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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절 '찰스 디킨스', 이 이름만 봤을 때 많은 사람들은 올리버 트위스트를 떠올릴 것이다. 솔직히 나도 그랬다. 그래서 어려운 시절도 올리버 트위스트와 비슷한 소설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우선 도입부에서 루이자와 토머스가 그래스 그라인드 부부에게 혼나는 부분에서는 다른 세상 얘기 같았다. 서커스 하나 봤다고 이렇게 애들을 다그치고 윽박지르다니, 1800년대에 지어진 작품이라 시대 차이가 나는 건가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다. 하지만 점점 읽을수록 1800년대 영국이나 지금의 한국이나 찰스 디킨스가 작품으로 말하는 여러 문제점들이 소름 끼칠 정도로 흡사해서 답답해졌다. "이 도시에서 일하는 일손들이라면, 남자든 여자든 어린아이든 할 것 없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을 한 가지 갖고 있습니다. 바로 황금.. 2021. 1. 10.
조선 유학의 거장들 ‘유학’이란 단어를 말하면 요즘 사람들은 열에 아홉은 외국에 나가 공부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것입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어땠을까요? 아마 그 시절에는 중국의 공자를 시조로 해서 그의 가르침을 근본으로 삼는 학문이란 뜻의 유학을 더 많이 떠올릴 것입니다. 유학은 어쩌면 그만큼 요즘 세상에서는 예전에 비하면 많이 주목받지 못하는 학문입니다. 하지만 500여 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리나라를 지탱하고 또 이끌었던 학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이끌림은 어쩌면 당연한 거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의 막연한 이끌림과 동시에 우리의 역사의 흐름을 알아야겠다는 의무감 등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후회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분명히 눈으로는 책을 읽고 있는데 제가 어찌나 부족.. 2021. 1. 10.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23살에 제대하고 얼마 안 되어 쓴 독후감) 나는 박경철 씨의 책을 군대에서 처음 보았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2였는데 책을 읽으며 참 사람 냄새 풍긴다고 느꼈었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총 5장으로 분류된 책 중에 몇몇 부분에선 따끔했고 몇몇 부분에선 위로를 얻었다. 개인적으로 갓 제대해서 참 막연했다. 제대가 가까워질수록 늘어가던 불안함은 전역 직후 극에 달했었다. 군대에 가지 않은 여자 동기들은 곧 4학년이라며 각종 영어시험을 준비하거나 취업에 대비하고 있었고 나보다 먼저 군대에 갔던 친구들도 제대 후 경쟁적으로 그 대열에 합류하고 있었다. ‘아 내가 사회로 돌아왔구나..’라는 실감도 나기 전에 불안함부터 앞섰다. 나름 나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2021. 1. 10.
긍정 심리학 (21살 때 군 입대를 앞두고 썼던 독후감) 개인적으로 ‘긍정’이란 단어를 정말 좋아한다. 그 개인적인 기호 때문에 ‘긍정’이 들어가는 책은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 대표적으로 유명하고 내가 좋아하는 ‘긍정’류 책으론 조엘 오스틴 목사가 쓴 ‘긍정의 힘', 앨버트 앨리스와 로버트 a.하퍼가 지은 ‘긍정의 심리학'과 같은 책들을 들 수 있다. 그래서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을 보고 군 입대를 앞두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차마 지나칠 수가 없었다. ‘마틴 셀리그만’에 대해 알아보자면 그는 긍정심리학의 대표 학자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책에서도 소개되는데 미국 심리학회의 회장도 역임했었다고 한다. 그럼 과연 그가 주창한 ‘긍정심리학’은 무엇일까? 내.. 2021. 1. 10.
죽음의 수용소에서_'살기'로 선택한 사람의 이야기 (21살 때 군 입대를 앞두고 썼던 독후감) 저자 빅터 프랭클은 28명 중에 한 명이 살아남을까 말까 한 그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였다. 그는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를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로 보고 그 생각을 토대로 로고테라피란 정신 치료법까지 고안해낸다. 어찌 보면 참 독한 사람(?)이란 생각도 든다. 뭐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지만. 사람 사는 법,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는 책인 것 같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세계 2차대전 때 수용소에서의 참혹한 생활을 묘사하는데 주안점을 둔 책일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저자는 그때의 개인적인 경험보다는 ‘그때 그 사람들’에 대해 아니면 그들을 통해 무언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감명받았던 부분들이 참 많았.. 2021. 1. 10.
