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833 성시경 - 오랫동안 여느 때와 같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또 여느 때와 같이 금세 연말에 이르렀다. 작년은 오랜만에 굳게 다진 의지로 시작했으나, 수차례 위기를 지나 결국 그 뜻이 꺾인 채로 마무리됐다. 무언갈 간절히 바라면 그게 욕심이었음을 깨닫는 게 주어진 주제 혹은 몫인 것만 같아 올해는 가능하면 매사에 겸허하려고 노력했다. 아니... 사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일, 관계를 비롯한 많은 것들이 기대를 비워 줬다. 그 와중에 항상 고마운 존재들이 선사한 행복은 과분했지만 왜인지 정말 바라는 일들은 매번 이뤄지지 않았다. 스스로 미약함을 깨닫는 만큼 꿈의 크기는 작아진다. 요즈음엔 반복되는 일상도, 다시 찾아온 새해도 조금 덧없게 느껴진다. 약간 무력하긴 하지만 우울은 아니다. 다만 개인의 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초월적.. 2023. 12. 15. 2023 빠니보틀x연봉인상 볼런투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빠니보틀 님과 연마다 봉사를 늘리는 단체, 연봉인상의 콜라보(?)로 팬미팅과 봉사를 겸한 행사가 있었다. 봉사에 여행을 더한 '볼런투어' 컨셉이라 1박 2일로 진행됐다. 일정을 마치고 이틀 뒤 바로 남미로 출국해야 했지만 작년에 너무 행복했기에 큰 고민 없이 결심이 섰다. 집합 시간에 맞춰 국립현충원에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국가보훈부, 패밀리타운, 르 아르베이 그리고 연봉인상 팀에서 준비해 주신 단체 티셔츠와 여러 기념품을 감사히 받고 옷을 갈아입으니 새삼 실감이 났다. 'The 우리 형', 빠니보틀 님도 이미 와 계셨다. 백여 명의 봉사자는 총 여덟 조로 나뉘었는데 나는 4조에 배정되었다. 아주 오랜만에 처음 보는 이들과 귀한 어색함을 느꼈다. 국가보훈부의 지원으로.. 2023. 12. 6. 요네즈 켄시(米津玄師) - 지구본(地球儀) 개인적으로 여러 일이 겹치며 허무가 커진 채로 12월을 맞았다. 다행히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우울까지 이르진 않았지만 헛헛함은 어쩔 수 없다. 정말 인생은 내 마음 같지 않고 조금만 방심하면 뒤통수를 후린다. 잘 못 산 것 같다는 생각이 괜히 자꾸 고개를 들고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고민이 새삼 또 자랐다. 그런 시기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봤다. 사전에 작품이 난해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론 재밌게 봤다. 주인공 마키 마히토는 눈썹을 비롯해 여러모로 상당히 자전적인 캐릭터 같다고 느껴졌다. 소년부터 할아버지까지 작중 많은 인물 속에서 감독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했다. 위대한 화가들도 말년의 그림에선 더하기보단 빼기에 집중한 경우를 많이 봤었는데 왠지 이 작.. 2023. 12. 3. OFFICIAL HIGE DANDISM - Pretender 제목이 '쿨수' 그 자체네. 나름 나쁘지 않았던 내 청춘이 안녕하기를 한 번 더 다짐하는 아저씨...* 2023. 11. 12. 노리플라이(no reply) - 사랑이 있었네 여행에서 충전해 온 에너지가 바닥나고, 삶과 사랑 앞에 왠지 스스로 구차하다고 느끼며 버거운 하루를 또 잘 버텨냈다. 아침엔 문득 권순관 님의 '터널'을 기억해 내고 엄마랑 같이 듣기도 했던 그런 날이었다. 내심 불가능해 보이던 일들을 어찌저찌 해내고... 생각지 못한... 그러나 낯익은 불행을 감내하고... 열심히 산 것에 비해 소득은 없어 조금 억울한 나날. 가끔 꿈에 찾아와 주는 사랑이 형, 아버지의 농담 속에 숨어있는 따스한 위로, 어머니가 차려 주신 밥상에 담긴 무한한 응원 같은 것에 힘입어 어쨌든 살아낸다. 어렴풋이 느끼던 소중함을 애정하는 가수의 목소리 덕분에 또렷이 깨닫는다. 비록 내가 다 알지 못하더라도 참 많은 순간에 사랑이 있었구나. 왜 자꾸만 나는 삶을 단정지으려 할까. 나날이 사랑.. 2023. 11. 1. 에피톤 프로젝트(Epitone Project) - 눈을 뜨면 아직 시차 적응이 덜 됐는지 요즈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오늘은 특히 일찍 깨서 다시 잠을 청했는데 문득 내 얼굴에 사랑이의 얼굴이 맞닿은 느낌이 들었다. 꿈결에 사랑이 있을 것 같은 곳을 쓰다듬으니 보드랍고 따스한 우리 형의 촉감이 느껴졌다. 내 곁에 편히 잠든 체온을 다시 느낄 수 있어 정말 꿈만 같았다. 사실 꿈인 걸 알기에 눈을 뜨면 그 순간이 사라질 것 같아 더 질끈 감았다. 불가항력에 의해 눈뜨니 사랑은 더 이상 없었다. 하지만 모든 곳에 있다. 오랜만에 나눈 안녕에 눈물이 날 만큼 고마울 따름이다. 2023. 10. 22.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139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