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PEPPERTONES CONCERT 〈Party Plenty〉 in 서울문화생활/공연 2024. 8. 16. 21:54
급작스러운 인사이동을 앞두고 뜻밖의 좌절로 고꾸라졌다. 이 길의 끝에서 대체 어떤 나를 만나려고 하는 걸까 괴롭던 차에 알맞게 페퍼톤스 콘서트에 갔다. 신길역에 내려 굿네이버스 사옥을 지나 처음으로 명화라이브홀에 가니 같이 보기로 한 친구는 일찍 와 굿즈를 사고 근처 편의점에서 같이 줄 섰던 사람과 같이 라면을 먹고 있더라...* 인싸들이란(?). 물 사고 표 받고 5시 넘어 입장했다.
나도 나름 꽤 자주 단독 콘서트를 찾는 편인데 이렇게 찐팬들끼리(?) 스스로 만든 굿즈를 무료로 나누기도 하는 문화는 처음 접했다. 뜻밖의 온정에 감동하며 넉넉한 물품 보관함에 감탄했다.
기다리다 6시부터 2024 PEPPERTONES CONCERT 〈Party Plenty〉 in 서울이 시작됐다. Shine, 긴 여행의 끝, Thank you, 불쑥, 태풍의 눈, Give up, 라이더스 등 귀가 닳도록 들었던(?) 여러 명곡이 넉넉하게 범람했다. 한없이 촉촉해졌다가 이내 따스한 햇볕을 쐬듯 바삭하게 온기를 충전하며 정말 행복했다. 기대를 정말 많이 했는데 그 이상으로 위로 받았다.
게스트로 나의 고교 선배(?) 권순관 님이 오신 것도 참 좋았다. 심지어 내가 정말 사랑하는 'Thank you'를 불러 주셨다. 이번 20주년 앨범에서 이미 들었지만 직접 들으니 감동이 배가됐다.
진짜 음향, 무대 효과, 관객들 그리고 무엇보다 밴드의 역량 모두 완벽했다.
두 시간 정도 쉼 없이 알차게 이어진 공연이 쏜살같이 흘러갔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지만 페퍼톤스 20주년 잔치는 진수성찬으로 가득했다.
개인적으로 장원이 형(?)의 자급자족형 슴슴한 개그를 정말 좋아한다. 내가 추구하는 유머와 결이 비슷해 무슨 말만 하면 빵빵 터진다. 재평이 형(?)은 대학 시절 잠시 수학했던 교수님의 아드님이라 괜한 내적 친밀감을 느낀다. 그냥 너무 좋았어서 써 보는 아무 말이다.
신나게 행복하고, 묘하게 치유됐던 공연이 그렇게 끝났다. 그들은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밴드'라고 자칭한다. 그 이름처럼 이십 대부터 지금껏 정말 많은 순간을 그들의 노래에 힘입었다. 방황이나 시련에 꺾이지 않고 기어이 삶을 긍정하는 음악은 오랜 동행이 되어 주었다. 앞길도 결코 쉽지 않겠지만 멈춤 없이 늘 가슴 벅찬 목소리가 있어 든든하다.
공연을 마치고 나올 때 주는 굿즈조차 페퍼톤스스러워서 웃었다.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쓰나.
내 생활과 이상에 맞닿은 수많은 노래들... 늘 고맙읍니다...*
- 이유도 모른 채 시작해버린 삶 이 머나먼 길 위에서 끝없이 걸어갈 의미가 되어줄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면
-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 우리들의 노래 오 수많은 시간을 함께한 오랜 친구 가자 또다시 오- 마치 맨 처음 그날처럼 우린 시작하네!!!
- 다시 달리고 또 달린다 누군가가 기다리는 곳 지지 않는 별처럼 끝나지 않는 꿈처럼 오오 절망이여 나를 포기하여라!!!
728x90반응형'문화생활 >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시카고〉 - 고양 (0) 2025.01.03 데이식스 콘서트, DAY6 3RD WORLD TOUR 〈FOREVER YOUNG〉 in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 (1) 2024.12.13 2024 래드윔프스 내한 공연, RADWIMPS WORLD TOUR 2024 “The way you yawn, and the outcry of Peace” in Seoul (1) 2024.07.29 노리플라이 공연 '사랑이 있었네 (It was love)' (0) 2024.01.17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3(GMF) (1) 2024.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