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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자전거와 만나다(브롬톤 P6R 템페스트 블루) + 자전거로 동네 한 바퀴(백운호수부터 평촌까지)기행/자전거 2024. 5. 18. 11:24
벼르고 벼르다 오랜만에 새 자전거를 들였다. 오래 탄 하이브리드 자전거도 같이 서울부터 부산까지 국토종주도 다녀오고 잘 타고 있었지만 체형에 비해 작아 불편했다. 예전에 큰맘 먹고 설리 투어링 자전거를 샀다가 그 자전거에겐 한반도가 좁다는 걸(?) 깨닫고 금방 처분했었기에 어떤 자전거를 살지부터 고민이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적당히 가볍고 범용성이 좋은 그래블 자전거였지만 대중교통 이용 등 활용도가 높은 미니벨로도 눈에 띄었다. 그중 가성비는 떨어지지만 가심비가 좋기로 유명한 브롬톤을 샀다. 원래는 핸들바가 높은 H바 모델을 사려고 했는데 꽤 오랜 눈팅 끝에 좋은 매물이 떠 P바가 장착된 P6R 모델을 구매했다. 확실히 전에 타던 자전거보다는 핸들바가 높아 지오메트리가 상대적으로 편하다.일 년에 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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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광주 기차 여행_광주송정역·장애인 콜택시·서울역기행/국내 2024. 5. 17. 23:01
대학 시절 장애 학생 도우미를 했었다. 그러다 정작 내가 발목을 다쳐 한 달 넘게 목발을 짚고 통학하고, 학교에선 휠체어로 다니기도 했다. 그때 장애 학생 친구들에게 여러모로 고맙고 미안했다. 내가 조금은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장애의 문턱이 학교 곳곳에 도사리고 있단 걸 뒤늦게 깨달았고, 또 시각 장애를 지닌 친구가 내 휠체어를 밀어주면 내가 방향을 알려주는 등 오히려 도움을 받기도 했다. 특히 학교 축제 때 휠체어에 탄 채로 다른 친구의 전동 휠체어를 잡고 함께 했던 축제 드라이브는 여전히 생생히 기억나는 추억이 되었다. 대부분의 관계가 그렇듯 한동안 그 친구들과도 뜸했었으나 어떻게 하다 보니 오랜만에 연락이 닿고 광주 여행을 가게 됐다. 함께 또 따로 가기로 했는데, 나는 용산역에서 후배 한 명과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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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_구본창의 항해문화생활/전시 2024. 5. 6. 16:52
지난 3월, 어머니와 전을 보기 위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 다녀왔다. 어머니는 자꾸 내게 같이 와 줘 고맙다고 하시지만 나야말로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다.구본창 작가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현대 사진가 중 한 명이다. 유다빈밴드의 동명의 대표 곡이 떠오르는 이번 전시는 그의 회고전으로 소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수집한 여러 사물과 다양한 작품 등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애정하고 존경하는 헤르만 헤세, 파울로 코엘료 등 여러 형님들의 이야기도 같이 마주할 수 있었다.거장들은 대부분 각자 자기만의 고유한 예술 세계가 있고, 보통 그 세계는 언어로도 정립되어 있는 것 같다. 무료임에도 볼거리가 풍성했다. 동시대에 살아있는 거장의 삶을 함께 거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나 의미 있었다.간 김에 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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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클립스(ECLIPSE) - 소나기 (선재 업고 튀어 OST Part 1)문화생활/음악 2024. 5. 5. 22:58
얼마 전 본 웹툰에서 스스로 깎아내리는 건 내가 나를 너무 사랑해서 선수를 치는 거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 부분이 꽤나 경종을 울렸다. 나는 평소 연애에 대해 자학 개그를 즐겨 하는데 이게 일종의 방어기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뒤늦게 했다. 마침 지인들과 소소하게 회자되었던 영상 중 하나는 피식대학의 '너드학개론: 사랑'이었다. 정재형 님이 유머로 승화한 콘텐츠에 담긴 내용들은 처음엔 웃겼으나 점점 미소를 앗아갔다. 가까운 지인은 나를 보고 자학형과 돌진형이 융합된 순정형 인간(?)으로 정의했다.딱히 설렐 일이 없이 씁쓸함을 느끼던 차에 우연히 요즘 핫한 '선재 업고 튀어'라는 드라마를 정주행했다. 첫사랑물 처돌이(?)로서 '그 해 우리는' 이후로 오랜만에 가슴 뛰는 이야기를 만났다. 친한 친구는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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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태백·동해_3일차(2)_추암해변·추암 촛대바위·북평민속시장·호산빵집기행/국내 2024. 5. 5. 22:26