낭만과 모험의 고고학 여행 고고학하면 솔직히 막연히 ‘옛것에서 어떤 의미나 가치를 찾는 학문’, 이 정도 정의로만 얕게 알고 있었다. 다만 옛것을 통해 보다 나은 내일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고고학이란 학문이 참 매력적이고 언젠가 더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선사시대부터 시작해서 고대 문명들을 거쳐 신대륙 이야기까지 정말 넓은 범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대와 지리를 넘나드는 이야기 중 개인적으론 토리노의 수의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다. 토리노의 수의는 1578년 이래 이탈리아의 토리노에 있는 산 조반니 바티스타 성당의 왕실 예배당에서 보존되어온 섬유이다. 길이가 4m 34㎝, 폭이 1m 22㎝인 이 수의에는 2개의 희미한 갈색 형상, 수척하고 눈이 움푹 꺼진 1m 70㎝의 남자의 뒷면과 앞면이 마치 수의를 길게 펴 그 절.. 2021. 1. 10.
러브레터(Love letter), 1995 어느새 또 새해가 밝았다. 소리 없이 높이 쌓인 강원도의 함박눈처럼 그새 나이를 꽤나 먹었다. 연말연시라 할 것도 없이 지내고 있지만 2021년 첫날만은 아주 특별하게 간직될 것 같다. 그건 오롯이 영화 '러브레터' 덕분이다. 1995년 작품인 러브레터는 일본 문화 개방 후 1999년에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개봉했던 작품이다. 나는 수능을 마친 겨울에 이 영화를 처음으로 접했다. 당시엔 나이가 나이인지라 회상하는 장면 속 아역배우들에게 더 감정이입을 했던 것 같다. 아역배우 사카이 미키와 카시와바라 타카시가 함께 출연한 '하쿠센 나가시'란 드라마까지 찾아보던 기억이 생생하다. 영화에 대한 정확한 감상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확실한 건 정말 큰 감동을 받았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더미 같은 순수한 사.. 2021. 1. 2.
2017 내일로_5일차(1)_강릉_정동진역·정동진·정동심곡 바다부채길·심곡항·시골식당 막상 다른 곳에서 자려고 하니 이미 좋은 자리는 다 찼고, 잠도 깨서 결국 거의 못 잤다. 뒤척거리다 새벽 5시도 안되어 목욕탕에서 씻었다. 사람이 거의 없어 전세 낸 듯 여러 탕을 섭렵하며 한껏 여유를 부렸다. 그러다 뜬금없이 군대에서 초소 야간 경계근무 설 때 혼자 좋아하는 노래를 맘으로 부르고, 몇몇 추억을 비디오 재생하듯 속으로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던 게 생각났다. 새벽이라 그랬을까...? 급작스럽게 감상에 젖은 마음을 추스르고 짐 챙겨 찜질방을 탈출했다. 5시 30분쯤 나오니 아직 도시도 잠든 시간이었다. 15분 정도 걸어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6시 15분 출발하는 정동진행 기차에 탔다. 2~3시간은 꾸벅꾸벅 졸기 바빴다. 그러다 정신 차리고 어제 사둔 삼송빵집 빵과 새벽에 산 우유로 아침 식사.. 2021. 1. 1.
2017 내일로_4일차(3)_대구_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김광석 스토리하우스·안지랑골 곱창골목·똔똔이 곱창막창·서문시장·평화시장 닭똥집 골목·궁전 라벤더(feat. 서른 즈음에) 한 30분 걸어 마침내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인근에 도착했다. 조용한 골목에 들어서니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 일명 김광석 길은 가수 김광석이 살았던 방천시장 인근에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주제로 조성한 벽화거리이다. 다른 곳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스웨덴세탁소의 멤버 중 한 명도 대구 태생인데, 대구는 역시 음악의 도시다(?). 길 바로 옆에 추억과 추모를 위한 '김광석 스토리하우스'가 있었다. 생전에 남긴 노래, 유품을 비롯해 다채롭게 꾸며져 있었다. 나는 특히 그가 글들과 이야기들을 통해 깊은 위로를 받았다. 감히 그의 노래 같은 글을 쓰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삶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노래 듣기 부스에서 불후의 명곡인 '서른 즈음에'를 듣다 감동과 위로를 동시에 .. 2020.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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