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오던 날, 설 연휴를 맞아 가족 여행을 떠났다. 이른 아침 출발해 어머니가 준비하신 간식을 먹으며 졸다 깨니 예당저수지에 도착했다. 국내 최대 면적으로 유명한 예당저수지는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64년에 조성된 인공 호수다. 이후 아름다운 경관으로 1986년에 예당관광지가 추가로 만들어졌다. 예당관광지 주차장이 널찍하게 있어 주차가 편리했다.



걷다가 갑자기 부모님이 예당호 모노레일을 타자고 하셔 급 탑승했다. 성인 기준 인당 8,000원에 탈 수 있었다. 15분 단위로 열차가 있었는데 동절기(11월~2월)에는 9시부터 18시까지, 하절기(3월~10월)에는 9시부터 20시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약 22분 동안 1.32km 구간을 순환해 예당호를 둘러보고 다시 돌아오는 코스였다. 창문은 개폐가 가능한 구조였는데 추운 겨울이라 닫으면 김이 서리고, 닫아도 어느 정도 웃풍이 들어 추웠다.




눈이 많이 오는 흐린 날씨라 경관은 기대만큼 아름답진 않았다. 하지만 중간중간 있는 조형물들이 귀여웠고 지역에서 많은 고심과 애정을 들인 게 느껴져 꽤 즐거웠다.






모노레일에서 내려 근처에 위치한 예당호 출렁다리에 갔다. 402m의 길이를 자랑하는 다리는 예산군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라고 한다. 근처에 설치된 음악 분수에서는 LED 불빛을 이용한 공연이 펼쳐진다고 하는데 호수가 얼어 그런지 볼 수 없었다. 더불어 날씨 이슈로 다리도 폐쇄되어 아쉬웠다.




그래도 허락된 구간을 걸으며 겨울 왕국의 운치를 즐겼다. 차가운 계절을 버티는 새들에게선 냉정과 열정 사이 삶의 뜨거움을 엿볼 수 있었다.




어머니가 어릴 적 눈이 많이 오면 만드셨다는 발바닥 꽃의 개를 뒤로하고 호수를 떠났다.


가까운 거리에 어머니 베프의 어머니께서 살고 계셔 급하게 찾은 근처 카페에서 빵을 좀 샀다. 라이크레이크 베이커리카는 호수가 보이는 대형 카페로 독특하게 주차장에 쌍용 칼리스타로 보이는 올드카가 전시되어 있었다. 다만 빵 가격이 비싼 편이었는데도 셀프로 포장을 해야 했던 건 좀 아쉬웠다.




어머니 친구의 어머니 댁에 들러 짧은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 길엔 계속 서 계신 모습이 얼마 전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를 떠오르게 해 찡했다. 하염없이 뒷모습을 바라봐 주는 사랑의 가치를 새삼 깨닫는 겨울이다.

뜻밖의 장소에서 이세계의 평촌초등학교를 마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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