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이탈리아 기행_6일차(1)_피렌체_스타디오 아르테미오 프란키·곱창버거기행/해외(유럽) 2020. 3. 29. 16:16
어느새 피렌체의 마지막 날이다. 8시까지 푹 자고, 아침은 조식으로 때웠다. 8시 50분쯤 나와 어제 가려던 피오렌티나의 홈구장, '스타디오 아르테미오 프란키(Stadio Artemio Franchi)'로 향했다.
가는 길이 우연찮게 피렌체의 주거지역이었다. 산들거리며 부는 아침 공원의 바람도, 고요 속에 하루를 준비하던 그들의 일상도 너무 좋았다.
걷다 보니 피렌체 캄포 디 마르테 역(Firenze Campo di Marte)도 나왔다. 뭔가 낯익은 느낌의 작은 역이었다.
역 위의 육교를 통해 철도를 가로지를 수 있었다. 소박한 풍경과 뻥 뚫린 느낌이 좋았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아주 잠시나마 육교 위에 서서 피렌체의 또 다른 얼굴을 마음에 담았다.
그렇게 총 3~40분 걸어 마침내 스타디움에 도착했다. 저 멀리 이 경기장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부터 설렘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위치나 겉모습은 왠지 안양종합운동장을 연상케 했는데, 어떤 특별함이 이곳으로 하여금 내 심장을 이토록 나대게 했다.
경기장 앞에서 독일에서 왔다는 독일 부자 관광객을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은 아이의 설렘이 내게도 전해졌고, 정말 보기 좋았다.
이어 스타디움 맞은 편에 위치한 구단샵에도 갔는데, 역시 소름끼치게 좋았다.
익숙한 선수들의 이름과 유니폼, 그리고 내 마음을 물들인 보라색의 향연! 유니폼을 하나 살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참았다. 이미 ACF 피오렌티나 기념품으로 마그넷을 샀고, 전반적인 가격이 생각보다 비쌌다.
두 손에 진 건 없었지만, 마음 가득히 충만함을 안고 나와 스타디움을 한 바퀴 돌았다.
볼수록 안양종합운동장과 닮은 느낌적인 느낌. 지난 밀란과의 경기가 홈 경기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다시금 느꼈다. 그래도 피렌체까지 와서 내가 이 경기장을 직접 보다니! 감사한 삶이다.
낭만적인 만남을 뒤로 한채 아쉽지만 아쉽지 않은 발걸음을 돌렸다.
왔던 길도 돌아가면 다른 길이 된다.
그새 해가 중천에 떴다.
갈 때 거쳤던 공원을 다시 지났다. 그새 아이들이 많아져 시끌시끌 또 다른 활기가 돌았다.
이른 시간, 인적이 드문 피렌체 뒷골목을 마지막으로 누렸다.
숙소 근처로 다시 돌아와 지하 예배당에 가려다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했다. 점심으로 곱창버거를 먹으러 중앙시장 네르보네(Da Nerbone)에 두 번째로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또 쉬는 날...* 극적으로 근처 가죽시장 내에 위치한 곱창버거 집을 찾아 먹었다. 포스 넘치는 할머니가 셰프셨는데, 맛은 있지만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탓에 기대보단 별로였다. 그래도 매콤한 소스와 곱창의 조화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숙소에서 짐을 챙겨 그새 익숙해진 길을 따라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으로 갔다. 마침내 오른 로마행 완행열차! 사람도 어마어마하게 많고, 시끄럽고 심지어 기차서 담배냄새도 났지만 기분이 좋아 마냥 좋았다. 아무노 내 기분을 막을 수 없다..! 단테와 베아트리체, 메디치와 미켈란젤로, 아오이와 쥰세이...* 수많은 이름이 숨쉬던 피렌체. 나의 아오이는 없었지만 헛헛했던 내 가슴을 낭만으로 든든히 채워줬다. Grazie 피렌체....!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 이제 약 2시간 30분 뒤면 아시시다!!!
728x90반응형'기행 > 해외(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 이탈리아 기행_6일차(3)_아시시_코무네 광장·산 루피노 대성당·산타 키아라 성당·누오바 성당(feat.인생 젤라또) (0) 2020.09.06 2017 이탈리아 기행_6일차(2)_아시시_아시시역·성 프란치스코 대성당(feat.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0) 2020.04.19 2017 이탈리아 기행_5일차(5)_피렌체_미켈란젤로 광장·피렌체 버스킹(feat. 석양, 일몰, 야경) (6) 2019.04.07 2017 이탈리아 기행_5일차(4)_피렌체_우피치 미술관(feat. 보티첼리·레오나르도 다 빈치·카라바조...*) (0) 2019.04.07 2017 이탈리아 기행_5일차(3)_피렌체_산 마르코 광장·산티시마 안눈치아타 광장·일 타르투포 (0) 2019.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