐허처럼 헛헛한 가슴으로 홀로 영화관을 찾았다. 규슈의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던 소녀 '이와토 스즈메'는 우연 혹은 필연에 의해 재난으로 이어지는 문을 닫는 '무나카타 소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고양이의 모습을 한 '다이진'과 잇닿아 그들은 동행하며 각자의 여행을 시작한다. 역시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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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에서 만난 참 리더, 렌고쿠 쿄쥬로문화생활/영화 2021. 3. 1. 02:02
넷플릭스 Top 10에서 우연히 '귀멸의 칼날'이란 애니메이션을 알게 되었다. 호기심에 보았다가 며칠에 걸쳐 홀린 듯 시즌 1을 다 봤다. 대부분의 소년만화가 그렇듯 주인공 탄지로가 어떤 계기로 특별한 목적을 설정하고, 우연히 만난 동료들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이야기였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 미친 작화로 재밌게 봤다. 애니메이션 기준으로 시즌 1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마침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찾은 영화관에서 만난 건 한 소년의 성장뿐 아니라, 두고두고 되새기고 싶은 메시지였다. 전체 시리즈의 주인공은 카마도 탄지로이지만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주인공은 참 리더, 렌고쿠 쿄주로(煉獄杏寿郎)라고 생각한다. 그가 좋은 리더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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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Love letter), 1995문화생활/영화 2021. 1. 2. 01:34
어느새 또 새해가 밝았다. 소리 없이 높이 쌓인 강원도의 함박눈처럼 그새 나이를 꽤나 먹었다. 연말연시라 할 것도 없이 지내고 있지만 2021년 첫날만은 아주 특별하게 간직될 것 같다. 그건 오롯이 영화 '러브레터' 덕분이다. 1995년 작품인 러브레터는 일본 문화 개방 후 1999년에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개봉했던 작품이다. 나는 수능을 마친 겨울에 이 영화를 처음으로 접했다. 당시엔 나이가 나이인지라 회상하는 장면 속 아역배우들에게 더 감정이입을 했던 것 같다. 아역배우 사카이 미키와 카시와바라 타카시가 함께 출연한 '하쿠센 나가시'란 드라마까지 찾아보던 기억이 생생하다. 영화에 대한 정확한 감상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확실한 건 정말 큰 감동을 받았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더미 같은 순수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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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君の名は。, your name.), 2016문화생활/영화 2017. 1. 30. 12:45
간만에 영화 리뷰. 개인적으로 취향저격이었던 '너희 이름은'. 원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들을 좋아했지만 이번에 특히 좋았다. 의미 없는 비교이지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 못지않게 좋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도쿄 남학생 '타키'와, 시골 여학생 '미츠하'이다. 두 사람은 1,200년 만의 혜성이라는 우연한 계기로 몸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서로 전혀 모르던 두 사람, 너무도 다르던 삶. 하지만 서로의 이름을 묻는 것을 시작으로 '관계'가 시작된다. 문득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 꽃이 됐다던 김춘수 시인의 '꽃'이 떠올랐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이름을 묻고, 또 가슴에 묻으며 사는지. 그중에 서로의 삶 속에 꽃 피운 이름은 몇이나 될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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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The notebook) , 2004문화생활/영화 2016. 11. 20. 19:58
나는 삶에 오랫도록 여운을 남기는 영화들이 좋다. 그런 '인생영화' 중 하나인 노트북. 2004년 개봉했던 영화. 내가 봤던 건 그보다 몇 년 뒤였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땐, 노아가 앨리를 처음 만났을 때와 나이가 비슷했는데, 어느덧 노아가 앨리와 다시 만난 나이를 조금 지나있더라.영화를 다시 보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이 영화만큼은 예외였다. 재개봉 덕에 운 좋게 영화관에서 볼 수 있었다. 근 10년 만에 다시 만난 영화. 영화 도입부터 감동적인 명대사가 나온다. I am no one special, Just a common man with common thoughts. I've let a common life. There are no monuments dedicated to me and my na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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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E (Wall-E) , 2008문화생활/영화 2014. 8. 21. 16:52
이 영화 정말 좋았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의 나...사실 시네마 천국도 정말 좋다. 시네마 천국 봤을 때 같은 장면에서 나도 저러고 있었다.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월-E (2008)Wall-E 9.4감독앤드류 스탠튼출연벤 버트, 엘리사 나이트, 제프 갈린, 프레드 윌러드, 매킨 토크정보애니메이션, 어드벤처, 가족, SF | 미국 | 104 분 | 2008-08-06 글쓴이 평점 시네마 천국 (2013)Cinema Paradiso 9.6감독주세페 토르나토레출연자끄 페렝, 살바토레 카시오, 필립 느와레, 마르코 레오나르디, 브리지트 포시정보로맨스/멜로 | 프랑스, 이탈리아 | 124 분 | 2013-09-26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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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You Are the Apple of My Eye, 2011) 삭제 장면을 깨닫다.문화생활/영화 2014. 7. 24. 17:03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이 영화에 삭제 장면을 오늘 알게 됐다. 영화의 결말인 결혼식이 2005년인데 삭제 장면은 바로 그 전해인 2004년이라고 한다. 2014년의 나는 2008년의 내가 꿈꾸던 것과 전혀 다른 양상의 삶을 살고 있지만 이 삶은 또 어떻게 이어질까...? 오랜만에 OST나 들어야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2) You Are the Apple of My Eye 7.4 감독 구파도 출연 가진동, 진연희, 학소문, 오견, 채창헌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대만 | 107 분 | 2012-08-22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