기암괴석이 늘어선 해안절벽과 아름다운 백사장이 유명한 추암해변으로 이동했다. 근처에 공영 주차장이 꽤 크게 있으나 차가 그 이상으로 많아서 주차하는데 꽤나 애먹었다.계단을 오르면 금방 추암 촛대바위를 볼 수 있다. 어릴 적 TV 속 애국가 영상에 나오던 촛대바위가 바로 이 바위다. 바닷가에 홀로 솟아 있는 모습이 위태로운 듯 굳세 보였다. 유명한 관광지라 특히 사람이 많았다.근처에 출렁다리도 있다. 기암괴석들을 색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었다.마지막으로 북평민속시장에 갔는데 오늘은 오일장 날이 아니라 딱히 볼 게 없었다. 북평5일장은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다던데 나는 그냥 소도시 구도심 산책 느낌으로 즐겼다. 우연히 발견한 호산빵집에서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꽈배기, 도너츠를 사서 집으로 출발했다. 평창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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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태백·동해_3일차(1)_한섬해수욕장·팔복칼국수·동해닭강정기행/국내 2024. 5. 5. 21:25
5시쯤 기상해 쉬다 해돋이를 보기 위해 6시 20분쯤 나왔다. 한섬해수욕장 가서 동트는 걸 보며 감탄하고 감동했다.혼자 일출을 보고 있는 나에게 어떤 아주머니가 갑자기 말씀을 거시더니 사진을 찍어주셨다. 이런 소소한 호의가 내게는 살아갈 양분이 된다. 처녀 때 사진을 찍으셨다며 지으시던 미소가 여전히 싱그러우셨다. 나도 그런 어른이 되어야지. 한 번 더 해변을 걸으며 한섬해변과의 조금 더 친해졌다. 나중에 누군가와 다시 찾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소한 듯 특별한 행복을 많이 누렸다.동네 한 바퀴 걸으며 여운을 즐긴 뒤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비상식량이던 견과류, 초콜릿에 어제 마시다 남은 커피에 맥심 샷 추가해 곁들이며 하루를 준비했다.10시 넘어 체크아웃하고 나오다 친구가 예전에 줬던 잠만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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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태백·동해_2일차(3)_삼본아파트·서울의 숲·피그모텔·한섬해수욕장(한섬해변)·한섬감성바닷길·한섬해안길·냉면권가기행/국내 2024. 5. 5. 07:49
개인적으로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를 참 좋아한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여주인공 은수의 집으로 나왔던 곳이 바로 동해 삼본아파트다. 숙소로 향하다 우연히 삼본아파트 마주해 뜻밖에 감성에 젖었다. 어디선가 "라면...먹고 갈래요?"라는 은수의 고백 아닌 고백과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멋쩍게 묻던 상우의 서글픈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김윤아가 부른 동명의 주제가 '봄날은 간다'를 생각하며 잠시 동네를 거닐다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내비게이션이 길을 이상하게 알려줘 생각지도 못한 서울의 숲에 닿았다. 2022년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동행시 발한동 산불피해지에 서울시와 동해시 공동협력 사업으로 조성되는 숲이라고 한다. 아직은 다소 황량하게 느껴졌는데 언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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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태백·동해_2일차(2)_초당쫄면순두부·도째비골 해랑전망대·도째비골 스카이밸리·묵호등대·거동탕수육·논골담길기행/국내 2024. 5. 1. 22:33
동해에 도착하니 어느덧 11시가 넘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맛집으로 유명한 초당쫄면순두부로 향했다. 오픈하고 얼마 안 된 시간인데도 벌써 웨이팅이 있었지만 대합실이라는 이름의 대기실 겸 무인 카페가 있어 기다리기 편했다. 20분의 웨이팅 뒤 마침내 입장했고, 혼자라 혼자 온 다른 분과 합석했다. 눈치 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자리가 편친 않아 좀 급하게 먹고 나왔다. 넉넉하고 맛있게 먹었지만 개인적으로 기대에 비해선 평범했다. 바닷가로 이동해 도째비길 쪽 노상 주차장에 간신히 주차했다. 사람도 많고 확실히 관광지 느낌이 난다. 바로 앞 도째비골 해랑전망대를 구경했다. 도째비는 도깨비의 강원도 방언으로 이 골짜기에 도깨비가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한다. 도깨비방망이를 형상화한 해상 보도 교량 겸 전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