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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미국 동부 여행_3일차(3)_뉴욕_루크스 랍스터·뉴욕 현대 미술관(MoMA)기행/해외(북미) 2021. 4. 11. 23:13
유엔 본부를 뒤로하고 퇴사 후 뉴욕으로 유학 온 회사 선배를 만나러 갔다.
우연히 월드비전 인터내셔널의 뉴욕 사무소를 마주했다.
선배는 퇴사하고 처음 뵈는 건데 뉴욕에서 만나 더 반가웠다! 루크스 랍스터(Luke's Lobster)에서 개당 17달러인 랍스터롤을 먹었다. 빵이 생각보다 기름졌고 기대보단 그저 그런 맛이었다. 그래도 덕분에 뉴욕의 다양한 맛 중 하나를 경험했다.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겨 커피도 한잔했다. 퇴사 후 자기 인생을 잘 살아가는 선배의 얘기를 듣고 그 사이 팀이 바뀐 나의 상황과 여전한 일터 이야기를 나눴다. 본의 아니게 또 환대를 받아버렸다. 언젠가 꼭 되갚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반가운 만남을 마치고 다시 걷다 세인트 토마스 교회(Saint Thomas Church)에 들어갔다. 장엄한 내부는 시끄러운 거리와는 달리 잠잠했다.
그리고 마침내 뉴욕 현대 미술관, 일명 모마(MoMA)에 도착했다. MoMA는 Museum of Modern Art의 약자로 주로 근현대의 미술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현대카드에서 펀딩을 했다는 문구를 봤는데 알고 보니 현대카드가 있으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회사 법인카드가 현대카드라 무료입장이 가능했는데 미처 몰라 25달러를 지불하고 입장했다...* 입장 시 무료로 사용 가능한 오디오가이드가 무려 한국어로 지원이 되고 전반적으로 무척 잘 되어 있어 내 무지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뉴욕 MoMA의 명성에 걸맞게 정말 어마어마한 대작들이 즐비했다. 가이드를 들으며 아주 조금이나마 작가들의 고민과 그 결실을 가늠할 수 있었다.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의 One: Number 31은 추상표현주의라는 말처럼 추상적으로 그가 표현한 무언가가 그림을 통해 전해지는 듯했다. 캔버스 위에 넘실대는 에너지가 강렬했다.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연인들(The lovers)는 화가가 이해한 사랑에 대한 은유로 다가왔다. 주관적 은유로 타인의 사유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시처럼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좋아하는 작가인 클로드 모네(Oscar-Claude Monet)의 수련 연작(Water Lilies) 중 하나도 만날 수 있었다. 그가 받은 인상을 승화한 그림이 나에겐 공감과 감동을 준다.
파블로 피카소(Pablo Ruiz y Picasso)의 아비뇽의 처녀들(Les Demoiselles d'Avignon)도 기억에 강렬하게 남았다. 미술사 적으로도 입체주의를 부각시킨 아주 중요한 작품이지만, 작품이 담고 있는 아우라가 생생했다. 극한의 표현으로 감동을 줬던 중세의 명작과는 또 다른 감동이었다. 치열한 고민과 노력으로 이뤄낸 그림 이상의 그림이라는 점에선 같았다.
이런 명작들 가운데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은 작품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이었다.
어떻게 보면 차가운 색감인데 그림에서 느껴지는 응축된 에너지가 마치 끓는 것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그 순간의 인상이 가장 강렬하게 남았다.
앙리 루소(Henri Rousseau)의 꿈(The Dream)은 내가 겪은, 겪지 못한 아프리카를 떠올리게 했다.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뉴욕 무비(New York Movie)는 그 감성의 결이 너무 좋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같을 수밖에 없는 외로움이 그림을 타고 전해졌다. 역설적이지만 작가의 고독을 담은 작품은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곤 한다.
앤드루 와이어스(Andrew Wyeth)의 크리스티나의 세계(Christina's World)라는 작품은 그 자체로도 명작이지만 'Polio(소아마비)'라는 설명이 나를 더 오래 머물게 했다. 작품 속 여인은 실제로 작가의 이웃이었던 크리스티나 올슨으로 소아마비로 다리운동 기능에 제약이 있었다고 한다. 대학교 때의 경험과 직업적인 특성상 장애를 지닌 삶의 무게와 강인함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이 작품이 담은 한 삶의 아픔과 의지가 나와 이어져 개인적인 관계를 이루는 느낌이 들었다.
그림뿐 아니라 설치 작품도 많았다. 바깥의 전경과 어우러져 산책하는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 많았다.
조금 뜬금없지만 평양을 담은 사진 전시도 있어 미묘한 마음으로 뉴욕에서 평양을 생각했다.
앤디 워홀(Andy Warhol)의 금빛 마릴린 먼로(Gold Marilyn Monroe) 속 먼로는 화려한 듯 공허하게 느껴졌다.
기념품 샵도 그 명성에 걸맞게 크고 굿즈가 다양했다. 딱히 뭘 사진 않았다...*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춤(The dance)과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나와 마을(I and the Village)도 영접할 수 있었다. 각각의 방식으로 삶과 그림을 승화시킨 대가들을 통해 많은 영감을 받았다.
명화를 실물로 볼 때 디테일에 놀랄 때가 많은 데 나와 마을도 그중 하나였다.
아쉽게도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대표작인 기억의 지속(The Persistence of Memory)은 대여 중이었다...*
작은 아쉬움을 남긴 채 모마에서의 격정적인 시간을 누리고 다시 뉴욕 거리로 나섰다. 작가와 작품이 전하는 이야기를 한참 동안 귀 기울여 듣고 온 것만 같다. 그 덕에 내 세상도 조금은 더 넓어진 거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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