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웨스 앤더슨 : 어디에 있든, 영감은 당신 눈앞에 있다문화생활/전시 2022. 4. 5. 21:18
이른 예매 후 관람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우연히 웨스 앤더슨' 전시를 보기 위해 오랜만에 성수로 향했다. 그라운드시소 성수는 처음이었는데 성수낙낙에 위치해 있었다.
인기 많은 전시답게 주말에 가니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3시 반쯤 도착한 뒤, 2시간 30분 정도 대기한 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전시에 대해 잘 모르고 예매를 한터라 막연하게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속 미장센에 대한 기획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그의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커뮤니티의 사진전이었다. 여행 사진 커뮤니티의 이름이 'Accidentaly Wes Anderson', '우연히 웨스 앤더슨'이었다. 전 세계에서 수집한 웨스 앤더스 풍의 사진 300여 점이 다양한 테마로 나뉘어 전시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마주한 사진은 여행을 통해 채집한 순간 중 파스텔 톤의 색감을 가진 사진들이었다. 이국적인 이미지들 덕에 이제 꽤나 아득하게 느껴지는 해외여행이 떠오른다.
이어 마주하는 테마는 '바퀴가 달린 이동수단'이다. 우리를 목적지로 데려다주는 탈것은 때로 그 자체로 마음을 나르는 매개가 된다.
역은 보통 여행의 시발점이자 기착지 혹은 종착지가 된다.
유럽, 중동, 미국을 지역별로 묶어놓은 곳도 있다. 가봤던 곳에 대한 향수와 가보고 싶은 곳에 대한 호기심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 중 하나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주제로 한 곳도 좋았다. SNS에 올릴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배려한 배경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그보다 벽에 적힌 메시지가 와닿았다.
물을 좋아하는 CoolSu로서 수영장을 모아놓은 Cool Pools도 반가웠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터콰이즈와 핑크색을 수집한 공간도 있었다. 터콰이즈는 처음 들어봤는데 비취색 혹은 청록색에 가까운 빛깔이었다. 사진을 찍은 국가의 이름이 벽 한 편에 정리되어 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아 배경이 된 도시를 기록으로 남긴 아카이브도 있다.
한바탕 이미지의 범람을 즐기고 나니 여느 여행이 그렇듯 긴 줄 알았던 짧은 여행이 끝나간다. 자연 속 쉼을 포착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취향을 저격하는 주제다. 물론 자연이 주는 감동은 이미지만으론 담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가상의 보딩패스를 발급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있다. 이제 AWA 렌즈를 끼고 일상 속 여행을 떠날 차례다...*
솔직히 큰 기대 없이 갔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다. 요즘 사람들이 갈망하는 해외여행이란 테마를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과 공간으로 잘 담아냈다. 오랜만에 마주한 많은 사람은 덤이었다.
728x90반응형'문화생활 > 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립중앙박물관_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0) 2022.07.18 사울 레이터 :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0) 2022.04.27 2022 국립현대미술관 과천_대지의 시간·놀이하는 사물·원형정원 프로젝트: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 (0) 2022.03.06 이중섭미술관_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특별전 <70년 만의 서귀포 귀향> (0) 2022.03.04 리움미술관_M1 고미술, M2 현대미술 상설전 (0) 202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