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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주도자전거일주(제주환상자전거길)_1일차(1)_제주공항·용두암·이호테우해변기행/자전거 2018. 3. 20. 22:04
2017년 5월엔 근로자의 날, 석가탄신일, 어린이날이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있었다. 나는 해당 기간을 오롯이 출장으로 채우고 뒤늦게 짧은 휴가를 사용했다...*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언젠가 한 번은 가보고 싶던 제주도자전거일주를 지름! 출발일이 마침 대통령선거일이라 투표 후 점심 먹고 출발했다. 사실 아주 급작스레 결심한 여행이었기에 출발일 오전에서야 자전거 대여업체를 알아보고 연락했다. 그렇게 오래간만에 찾은 김포공항은 심한 미세먼지로 매우 흐렸다.
제주도에 도착해선 미리 알아본 자전거 대여업체 중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으로 갔다. 공항에서 제주 시내까지 픽업도 해주는 곳이었다. 막상 가니 전화받은 분은 부재중이고 전화로 나눈 얘기랑 너무 달랐다. 노펑크자전거 3만 원에 해주신 대서 갔는데, 3만 원으론 작은 자전거만 가능하다고 하시더라. 그건 거의 폐차 직전의 자전거였다...* 그나마 쓸만한 건 45,000원을 달라고 하셔서 어이가 없었다. 그냥 잘 말씀드려서 3만 9천 원 드림.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정도 가격이면 다른 곳에서 비싼 MTB도 빌릴 수 있었다. 가게마다 자전거 가격 및 스펙이 천양지차라 나처럼 빌려서 일주할 사람은 잘 알아보고 가야 할 듯 싶다.
잘 찾아보면 이것저것 챙겨주는 자전거점도 있던데, 나는 전조등부터 자전거에 부착한 보조가방도 모두 내가 가져간 거다. 휴대폰 거치대와 리어 패니어 정도가 자전거에 원래 부착되어 있던 것들이었다. 그리고 이건 내 실순데 나는 노펑크자전거가 슈발베마라톤 타이어처럼 펑크가 덜 나는 자전거를 칭하는 줄 알았다. 막상 가서 보니 아예 '통고무'로 된 타이어를 그렇게 말하는 거였다. 당연히 펑크날 일은 없지만 정말 무겁다.
자전거를 빌리고 나니 어느새 저녁이 거의 다 된 시간이었다. 괜히 기분 상하고 진이 빠졌을지언정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기에 기운 내 출발했다. 제주시를 기점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게 더 수월하다고 하여 용두암으로 향했다. 출발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결국 얼마 가지 않아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자전거 여행 첫날엔 왠지 모를 불안이 있고, 날이 지나며 점점 적응하는 편이다. 이 날은 날이 흐리고 어두워 그 불안이 조금 더 컸다.
가시거리가 생각보다 짧고 자전거에 후미등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차가 지나갈 때마다 무서웠다. 특별히 더 조심해서 달렸다.
첫 목적지인 용두암은 가깝기에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다. 제주환상자전거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렇게 국토종주 자전거길 수첩에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인증센터들을 마주하게 된다.
도장을 찍고 최대한 달리려 했으나, 날이 흐린 데다 맞바람이 쳐 금방 지쳐버렸다. 결국 길 옆에 있던 고기국수집에서 급작스러운 저녁식사를 했다. 배가 몹시 고팠음에도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기력이 없어 맛을 온전히 느끼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넉넉한 양에 감사히 먹음!
TV에선 대통령선거 결과를 열심히 예상하고 있었다. 내가 오전에 던진 한 표도 저 중 작은 부분이 되겠지.
속을 채우고 조금 더 달리고자 했으나 비가 계속 오고 이미 날이 어두워져 가까운 게스트하우스에 묵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근처 이호테우해변 인근에 모나미 게스트하우스란 곳이 있어 그곳에 묵었다. 특별한 점은 없었으나 수압이 매우 셌던 것과 비행기 소리가 계속 들렸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제주도 일주를 이틀 만에 했다는 신가람 씨도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눴다. 원래 목적지었던 애월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다시 새로운 여정에 나섰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렜다. 인생은 원래 속력보다 방향 아니던가...*
첫날, 매우 가볍게 10km 정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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