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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_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환기미술관_김환기의 그랜드 투어 '파리통신'문화생활/전시 2021. 9. 28. 22:27
제목부터 설레는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전시를 보기 위해 오랜만에 전철을 타고 덕수궁으로 향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은 볼 때마다 참 고풍스럽게 멋지다.
제목 그대로 '미술이 만났을 때'를 주제로 근대 문학인과 미술인들의 관계와 삶, 작품 등을 조명하는 기획이었다.
귀한 작품들이 많았다.
'삽화'라는 장르를 통해 자연스럽게 글과 그림이 만나는 접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진달래꽃,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의 초판본이 모여있는 공간이 제일 가슴 설레고 좋았다. 기둥 뒤 빼꼼 숨어있는 망향은 피식 웃음을 자아냈다. 왠지 시집이 '왜 사냐건 웃지요'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이번 전시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문인과 화가들의 개별적인 관계는 특히 흥미로웠다. 관계에 대한 설명을 통해 개별적인 인물이 보다 입체적으로 느껴졌다.
이중섭, 장욱진, 김환기 화백의 그림과 여러 작가들의 글 그리고 직접 쓴 원고도 볼 수 있었는데 하나하나 울림이 있었다.
화가들도 다들 어찌나 말씀을 잘 하시고 글도 잘 쓰셨던지 정말 감동이 큰 관람이었다!
감격한 마음을 안고 환기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본관에서 김환기의 그랜드 투어 '파리통신' 전을 관람했다. 전시 촬영은 불가했다. 천천히 둘러보며 김환기 화백이 파리에서 빚어낸 심상을 독창적 조형언어와 '시정신'이라는 예술철학으로 확립하는 과정이 조금은 느껴졌고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더불어 그가 이뤄낸 세계가 너무 아름다운 동시에 서글플 정도로 까마득했다. 비트라유(스테인드글라스)를 비롯해 공간 곳곳에 묻은 김향안 작가의 사랑과 그리움도 감동적이었다.
엽서 3장을 홀린 듯 사고 별관, 달관까지 잘 보고 나왔다. 수향산방에 있던 김향안, 파리의 추억도 너무 좋았다. 향안과 수화의 시간들이 전해지는 듯했다. 모든 생활이 예술적임에도 자기만의 세계를 이뤄낸 예술가는 특별한 존경심을 자아낸다. 숙명을 감내하고 필연적으로 이른 아름다움이 감동을 주면서도 서글플 정도로 아득했다. 그럼에도 나름의 삶과 '시정신'을 잘 가꿔야겠다는 다짐으로 하루를 갈무리했다.
P.S.
마음에 온기를 가득 채워 집에 돌아오는 전철에서 하루살이 한 마리가 읽던 책에 착륙했다. 마음으로 '내 너를 밖으로 무사히 모셔다 주마'라고 이야기하고 독서를 멈추고 노심초사하며 탈것으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몇 개의 역을 지나 밖으로 나와 이제 이륙하라고 읊조렸더니 신기하게도 조금 있다가 날아갔다. 마침 읽던 책의 제목은 '연중무휴의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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