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4(GMF)
    문화생활/공연 2025. 1. 4. 17:15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일명 GMF는 2007년부터 이어져 온 특히 역사가 깊은 음악 페스티벌이다. 2023년 그민페에 처음 갔다가 앉을 자리는 물론 서 있을 곳도 마땅치 않아 세게 데고(?) 2024년엔 안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페퍼톤스랑 데이식스가 연달아 같은 무대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지 못했다. 운 좋게 뒤늦은 취켓팅에 성공했다. 함께 가기로 한 동네 친구와 인덕원역에서 11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11시 30분이 다 되도록 친구가 오질 않았다. 친구는 내가 먼저 가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어디서부터 오해가 시작된 건진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구나 하며 먼저 올림픽공원에 도착했다. 12시 40분쯤 도착했는데 영탁 단독 콘서트가 있어 파란 옷을 입은 팬들이 많았다.

    티켓 받고 대기 줄에서 15분쯤 기다려 1시쯤 입장했다. 작년처럼 자리가 없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뒤쪽이나마 돗자리를 폈다. 전년도 지정석 실패(?)의 좌절을 딛고 마침내 내 집 마련 내 집 마련의 기쁨을 미리 맛봤다. 느낌적인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비해 운영 인원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운영 지침이 덜 타이트한 느낌이었다. 덕분에 서 있지도 못하게 했던 구역에도 아예 자리를 잡은 분들도 꽤 많았다.

    이벤트 부스를 돌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려니 이내 나의 유일한 일행이 도착했다. 이전엔 잘 몰라서 이벤트 부스 참여도 거의 못했는데 막상 열심히 하려고 하니 상대적으로 부실한 것 같더라.

    88잔디마당에 설치된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가 사실상 메인 무대다. 방예담 님이 첫 공연을 시작할 즈음 친구의 첨언으로 점심을 사러 갔는데 무슨 김치말이국수랑 스팸컵밥 사는데 1시간 넘게 기다렸다.

    올 듯 오지 않는 차례를 기다리며 방예담부터 오월오일의 공연을 서서 봤다. 노래 덕에 그나마 무난히 버텼다. 그 와중에 3시 다 되어 먹은 김치말이국수는 너무 아는 맛인데 눈물 나게 맛있더라. 게 눈 감추듯 먹었다.

    뒤늦은 점심 식사 후 공연장 밖에 나가서 구경하다 포토매틱 줄에 사람이 많기에 기다려 볼까 했는데 친구는 혼자 돌아갔다. 나의 동무는 인사이드아웃 세계관에서 그는 똑똑이(?) 혹은 무심이(?)이지 않을까 싶다. 껄껄

    곧 따라 들어가니 터치드의 공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갑자기 친구가 더 앞에 자리 찾아서 좀 더 좁고 훨씬 더 가까운 자리로 이사했다. 갈 땐 다른 관객들에게 폐 끼치는 것 같아 좀 꺼려졌는데 사실 딱히 그러지 않았고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더 전망 좋은 자리에서 본 터치드는 노래도 좋고 무대 매너도 좋아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다. 보컬 윤민 님의 음색과 끼가 정말 대단하더라. 노래 '야경'도 기억에 남는다. 가수 바다 님 그리고 따님이 무대에 올라간 것도 재밌는 순간이었다.

    터치드 공연 후 다시 나갔는데 어디선가 데이식스 노래가 들려왔다. 홀린 듯 브라이트 랩 무대로 간 친구 덕에 하이파이유니콘이 부르는 'Congratulations'를 들을 수 있었다.

    88호수수변무대에 설치된 러빙 포레스트 가든에 가니 옥상달빛 누나들이 '잘 지내, 어디서든'을 부르고 계셨다. 진짜 덕분에 잘 지내며 얻은 위로가 너무 많았습니다. 오래오래 삶을 노래해 주세요...*

    다시 메인 무대로 오니 볼빨간사춘기의 무대가 이어졌다. 스웨덴세탁소 덕분에 혼자 쇼파르엔터테인먼트에 내적 친밀감이 있기에 괜히 반가웠다. 워낙 명곡이 많은 가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사랑할 수밖에'를 라이브로 들으며 뜬금없이 울컥했다. 그래 그게 사랑이지(?). 사랑이 형 보고 싶네(!).

    볼빨간사춘기의 공연이 끝난 뒤 혼자 88호수수변무대에 가서 하동균 님의 공연을 보다가 운 좋게 '그녀를 사랑해줘요'를 딱 들을 수 있었다. 감성 주파수에 맞는 노래라 주책맞게 또 혼자 일렁였다. 그나저나 동균이 형 남자가 봐도 정말 잘 생겼다.

    그리고 다시 메인 무대로 돌아와 마침내 우리 형들(?), 페퍼톤스의 무대가 시작됐다. 사실 20주년 단독 콘서트에 갔었기에 떼창 부분에서 조금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역시 그민페의 아이콘답게 선배님들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 '행운을 빌어요'와 '21세기의 어떤 날'이 유독 더 와닿았다. 진짜 엄청 행복해하며 즐겼다. 왔노라, 봤노라, 들었노라!

    넘치는 도파민과 함께 다시 88호수수변무대에 가서 데이브레이크의 'Silly' 듣다 메인 무대로 복귀했다.

    마침내 데이식스의 무대가 이어졌다. 작년 그민페 때 밝은 낮 무대를 혼자 꽉 채우던 영케이의 모습이 생생한데 1년 만에 완전체로 헤드 라이너가 되었다. 친구 덕에 서사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서 더 감동적이었다. 갑자기 여기저기 데이식스의 응원봉, 마데워치가 밝아지는 건 신기했다. 이제는 익숙한 노래들을 들으며 팬들의 응원도 나름대로 따라 했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했다.

    근처에 밥 먹을 곳이 애매해 만족오향족발 방이점 가서 족발을 맛있게 먹고 집으로 향했다.

    여운이 가시지 않아 동네로 돌아와 코노까지 즐기고 귀가했다. 꽤나 길고 행복한 하루였다.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