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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며 새삼스럽게 소중함을 느끼는 것들이 많아진다. 이를테면 일터에서 감내할 만큼의 어려움이 얼마나 드물게 찾아오는지, 훌쩍 호수 산책을 다녀올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큰 건지 알게 된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겨루던 싱거운 농담, 어머니가 차려 주신 따뜻한 밥상, 속내와는 다른 형제간의 무미건조한 손인사 그리고 늙은 반려견의 체온을 언젠가 분명히, 한없이 그리워할 걸 뼛속 깊이 깨닫는다. 하루에 감사하며 최대한 누리겠다는 마음을 다져보지만 일상 앞에 대부분의 결심은 허물어진다. 내 삶에서조차 겉도는 것 같아도 돌고 돌아온 이곳이 바로 제자리이며, 내겐 그 누구의 삶보다도 값진 나의 인생이다. 요즈음 귀가 닳도록 듣는 노래와 함께 주어진 날 동안의 걸음과 이어지는 방랑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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