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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추석_신안·목포_압해도·목포해상케이블카·자은도·백길해수욕장·바다정원

평소와 같이 명절을 맞아 압해도를 찾았다. 예년과 다른 점은 요양을 위해 올라와 계시던 할머니를 모시고 함께 내려갔다. 댁 근처에는 어릴 적 아버지와 형제 분들이 다니셨던 분교가 있다. 지금은 폐교가 된 이곳이 입찰을 통해 재개발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더라.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어릴 적 아버지가 오토바이를 태워주셨던 기억도 있고, 내가 큰 뒤엔 할아버지의 오토바이를 타고 연습 주행을 했던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라 어떻게든 잘 간직되었으면 좋겠다. 할머니 댁에 오면 때때로 작은 미션이 생긴다. 경기 촌놈은 경첩 나사 위치를 조정하라는 명을 받들다가 그만 애꿎은 손바닥에 피부만 벗겼다. 할머니가 클래스를 보여주시며 이루신 풍작을 경하하며 적장의 목이 아닌 녹두를 땄다. 홍어삼합과 병어회가 어우러..

기행/국내 2021.09.23

2020 바라산

이사하고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동네 뒷산이 바라산이라는 점이다. 높이가 428m 정도 되는 산인데 백운산, 광교산으로도 이어진다. 고기리로도 길이 있어 걸어서 다녀온 적도 있다. 늘 그 자리에 있어주는 빽빽한 나무와 산이 묘한 위로를 준다. 일상이 답답할 때면 산에 오르며 많은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깨우치기도 한다. 한 번은 일부러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추어 산에 올랐다. 바라산 정상에서 바라본 해지는 동네는 벅찬 감동이었다. 일상에 묻힌 아름다움이 참 많다. 정상 어귀에서 운이 좋다면 애용이 아니 산의 왕, 산군도 마주칠 수 있다. 해가 지고 나면 산은 급속도로 어두워진다. 어둠의 깊이가 남달라 그야말로 칠흑이다. 바라산이란 이름은 예전 주민들이 정월 대보름 달을 바라보던 산이란 뜻의 '망산..

일상/일상 2021.09.23

2020 강화_석모도해물칼국수·보문사·마애석불좌상·민머루 해수욕장·신송당·장화리 일몰조망지

결단력 있는 친구들의 추진으로 당일치기 강화여행을 가게 됐다. 우리 중에 자차가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자연스럽게 이동 수단이 결정됐고 다 사는 곳이 달라 어쩌다 보니 부천 송내역에서 모여 강화도로 향했다. 차가 엄청 막혀 2시간 40분 정도 걸려 석모도해물칼국수에 도착했다. 보자마자 서로 살가운 공격(?)을 주고받는 통에 운전자로서 정신없기도 했지만 반갑고 신났다. 시장이 반찬이라 평소보다 더 후하게 맛을 느끼며 맛있게 먹었다. 근처에 위치한 보문사 가는 길은 생각보다 경사가 있었다. 와불전과 오백나한, 와불 등을 구경했다. 한 10분 정도 가파른 계단을 올라 보문사 마애석불좌상, 마애관세음보살도 봤다. 가파른 경사 덕에 실제로 겪은 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 오르기는 힘들지만 내려오는 건 순식간..

기행/국내 2021.09.23

2020 강릉_경포해변·장안횟집·안목해변·스타벅스 강릉안목항점·강릉 중앙시장·배니닭강정·평창한우다래

어쩌다 보니 부모님의 강릉 여행에 갑자기 함께하게 됐다. 오랜만에 찾은 경포해변은 여전히 맑았다. 바다를 찾아 여러모로 좋았지만 특히 바람 쐬며 밝게 웃는 부모님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간판은 장안회집인데 지도 어플에서 상호는 장안횟집으로 뜨는 식당에 갔다. 원래 오징어 물회 먹으려고 했는데 안 된대서 가자미 물회를 먹었다. 강릉 물회 맛집답게 간도 괜찮았고 회의 양도 넉넉한 편이었다. 안목해변 스타벅스 강릉안목항점에 가서 커피와 케이크의 여유도 누렸다. 커피로 유명했던 해변은 어느새 차박족들의 성지가 된듯했다. 안 들르면 왠지 서운한 강릉 중앙시장과 강릉 성남시장을 구경하다 배니닭강정을 포장했다. 맛이 꽤 괜찮았다. 오는 길에 부모님이 한우를 드시고 싶대서 평이 좋아 보이는 평창한우다래에 갔다. 가격..

기행/국내 2021.09.23

2020 여름휴가_3일차(2)_강진_가우도 출렁다리·강진만갯벌탕·강진 오감통시장·대천해수욕장

정약용 선생님의 자취를 좇은 뒤, 가우도 출렁다리에 가서 강진 바다를 구경했다. 올라가기 전에 남도답사 1번지에서 한 끼는 먹고 싶어 강진 읍내 강진만갯벌탕에 가서 짱뚱어탕을 먹었다. 추어탕과 비슷한 맛이었다. 남도의 넉넉한 인심에 든든하게 먹었다. 거리가 참 여유롭다. 강진 오감통시장을 구경하고 할머니께 드릴 과자를 샀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비가 온다. 어제는 쨍쨍 해가 비쳤는데 참 변덕스러운 날씨다. 올라오다 괜히 아쉬워 대천해수욕장에 잠시 들렀다. 화려한 불빛과 북적이는 인파 속 바다의 고독을 즐기고 정말로 여름휴가를 마쳤다.

