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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주도자전거일주(제주환상자전거길)_2일차(2)_산방산·중문관광단지·강정마을·법환바당·쇠소깍기행/자전거 2018. 3. 21. 00:16
송악산에 이어 바로 산방산이 나왔다. 살짝 업힐이 있었는데 이때 좀 힘들었다. 마침 점심 지난 시간이기도 했고...
근데 또 산방산 지나니깐 뭔가 러너스 하이처럼 지친 줄 모르고 달렸다. 그러다 이렇게 세월을 머금은 풍경도 마주했다. 머금은 세월이 잠시 내 발걸음도 머물게 했던 곳.
또 달리다 보니 어느새 중문관광단지! 한나절도 되지 않아 제주도 반을 왔다. 이틀 만에 제주도를 일주하는 게 생각보다 할만한 것 같다.
중문관광단지 안엔 아프리카박물관도 있었다. 궁금했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가다 보니 강정마을 평화센터도 나왔다. '강정마을', 부끄럽게도 내 일상에서 조금 희미해진 이름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갈등이란 걸 간접적이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바로 옆에 위치한 강정항, 해군기지 등도 볼 수 있었다.
강정포구서 법환바당 가는 길엔 예쁜 곳이 많았다.
중간중간 가는데 치우쳐 주변의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법환바당에 도착한 건 16시 30분 즈음이었다. 이 땐 꽤나 지친 상태였다. 그래서 서귀포 인근에서 자려고 했는데 가려던 게스트하우스가 이미 만실...*
울며 겨자 먹기로 지친 다리를 달래 더 달렸다. 어쩌다 보니 쇠소깍가지 갔다. 흔들린 사진이 내 상태를 대변해준다 ㅋㅋㅋ 이때는 이미 18시 30분쯤 되어 어떻게든 근처에 있는 숙소에 가기로 결심했다.
아름다운 쇠소깍, 그리고 이름 모를 아름다운 한 쌍. 아름다운 것들을 보니 왠지 아름다운 시조가 떠올랐다. '훨훨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다운데, 외로운 이 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꼬...*' 유리왕 당신은 도대체...
해 질 녘의 바닷가는 나름 운치 있었다.
진짜 해가 지는구나... 긴 하루였어...*
제주에서 두 번째 숙소였던 바람코지 게스트하우스는 이렇게 생겼다. 쇠소깍 근처에 위치해 찾기 쉬웠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편이었다.
다만 내가 도착했을 땐 근처 식당이 모두 문을 닫아 저녁도 편의점에서 대충 때웠다. 제주도 여행의 하루 두 끼를 편의점에서 먹다니...* 그나마 점심에 남겨둔 수육이 조금 있어 컵라면과 같이 먹었다. 내일은 조금 더 신경 써서 맛있는 거 먹어야겠다.
그렇게 긴 하루를 마치고 자려던 찰나, 게스트하우스 방에 새로운 손님이 오셨다. 미처 이름은 서로 나누지 않았지만 안양에서 오신 어르신이었다. 명예퇴직하시고 취미 삼아 국토종주를 하나씩 하고 계신다고 했다. 자전거란 공통분모로 잠시 얘기를 나눴지만 우리에게 그 의미는 너무도 달랐다. 새삼 세월 그리고 일에 대해 생각하다 잠들었다. 둘째 날은 거의 105km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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