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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_'살기'로 선택한 사람의 이야기문화생활/책 2021. 1. 10. 20:45
(21살 때 군 입대를 앞두고 썼던 독후감)
저자 빅터 프랭클은 28명 중에 한 명이 살아남을까 말까 한 그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였다. 그는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를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로 보고 그 생각을 토대로 로고테라피란 정신 치료법까지 고안해낸다. 어찌 보면 참 독한 사람(?)이란 생각도 든다. 뭐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지만.
사람 사는 법,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는 책인 것 같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세계 2차대전 때 수용소에서의 참혹한 생활을 묘사하는데 주안점을 둔 책일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저자는 그때의 개인적인 경험보다는 ‘그때 그 사람들’에 대해 아니면 그들을 통해 무언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감명받았던 부분들이 참 많았다. 우선 어느 저명한 연구 전문 심리학자가 강제수용소의 삶을 일시적인 삶이라 부를 수 있다고 한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보면서 3월 말부터 시작될 나의 군대에서의 삶도 일시적인 삶이라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강제수용소의 삶은 끝을 알 수 없지만 난 끝을 알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일시적인 삶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로고테라피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욕구 충족이나 권력을 추구하기 위해 사는 것보단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를 위해 사는 게 그나마 사람이 사는 원동력을 설명해 주는데 조금이나마 근접하지 않나 싶었다. 물론 살면서 때론 욕구를 충족키 위해 또 때론 권력이나 명예를 위해 순간순간 이 지독한 삶을 견딜 때도 있다. 사람이 사는데 딱 하나의 절대적인 정답이란 건 있을 수 없다. 어쩌면 사람이 사는 이유를 정의 내리려고 하는 것 자체가 인간의 오만함 혹은 멍청함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굳이 근접한 가치를 하나 골라야 한다면 적어도 내가 들어봤던 것 중에선 프랭클 박사의 의견이 가장 마음에 들고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프랭클 박사가 본인이 겪은 이야기를 하는 중간중간 니체 혹은 레싱 등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공감하거나 본인의 생각을 가미하는 부분이 참 좋았다.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니체의 한마디를 꼽고 싶다.
니체 曰“‘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뭐 대다수의 명언들이 그렇듯이 참 보편적인 진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사실 이 책을 읽을 때 인도 해외봉사를 준비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때 이 책이, 특히 저 말이 참 위로가 많이 됐다.
이제 슬쩍 슬슬 글을 맺자면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시련과 사람 그리고 삶 대해 다른 면에서 고민해 보고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프랭클 박사의 글 중 맘에 들었던 부분으로 글을 맺고자 한다.
‘산다는 것은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시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 국내도서
- 저자 : 빅터 프랭클(VIKTOR E. FRANKL) / 이시형역
- 출판 : 청아출판사 202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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