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반쯤 삿포로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오타루를 왕복하는 JR 지정석을 미리 발권했다.
12월 중순이 지났지만 삿포로 시내는 기대보다 눈이 쌓인 모습은 아니었다. 걸어서 삿포로 숙소 나카무라야 료칸에 짐 맡기고 나오니 12시 15분쯤이었다. 점심에는 식당으로 운영하는지 런치 메뉴가 있고 사람이 꽤 많았다.
삿포로라는 지명은 '메마른 강바닥' 혹은 '메마른 큰 강'을 뜻하는 아이누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홋카이도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내륙 도시이기도 하다.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삿포로 시내 구경을 시작했다. 약 80년간 홋카이도 지역의 행정 업무를 담당했던 곳으로 독특한 외관으로 '아카렌가(붉은 벽돌) 청사'라는 별칭이 있다고 한다. 하얀 눈발이 붉은빛을 더 돋보이게 했다.
삿포로 시계탑, 삿포로 TV탑 등 다양한 명소가 근처에 위치해 있어 도보로 충분히 볼 수 있었다.
조금 걸으니 금방 삿포로 시계탑이 모습을 보였다. 삿포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로 1881년 설치된 시계는 오직 추가 낙하하는 중력의 힘으로 작동한다고 한다. 한때 삿포로 농업학교의 강당으로 이용되었고, 군사 교육시설과 도서관으로도 사용되다가 지금은 전시관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정시에 종이 울린다는데 직접 보진 못했다.
조금 더 걷다가 오도리공원 바로 앞에 위치한 키노토야 오도리공원점에서 디저트 타임을 즐겼다. 홋카이도는 낙농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우유를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특히 소프트아이스크림의 위상이 높아 이탈리아의 젤라또처럼 1일 1아이스크림을 추천하는 이들이 많다.
커피, 소프트아이스크림, 케이크, 구운 과자 등 다양한 디저트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가게는 꽤 컸지만 그 이상으로 사람이 많았다. 운 좋게 바로 앉았는데 그 이후로 약간 웨이팅이 생기더라. 테이크아웃을 하면 조금 더 저렴한 것 같았지만 차액이 크지 않았다.
어머니는 커피(550엔)를, 나는 소프트아이스크림(438엔)을 주문했다. 개인적으로 먹기 전부터 콘을 꽂을 수 있는 상냥함에 감탄했다. 직영 목장에서 직송한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과 100% 홋카이도산 밀가루로 만든 콘이라고 한다. 우유 본연의 고소한 풍미가 꽤 진하긴 했지만 솔직히 우리나라에서도 비싼 아이스크림은 이제 이 정도 맛은 나는 것 같다. 그래도 달콤쌉싸름한 티타임으로 잠시나마 여독을 풀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