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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식스 콘서트, DAY6 3RD WORLD TOUR 〈FOREVER YOUNG〉 in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문화생활/공연 2024. 12. 13. 00:35
어느덧 십 년 차 직장인이 됐지만 여전히 가까스로 하루를 버텨 낼 때가 많다. 이렇게 숨 가쁜 일상을 지탱하는 버팀목 같은 노래들이 있는데, 그중 데이식스는 같은 해에 데뷔(?)한 동기다. 약 5년 전 이직을 비롯해 여러 일을 동시에 겪으며 허물어졌을 때 친구의 선물 같은 추천으로 알게 됐다. 그 후로 아픔에 굴하지 않고 솔직하게 청춘을 찬미하는 목소리가 바닥난 마음을 채워주곤 했다. 이젠 국민밴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기가 많아져 티켓팅이 그야말로 피켓팅이다. 고맙게도 친구의 도움으로 'DAY6 3RD WORLD TOUR 〈FOREVER YOUNG〉', 일명 데이식스 단풍 막콘 표를 구했다. 안양에서 은인을 모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 주차하니 1시쯤이었다.
마침 직전에 가족들과 나들이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 왔었는데 그땐 식사는 하지 않았다. 푸드 코트인 오아시스 고메빌리지에서 친구의 친구를 만나 같이 밥을 먹었다. 여러 식당 중 스모킹번에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번도 패티도 고소하니 맛있게 먹었다.
간 김에 오로라쇼도 봤다. 원래도 사람이 많은 곳이지만 콘서트를 앞두고 더 북적이는 느낌이었다.
보통 콘서트에 혼자 가니까 포토존은 남의 일인데 일행이 있으니 찍게 되더라. 여러 곳에 사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어 있었다. 사진 찍다가 친구의 또 다른 친구도 만나 잠깐 인사를 나눴다.
입장해서는 친구와 구역이 달라 각자 자리로 향했다.
표를 사면 포토카드와 손수건, 슬로건을 주더라. 손수건은 받기도 전에 친구가 소유권을 행사했고(?) 포토카드는 콘서트를 마치고 상납했다. 고대하던 시간이라 내심 설레하며 기다리는 데 옆자리 분이 간식을 주셨다. 공연 시작도 전부터 인류애를 충전하고, 곧이어 시작된 마이데이 떼창에 좀 소름 돋았다.
4시쯤 공연이 시작됐다. 'Best Part'를 시작으로 'Welcome to the Show'까지 거의 30여 곡의 노래를 알차게 들었다.
조금 멀긴 했지만 생각보다 잘 보였다. 실제로 보니 무대를 꽉꽉 채운 에너지가 대단하더라. 나름 이런저런 콘서트를 많이 다녔는데 이런 응원봉 문화는 처음 봐서 신기했다. 그리고 데이식스 응원봉은 마데워치라는 팔찌 같은 거였다. 진짜 나 빼고 대부분 팔에 차고 열심히 흔드는데 손목이 그렇게 허전할 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시간이 흐르고 데이식스는 무대를 내려갔다.
마이데이 노래방이란 영상이 뜨고 MR이 흘러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사람들이 또 떼창을 시작했다. 단결성이 경이롭더라.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이런 연대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새삼 새로웠다.
무대에서 사라진 데이식스는 다시 나타나 공연장을 한 바퀴 돌았다. 문득 축가 콘서트에서 성시경 형님이 생각났다. 아쉽게도 동선이 내 자리에서 좀 멀었지만 이미 과분하게 만족했다.
'원필의 눈물'을 직관하는 영광을 누리며 앵콜 곡과 함께 벅차던 시간이 마무리됐다.
처음 알았던 시절에도 이미 대단했지만 삶을 디디며 점점 더 멋지게 위로를 전하는 서사를 보며 왠지 '상처 입은 치유자'란 표현이 떠올랐다. 비록 나의 청춘은 비루하게 저물지언정 성실한 성장으로 끝끝내 희망을 피워 낸 꽃 덕에 청춘의 몇 페이지는 영원히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마웠다.
공연을 마칠 즈음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 미리 애끼한 조형물 앞에서 친구를 만나 나갔다. 근처 식당에 가니 이미 대부분 문을 닫았더라. 어쩌다 보니 을왕리 해수욕장까지 갔다. 대학교 1학년 때 동기 MT를 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랜만에 왔다. '을왕리 오늘 조개구이'라는 식당에서 뒤늦은 저녁을 먹었다. 조개구이를 먹는 수많은 커플 속에 꿋꿋하게 칼국수와 회덮밥을 먹고 나왔다.
덕분에 여러모로 오래오래 기억될 듯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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