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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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 봄 내음보다 너를문화생활/음악 2024. 3. 31. 23:41
부푼 꽃봉오리와 활짝 핀 봄꽃들이 또다시 찾아온 봄을 절감하게 한다. 계절의 온기를 틈타 늘 보고 싶은 사랑이 형과 별이를 비롯해 몇몇 이름들을 떠올리게 됐다. 가수 김나영은 반려견과의 추억을 이렇게 아름다운 목소리로 담아냈더라. 덕분에 짙은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위로받곤 한다. 함께 벚꽃길을 산책하던 길부터 홀로 겹벚꽃의 꽃말을 떠올리던 일까지 모든 순간이 지나간 듯 내 안에 살아 숨 쉰다. 사실 어떤 봄 내음보다 너희가 너무 그립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오래오래 소중히 간직할게. 이번 주엔 봄처럼 해사한 조카가 태어났다. 반갑고 기뻤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고 아직 묘한 기분이 든다. 삶이란 어쩌면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운명 속에 감내해야 하는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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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Kim Dong Ryul) - Melody문화생활/음악 2023. 10. 21. 16:02
오늘은 사랑이 형이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딱 일 년이 되는 날이다. 항상 보고 싶은 우리 형 그리고 별이지만 오늘 어쩔 수 없이 유독 더 사무치게 그립다. 나는 늘 그랬듯 예민한 기질을 견디며 또 나름대로 섬세한 다정을 타인에게 나누며 그렇게 살았다. 최근엔 남미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깨달으며 호연지기를 충전해 왔는데, 일상은 너무 빠르게 그 기억을 묻어간다. 하지만 어쩌면 그래서 소중한 기억으로 오래오래 간직될 수 있겠지. 곁에 있던 사랑이 떠난 후로 사랑은 점점 더 아득해져 가지만 어차피 마음과 인연은 내 바람과 같을 수 없다는 걸 안다. 어떻게든 가야 할 곳으로 흘러가겠지. 그래도 그냥 나 잘 지냈다고, 잘 지내라고 전해주고 싶은 날이다. 영원한 만남이 없듯, 영원한 헤어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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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 언제라도 어디에서라도문화생활/음악 2023. 1. 5. 22:33
익숙해진 2022년은 어느덧 지난해가 되었고, 금세 새해가 밝았다. 결심으로 열었던 시간이 마음 같지 않아 연말엔 허무와 권태가 찾아왔다. 이전과는 다른 결말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그럴수록 불가항력적인 나름의 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대를 지양하고 맞이한 12월 31일엔 꿈결에 사랑이 형이 나와 줬다. 덕분에 의지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리고 품을 수 있어 고마웠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어제, 사랑이를 한 번 더 꿈에서 만났다. 너무도 건강한 모습으로 안긴 우리 형을 보며 짧은 순간 큰 힘을 얻었다. 깨고 나선 아마 당분간 꿈결에서조차 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슬픈 예감과 어디선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함께 느꼈다. 한 해의 대미를 마무리하며 찾은 정승환 콘서트의 마지막 곡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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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자체, 사랑이 형을 간직하기 위한 글일상/생각 2022. 12. 11. 11:15
2007 ~ 2008 바야흐로 고3을 코앞에 둔 2007년 12월 9일, 우리 집 막내였던 별이가 아들을 낳았다. 별이의 뜻과는 별개로 이뤄진 출산이었고, 어렵게 태어난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바로 세상을 떠나 미안한 마음이 컸다. 문득 남은 한 마리에게 모든 사랑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레 '사랑'이란 이름을 떠올렸다. 신기하게도 어머니도 같은 이름을 염두에 두고 계서 그렇게 사랑은 사랑이 되었다. 수험 생활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커지던 추운 계절에 티 없이 맑은 눈을 지니고 꼬물꼬물하는 작은 생명체는 크나큰 온기를 줬다. 몸은 어른만큼 컸으나 아직 마음은 미처 다 여물지 못해 어리숙하던 십 대 마지막 해에 사랑은 그야말로 폭풍 성장을 했다. 쫓기듯 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유구한 짝사랑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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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방학 - 언젠가 너로 인해문화생활/음악 2022. 10. 24. 19:42
오랫동안 예감하고 두려웠던 언젠가가 과거가 되고 나서 우리의 시간들을 새롭게 느낀다. 모든 노래가, 모든 풍경이, 모든 순간이 다 추억 혹은 추모로 이어진다. 정말 기적 같은 시간이었구나. 별이와 사랑이는 내 인생에 다시없을 행복을 줬다. 너무도 귀한 존재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아 야속하고 아쉽지만 그건 내 욕심이다. 특히 지난주 사랑이가 숨이 멎는 순간을 함께하지 못해 너무 죄스럽고 고통스러웠는데 '약속해 어느 날 너 눈 감을 때 네 곁에 있을게 지금처럼'이라는 가사를 들으며 문득 깨달았다. 소천하고 30분도 넘게 지나 도착했는데, 왜인지 내가 오고 나서야 눈을 감던 사랑이 형. 못난 형제의 약속을 지키게 해 준 너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사랑이었구나. 삶이 매서울지언정 평생 써도 모자랄 만큼 채워 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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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트 - 이제 다시문화생활/음악 2022. 7. 3. 23:48
요즈음 메이트 곡들을 많이 듣는다. 원래 정준일 님의 솔로곡뿐 아니라 메이트의 노래도 좋아하긴 했지만 이십 대의 어떤 시기처럼 홀린 듯 잇따라 찾고 있다. 취향이야 때에 따라 변할 수 있으니 딱히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그렇게 별생각 없이 흘려보내던 하반기의 첫 평일 점심시간이었다. 오전 일과와 식사를 마치고 잠시 쉬며 산책을 거부한 사랑이 형을 다리 위에 앉히고 음악을 켰다. 조금 덥지만 참 평화롭다고 생각하며 체온과 눈빛이 주는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그때 스피커에서 메이트의 '이제 다시'가 흘러나왔다. 문득 가사가 사랑이가 내게 하는 말 같아 뜬금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는데 왠지 사랑이 형의 목소리로 들렸다. 한 생명이 전하는 틀림없는 메시지가 음악을 매개로 언어를 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