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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고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문화생활/전시 2021. 10. 23. 00:53
평일 휴가를 이용해 어머니와 함께 '요시고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에 다녀왔다. 어떻게 보면 '여행'을 주제로 한 전시전이라 코로나19로 답답한 사람들이 더 몰리는 것 같다. 월요일 오전인데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중정이 독특한 그라운드시소 서촌을 구경하며 30분 정도 기다려 입장했다.
건축, 다큐멘터리, 풍경을 세 가지 주제로 분류된 총 3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요시고라는 이름만 보면 왠지 일본 작가일 거 같은데 알고 보면 계속 나아간다는 의미의 'Yo sigo'라는 스페인어에서 유래한 작가명이라고 한다.
처음으로 마주하는 파트는 건축이다. 작가가 포착한 건축물의 특유한 선과 특정한 시간의 빛이 잘 어우러졌다.
이어 마주하는 파트는 다큐멘터리다. 그가 관찰자가 되어 기록한 순간들이 사진으로 남아있었다.
각자의 여행 타입을 알아보는 간단한 테스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요시고의 작품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다페스트가 나왔다. 언젠가 헝가리에 갈 수 있기를...*
두바이에서 찍은 사진들을 전시하는 방에는 조그만 모래사장이 조성되어 현장감을 높여줬다.
바르셀로나를 가로지르며 찍었다는 리우 아발 프로젝트는 영상과 도록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작은 공간을 잘 활용해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여주려는 고민과 지혜가 엿보인다.
전시장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니어서 금세 마지막 파트인 풍경에 이르렀다. 작가의 고향인 산 세바스티안에서 찍은 사진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해외 휴양지의 찰나를 간접 체험하게 하는 작품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작가의 진지한 코멘터리가 많이 와닿았다. 풍경, 관광 등을 관찰하고 포착하는 시선에 공감이 가기도 하고 조금은 다른 나의 견해를 되짚어 보게 했다.
어머니와 함께한 덕에 이번 전시의 제목인 '따뜻한 휴일의 기록'에 충실한, 충만한 시간을 보내고 기록할 수 있었다.
우키요에를 떠올리게 하는 강렬한 색감의 사진들도 있었다. 같은 장소여도 무엇을 어떻게 보고자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다른 결과물로 이어지는 게 새삼 신기하다.
계단 사이 숨겨진 Greetings From 프로젝트와 끊임없이 파도치던 영상이 담긴 사이니지까지 감상하고 나왔다.
젊은 사진가의 사진과 이야기는 평범한 듯 비범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은 이들이 귀 기울여주다니 참 멋지고 부럽다. 나도 무언가의 창작가로서 'Yo sigo'(계속 나아가다)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의 전시를 통해 나름의 영감과 힘을 얻고 간다. 무엇보다 어머니가 전시를 보며 좋아하시고 서로 사진도 찍어줄 수 있어 더 행복했다. Gracias, Yosigo! Yo seguiré?!
다정하게 문화생활을 마치고 근처에 위치한 칸다소바에서 마제소바, 돼지껍데기 아부라소바를 하나씩 시켜 먹었다. 둘 다 맛있었다. 마제소바는 멸치젓갈 같은 향이 진했고 아부라소바는 달짝지근한 돼지껍질이 잘 어우러졌다. 서비스밥이 있어 면을 먹고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 먹을 수 있었다. 비빔밥은 마제소바가 더 나았다. 펌킨스파이스라떼 한잔하며 어머니와의 데이트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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