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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멘탈 시너리(Sentimental Scenery) - 아껴줘 (Feat. 안녕하신가영)문화생활/음악 2015. 7. 26. 22:38
개인적으로 센티멘탈 시너리의 '보컬'이 들어간 다소 어쿠스틱 베이스의 노래들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2집은 정말 반가운 곡들이 많았다.
그중 '아껴줘'는 안녕하신가영과의 콜라보도 잘 어울려서 자주 듣는 편이었다.
하지만 가사는 얼핏 듣고 '연인' 혹은 '소중한 사람'을 아껴주라는 얘긴 줄 알았다.
그러다 어느 주말, 지친 몸과 맘을 쉬며 침대에서 같은 폼으로 누워있는 강아지를 쓰다듬다 이 노래가 나왔다.
그 순간, 문득 우리집 강아지가 이 노래로 내게 말을 거는 것처럼 가사가 이해됐다.
아 나는 얼마나 무심하고 이기적인 인간인가!
그리고 이후에 충무로에 갈 일이 있어 지나가다 애견샵(?)이 모인 거리를 지나가게 되었다.
뭔가 강아지들한테 죄스러운 마음에 그쪽을 보지 않으며 지나가다 순간적으로 창밖 길거리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강아지랑 눈이 마주쳤다. 그때 내가 얼마나 많은 눈빛들을 외면했는지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런 뒤늦고도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얻고 나니 정말 새삼스럽게 많이 늙어버린 우리 집 강아지들이 다시 보인다.
나의 10대와 20대를 함께 해준 친구들 아니 가족들.
소중한 것들을 스쳐보내는 게 세월이라지만 아기 때 봤던 녀석들이 다 늙어버리도록 나 홀로 이리 젊은 건 반칙같다.
너무 야속하다...
미안한 마음에 오랜만에 함께 산책에 나섰다.
조금이라도 더 아끼고 가끔이라도 함께 해야지.
그리고 평생 잊지 않을 거다. 가슴속에 간직함으로 존재하는 스텀프와 똘똘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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