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245 윤종신 콘서트 BIRDMAN – 서울 나름 여리고 내성적이었던 마음 때문에 슬픔이나 아픔을 겪을 때면 주위에 털어놓기보단 홀로 삭이곤 했다. 그런 나에게 비슷한 온도로 대신 울어주는 발라드 곡들은 크나큰 위로로 다가왔다. 주관적인 해석일 수 있으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느니 차라리 스스로 흉지고 마는 윤종신 세계관 속의 '무해한 찌질이'들을 특히 좋아한다. 자기가 태어난 해에 데뷔한 가수의 노래를 즐겨듣기 시작한 10대 소년은 많은 일을 겪으며 어느새 30대 중반을 앞둔 청년이 되었고, 가수는 월간 윤종신과 이방인 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다듬으며 그 시간을 성실하게 함께해 주었다. 착실하게 살았지만 왠지 모르게 헛헛함을 느끼던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아껴두었던 그의 콘서트를 홀로 찾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스러움.. 2022. 1. 16. 샤갈 특별전 : Chagall and the Bible 아마도 올해 마지막 미술전으로 어머니와 함께 샤갈 특별전에 다녀왔다. Chagall and the Bible이라는 부제처럼 샤갈에게 큰 모티프가 되었던 성서를 주제로 한 전시였다. 마이아트뮤지엄은 처음으로 가봤는데, 삼성역 인근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가서 차를 가져갔는데 2시간에 3천 원으로 주차권 구매가 가능했다. 모이셰 샤갈, 일명 마르크 샤갈은 20세기의 거장 중 한 사람으로 러시아계 유태인으로 태어나 프랑스에 정착하게 된 굴곡진 삶으로도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는 아내 벨라에 대한 낭만적인 사랑과 작품으로 기억에 남은 화가였다. 이번 전시는 평일 11시, 14시, 16시에 정우철 도슨트, 윤석화 도슨트님의 정규 도슨트가 있다. 작품을 통해 작가의 삶을 반추하고 감동을 느끼곤 한다.. 2021. 12. 28. 2021 서울디자인페스티벌(SDF) 업무의 일환으로 SDF라는 약어로도 유명한 2021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찾았다. 한때 자주 오던 코엑스에 오랜만에 들렀다. 2002년 시작한 전시는 어느새 20회를 맞았다. 입장부터 거대한 미디어 작품이 축포처럼 펼쳐진다. 참 인스타그래머블한 입구였다. 몇 년 전 이곳을 찾았을 때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에 기인해 지인들과 함께했었다. 업무로 이곳에 오게 되니 그때가 생생하게 떠올라 기분이 묘했다. SDF의 전통 중 하나인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구역부터 돌아봤다. 젊은 디자이너들의 참신한 작품과 기운이 가득하다. 이어 다양한 브랜드 관을 돌아봤다. 처음 보는 제품이 신기했고, 생각보다 낯익은 브랜드가 많아 반가웠다. 그 반가움이 조금 생소하지만 감사하다. 한때 디자인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으로 관련 책을 열.. 2021. 12. 28. 이영훈 - 무얼 기다리나 (Feat. 조원선) 올해가 어느새 저물어간다. 이 시국에도 아직 찾아주는 이들이 있어 몇 번의 반가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새해가 코앞에 있다. 연말이 되니 자연스레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곤 한다. 일, 관계, 글 등 삶의 파편들을 되새기며 지금의 나를 가늠하다 보면 나름 잘 살아가고 있는 거 같아 감사하다. 스스로 채찍질하며 무언가를 성취하기에 급급했던 시기를 지나, 조금 더 '나'와 주변을 보살필 줄 알게 된 2021년이었다. 1년을 마무리하는 여러 마음이 있겠지만 새로운 만남으로 맺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전례 없이 고마운 제안(?)이 많이 왔던 12월이었다. 괜찮게 봐주는 것 자체로도 고마운 일인데, 호의를 담은 소개는 일종의 은혜임을 안다. 그걸 알고도 매번 배은망덕하는 나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은인이 .. 2021. 12. 28. 살바도르 달리 : Imagination and Reality 스페인 태생의 초현실주의 화가로 유명한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회고전이 'Imagination and Reality'란 부제로 DDP에서 열렸다. 그의 원화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에 빈지노의 Dali, Van, Picasso을 읊조리며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 전시관으로 향했다. 주말에 다녀온 후기를 보니 몇 시간 기다리기도 한다던데 평일 점심을 조금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다행히 웨이팅은 없었다. 백신 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났음을 인증하고 입장했다. 한산한 밖과는 달리 내부는 인파로 가득했다. 한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입장 인원수 제한을 두는 전시관들이 많았는데 일시적으로 완화된 방역수칙으로 오랜만에 타인과 발걸음을 맞추며 누군가의 뒤통수 사이로 관람을 이어가는 경험.. 2021. 12. 5. 정준일 - 기억해줘요 (With 지운) 20대에 밀물처럼 밀려들던 사람들이 30대가 되니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걸 느낀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결혼이라는 보편적인 제도와 육아로 인한 여가의 결핍 또한 큰 원인인 것 같다. 누군가의 결혼 소식을 들으면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헛헛함이 찾아온다. 아마 그건 결혼식을 찾을 만큼 가까웠던 누군가와 점진적으로 멀어질 것에 대한 쓸쓸한 예감과 아직 찾지 못한 인연에 대한 막막함 등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인 것 같다. 이별만큼 벅차던 첫 이직을 결행한지도 어느새 만으로 2년이 더 지났다. 정말 지난한 시간을 딛고 전보다는 나름 적응한 것 같다. 두 일터의 성격과 맡은 일이 꽤나 달라서 그런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어떤 시간이 실감이 안 날 만큼 아득하게 느껴진다. 이번 .. 2021. 11. 28.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4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