기행/국내 2021.09.22

2020 여름휴가_3일차(1)_강진_신창손순대국밥·영랑생가·세계모란공원·사의재·다산 정약용 유적지(다산초당)·백련사

금세 마지막 아침이 찾아왔다. 떠나기 전에 문단속을 하며 한 바퀴 둘러보다 이 집은 참 많은 걸 기억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내가 미처 겪지 못한 우리 가족의 대소사와 이제는 볼 수 없는 할아버지가 이곳에선 간직되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댁 덕분에 여름휴가를 잘 누렸다. 나지막이 고마움을 전했다. 압해도를 빠져나오는 길엔 지역 특산품인 무화과를 파는 노점이 많다. 그중 하나에 들러 청무화과를 샀다. 섬에서 기르는 무화과는 재래종 무화과, 홍무화과, 청무화과가 있는데 그중 재래종이 가장 맛이 좋지만 재배가 어려워 보편적으로 기르는 건 나머지 두 종이라고 한다. 청무화과가 홍무화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당도가 높다고 들어 가족 선물로 샀다. 열심히 달려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작가님이 극..

기행/국내 2021.09.22

2020 여름휴가_2일차(3)_신안_안좌도·김환기 고택·자은도·무한의 다리·암태도·동백 파마머리 벽화·오도선착장·천사대교

안좌도에는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국민화가 중 한 명인 김환기 화백의 생가가 있다. 1992년 전라남도 기념물 제146호로 지정된 뒤 2007년 국가민속문화재 제251호로 지정되기도 한 이곳은 지주였던 김환기 화백의 부친이 지었던 집이다. 예전에는 규모가 더 컸다고 전해지며 자재 중 원목은 백두산에서 가져온 소나무라고 한다. 그가 구축한 예술 세계를 생각하며 보니 김환기 고택이 더 특별해 보인다. 팔금도 채일봉 전망대에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애매해 바로 자은도 무한의 다리로 갔다.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다리도 멋졌지만 다리 위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다리가 끝난 지점에는 대나무숲으로 이뤄진 산책로가 있었다. 바다 위 다리를 건너 바라본 해지는 풍경이 넋을 잃을 만큼 너무 아름..

기행/국내 2021.09.22

2020 여름휴가_2일차(2)_신안_카페도이·반월도·박지도·퍼플교

운전을 하며 천사대교를 넘었는데도 계속 정신이 몽롱해 암태도 하나로마트에서 콘 아이스크림과 핫식스를 사서 정신을 일깨웠다. 정신을! 차리자! 팔금도를 지나 안좌도에서 카페도이라는 곳에 들러 아이스라떼도 한잔했다. 반월도&박지도 퍼플교에 도착하니 어느새 4시 30분이다. 반월도는 섬의 모양이 반달 모양 같아 지어진 이름이며, 박지도는 박 씨가 처음 들어와 살았다는 뜻이라고 한다. 퍼플교는 안좌도, 박지도, 반월도 총 3개의 섬을 이어주는 다리인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온통 보라색으로 칠해두었다. 미처 몰랐는데 보라색 옷을 입고 오면 입장이 무료라고 한다. 보라색 우산을 대여하는 게 일반 입장료보다 저렴하다고 하셔 우산을 빌려 들어갔다. 그야말로 보라하다. 온통 보라색으로 칠해둔 꼼꼼함과 의지가 대단했다. 잘..

기행/국내 2021.09.22

2020 여름휴가_2일차(1)_신안_섬티아고 순례길_송공여객선터미널·기점소악도(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순례자의 섬 게스트하우스&카페

6시가 조금 지나 닭 울음소리와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다. 덕분에 피곤함을 이기고 일어났다. 괜히 밖에 나가 집을 돌아보고 컵라면과 초콜릿 음료로 호화로운 아침 식사를 했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신안을 둘러볼 예정이다. 총 1,025개의 섬으로 이뤄진 행정구역인데 나무와 풀이 없는 섬 21개를 제외하고 1,004의 섬, 천사의 섬으로 브랜딩하고 있는 모양이다. 염전 노예 사건이 널리 알려졌지만 나에겐 명절에 찾는 평화롭고 고즈넉한 시골이다. 횟수로는 그 어느 타향보다 많이 찾은 곳이건만 부끄럽게도 이곳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다. 연륙교로 많은 섬들이 연결되어 이번 기회에 보다 많은 곳들을 직접 겪어보기로 했다. 대기점도로 가기 위해 송공여객선터미널에 갔다. 터미널 직원 분들이 한결같이 친절하셔 아..

기행/국내 202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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