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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자전거길(경북)_(2)_울진_등기산 스카이워크·월송정인증센터·망양휴게소인증센터·울진은어다리인증센터·울진종합버스터미널기행/자전거 2025. 1. 1. 13:59
생각보다 점심시간을 길게 가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1시가 넘었다. 다시 열심히 달리다 등기산 스카이워크를 마주했다. 멋져 보였는데 마음에 여유가 없어 그냥 지나쳤다.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을 지나 2시쯤 월송정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월송정은 관동팔경 중 하나라는데 그 입구에 인증센터가 있다. 그새 또 지쳐 식혜 한 잔 마시며 잠시 쉬다 이내 다시 출발했다.
목표한 여정의 절반 이상 오니 피로도가 많이 느껴졌다. 동시에 직전에 갔던 동해안 자전거길 강원 구간 종주 덕분인지 그때보단 갈 만했다. 틈틈이 쉬고, 새로운 풍경을 눈으로 가슴에 담으며 부지런히 두 바퀴에 힘을 전했다.
망양휴게소인증센터에 도착하니 4시가 다 됐다. 휴게소에서 보이는 바다가 아름답다는 후기를 봤었는데 진짜 멋지더라. 마지막 인증센터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울진에서 서울로 가는 마지막 버스가 5시 30분쯤이라 택시나 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가야 하나 고민했다. 왠지 남은 길이 평지 같아 보여 자전거로 끝까지 가기로 결정했다.
울진 시내에 가까워져서 그런지 확실히 지형이 평평했다. 달리다 물개바위를 볼 수 있었는데 진짜 바위 위에 물개가 누워 쉬고 있는 것 같아 신기했다.
동해안 자전거길 구간 대부분이 그랬지만 공도를 차와 공유해 달리기에 은근 위험하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해외 봉사의 가르침을 활용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저 멀리 울진 왕피천 케이블카가 보이기 시작하니 어쩔 수 없이 가슴이 뛰었다. 이제 정말 거의 다 왔다. 대학 시절 라오스 해외봉사에서 현지인 혹은 학생 봉사자들이 힘들어할 때면 자주 뱉던 말이기도 하다.
5시 안 되어 마침내 울진은어다리인증센터에 도착했다. 거의 다 왔다는 성취감 덕에 도파민이 많이 분출됐는지 막판 스퍼트가 주효했다.
뿌듯한 마음으로 울진은어다리를 구경하고 울진종합버스터미널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의미 부여를 좋아하는데 사실 포항 여행을 함께한 친구들과 같이 봉사하며 더불어 친해졌던 곳이 울진이었다. 사랑으로 이어진 공동체의 지지를 뒤로하고 혼자 떠난 자전거 여행길은 고됐지만 동시에 선선하니 푸르렀다. 넘실대고 일렁이는 가을날은 참으로 아름답더라. 충만해져 울진종합버스터미널에 가니 5시쯤이었다. 동서울버스터미널로 가는 17:35 막차를 타는 게 목표였는데 그보다 이르게 도착해 17:15 차를 탈 수 있었다.
친구가 준 꿀호떡과 연수횟집에서 받은 삶은 달걀을 먹으며 창밖을 구경했다. 버스는 울진에서 출발해 강원도를 거쳐 서울로 향했는데 얼마 전 동해안 자전거길 강원 구간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던 삼척 임원도 지나가더라. 동서울종합터미널에 도착하니 거의 10시였다.
인덕원역에 도착하니 11시가 다 됐다. 감사하게도 부모님이 와 주셔 편하게 귀가했다. 이제 동해안 자전거길 중 속초에서 고성까지의 구간과 섬진강자전거길만 가면 국토완주 그랜드슬램 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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