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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 나의 봄은 이십 대에는 속내를 말로 하는 게 지금보다 어려웠다. 아주 가까운 몇몇 이들은 얼핏 내비친 마음을 먼저 알아채기도 했지만 확실치 않은 것들을 언어로 옮기고, 남기는 게 조심스러웠다. 타인에게 받는 위로는 일시적인 힘은 되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건방진 생각도 했던 것 같다. 다만 속이 너무 시끄러울 때면 정작 일상에선 침묵하면서 노래에 빗대 내 마음을 표현한 글들을 이렇게 불특정 다수에게 터놓곤 했다. 나이를 먹으며 뜸해지기도 했는데 올해는 웬일인지 참 많은 넋두리를 내뱉었다. 솔직히 혼자만의 시간을 진심으로 즐긴다. 홀로 여기저기 자주 다니고 외따로 산책을 하며 숨을 고르곤 한다. 예전에 책 을 읽다가 ‘Solitudine Solatium(Solace in solitude)’이라는 단어를 .. 2022. 5. 16.
오천자전거길·금강자전거길_3일차_대전_신탄진역·무궁화호 자전거석·용산역·인덕원역 뒤늦게 섭취한 카페인 때문인지 독한 냄새 때문인지 밤새 뒤척였다. 결국 6시 조금 지나 일어났다. 어제 사 온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아침으로 먹으며 유튜브를 TV로 봤다. 방 안에 다리 마사지기가 있어 그것도 조금 써보고 나름의 모캉스를 즐겼다. 9시 20분쯤 나와 신탄진역으로 향했다. 계획대로면 오늘 군산까지 가는 거였는데 인생 참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다. 자전거 사고의 특성상 정말 크게 다칠 수도 있었기에 이 정도로 돌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도 어렵게 낸 시간이었고 날이 참 좋아 아쉬웠다. 조금 기다려 9시 55분 용산행 무궁화호 열차에 탑승했다. 무궁화호 자전거석을 예매하면 4호차 카페칸에 자전거 거치대를 사용하며 3호차 지정 좌석에 탑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분명 자전거석으로 예매했는데 이미 자.. 2022. 5. 14.
오천자전거길·금강자전거길_2일차_청주·대전_대청댐인증센터·신탄진의원·로하스모텔·동경잇쇼쿠 2호점·루아 아침에 깨서 미적거리다 어제 산 모카크림빵으로 아침을 때웠다. 준비하고 나오니 어느새 8시 40분이다. 호기롭게 오늘 공주 혹은 부여까지 가볼 것을 다짐했다. 한 치 앞도 모른 채...* 아침의 무심천변엔 출근하거나 운동하는 청주 시민들이 꽤 많았다. 여행 중엔 타인의 일상이 더 잘 보이고, 그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느낌이 꽤 짜릿하다. 흐드러지게 핀 냇가의 이팝나무 꽃을 보며 작년에 친구들과 벌레만 많을 때 왔던 걸 떠올렸다. 그때도 나름 예뻤지만 꽃이 만발한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오천자전거길의 다음 인증센터는 합강공원인증센터이지만 효율적인 동선을 위해 금강자전거길에 있는 대청댐인증센터에 먼저 가기로 했다. 청주 시내를 지나니 차도 옆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맑은 하늘 아래 평탄한 길을 따라 즐겁게 달.. 2022. 5. 14.
오천자전거길·금강자전거길_1일차_괴산·증평·청주_괴산시외버스터미널·괴강교인증센터·화곡반점·백로공원인증센터·무심천인증센터·야한식당 풍물시장점·명암저수지·듀레베이커리 어떤 여행은 어떤 이유로 망설이다가 강한 직감에 떠밀려 시작된다. 한 걸음 내딛는 마음으로 또 한 번의 자전거 여행을 결심했다. 두 바퀴의 속도로 마주하는 낯선 세상이 주는 자유로움을 맛봤기에 가슴 한편 늘 그리움이 있기도 했고 속을 시끄럽게 하는 몇몇 일들이 방랑벽을 일깨워 줬다. 오랜만에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날, 습관성 사서 고생 증후군(?)이란 이름의 유서 깊은 지병(?)을 새삼 인정했다. 5시에 일어나 5시 40분쯤 출발했다. 동이 터 오는 동네 풍경이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고 느끼며...^^ 인덕원역까지 부지런히 페달을 밟았다. 원래 6시 45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계획보다 출발이 늦어 7시가 다 되어서야 고속터미널역에 도착했다. 어머니가 싸 주신 두유와 샌드위치로 요기하며 숨을 .. 2022. 5. 13.
2022 양양_2일차_동해 해돋이(낙산해수욕장 일출)·남애항·남애창횟집·거북이 서프바 자기 전 일출에 앞서 알람을 맞추면서도 일어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는데 다행히 다들 깼다.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마주한 새벽 공기는 은근 쌀쌀했다. 동트는 시간인 5시 30분에 맞춰 바닷가로 나섰다. 은근 구름이 있어 안 보일 수도 있겠다고 짐작했는데 저 멀리 수평선 위에 붉은 해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금세 붉게 물들어 가는 하늘과 바다가 참 아름답고 경이로웠다. 감탄하며 넋 놓고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았다. 왠지 뿌듯한 마음으로 차를 타고 속초까지 아침 드라이브를 했다. 숙소로 돌아와 어제 남은 식재료들을 활용한 라면으로 맛있게 이른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로 믹스커피 한 잔을 마셨다. 온라인 예배 뒤 씻고 10시 20분쯤 체크아웃했다. 약간씩 아쉬운 점들이 있고, 체크인 이후 드린 침구 추가 요.. 2022. 5. 10.
2022 양양_1일차_낙산해수욕장·낙산 바다회마을·낙산정원집 독채 2동 부모님 그리고 반려견 사랑이 형과 함께 주말을 맞아 양양에 다녀왔다. 가는 길이 생각보다 많이 막혔다. 오전 8시에 출발해 오후 1시가 다 되어서야 낙산해수욕장 인근에 도착했다. 애견 동반이 가능한 낙산 바다회마을이란 식당에 들어가 점심으로 두당 15,000원짜리 양푼이물회를 먹었다. 회, 해삼, 멍게 등이 들어가 있었는데 간이 내 입맛보단 자극적이었고 무엇보다 밑반찬과 회의 양이 가격에 비해 너무 부실했다. 전형적인 관광지 식당의 느낌이었다. 맛과 양 모두 아쉬웠다. 식사 후 숙소 낙산정원집 독채 2동에 갔다. 에어비앤비로 빌린 구옥 독채였는데 예전에 제주도 여행에서 친구들과 비슷한 숙소에 묵은 기억이 좋아 부모님과 사랑이 형에게도 나누고 싶었다. 아담하고 깔끔한 집에 독립된 마당이 있어 마음에 들었다.. 2022.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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