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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문화생활/책 2021. 1. 10. 21:08

    (23살에 제대하고 얼마 안 되어 쓴 독후감)

     

    나는 박경철 씨의 책을 군대에서 처음 보았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2였는데 책을 읽으며 참 사람 냄새 풍긴다고 느꼈었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총 5장으로 분류된 책 중에 몇몇 부분에선 따끔했고 몇몇 부분에선 위로를 얻었다.

     

    개인적으로 갓 제대해서 참 막연했다. 제대가 가까워질수록 늘어가던 불안함은 전역 직후 극에 달했었다. 군대에 가지 않은 여자 동기들은 곧 4학년이라며 각종 영어시험을 준비하거나 취업에 대비하고 있었고 나보다 먼저 군대에 갔던 친구들도 제대 후 경쟁적으로 그 대열에 합류하고 있었다. ‘아 내가 사회로 돌아왔구나..’라는 실감도 나기 전에 불안함부터 앞섰다. 나름 나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치열하게 고민해왔고 어떻게 무엇을 할지 계획과 방향도 있었음에도 그냥 그 광경 자체에 멍해졌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다행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입대 전에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많은 격려와 힘을 얻고 갔던 기억이 있는데 결론적으로 입대 직후에도 또 이렇게 책으로 도움을 받았다. 이 책은 첫 장부터 방황은 살아있는 증거라며 죽을 때까지 같이 방황해보자며 나를 다독이더니 내 안의 이런 열기를 무조건 발산하지 말고 응축하며 언젠가 여의주를 물어보란다. 그러곤 또 쿠바라도 갈 기세로 내 삶의 혁명가가 돼 보라더니 대기업들과 정부에게 나지막하게 쓴소리도 한다. 쓴소리보단 푸념이란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별별 얘기를 다 하다가 우리 사회의 큰 화두였던 ‘정의’를 되짚어보고 또 ‘공정성’이란 화두를 던지면서 말을 마친다.

     

    다양한 얘기들이 그가 책 속에서 여러 번 강조한 통섭을 실천이라도 하듯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풀어져 있다. 보면서 솔직히 때론 너무 당연하다 싶은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뭔가 박경철 씨의 청년들에 대한 진심 어린 걱정이 묻어나는 듯해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작년에 베스트셀러였던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프냐? 나도 아팠어.. 다 아프대.. 힘내..’ 이런 느낌이었다면 ‘자기혁명’은 ‘야 힘들지? 형이 살아보니까 이렇더라.. 그래도 정신 똑바로 차려 인마!’ 그런 느낌이었다. 써놓고 보니까 민망하기 이를 데 없는데 개인적인 해석으론 그랬다. 책을 덮으며 나는 불안함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불안함보단 세상에 대한 설렘이 더 커졌다. 한창 전역을 꿈꾸던 그때처럼 말이다. 그리고 또 그만큼 마음도 단단히 다졌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국내도서
    저자 : 박경철
    출판 : 리더스북 2011.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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