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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민의 의왕 무민공원 탐방기일상/일상 2024. 1. 7. 22:50
꽤 오랜 기간 공사가 진행됐던 공간이 '의왕 무민공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다. IP가 비쌀 것 같은 핀란드 대표 캐릭터인 무민을 테마로 한 점은 좀 뜬금없게 느껴진다. 기사에 따르면 개장식에서 김성제 의왕시장은 “무민이 추구하는 가족애, 사랑, 모험 정신,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모습 등이 의왕시가 추구하는 친환경적인 가치와 맞아떨어져 무민을 활용한 공원을 조성하게 됐다”라고 했단다. 동네에 무민공원이 생겼다는 소식에 호기심이 생겨 무민 원작을 읽어 봤는데 개인적으론 물음표가 가시지 않았다...* 아무튼 아직 한적한 동네에 놀이터와 나름의 포토 스팟이 생겼다. 여기저기 하마를 닮았으나 알고 보면 북유럽 신화 속 요정 트롤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이 반긴다. 밤에 오면 조명이 켜져 또 다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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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3(GMF)문화생활/공연 2024. 1. 7. 22:34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일명 GMF는 2007년부터 이어져 온 특히 역사가 깊은 음악 페스티벌이다. 인디 음악에 푹 빠져 있던 대학 시절부터 가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여태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다. 오랜 동무가 홀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를 얻어 급작스럽게 가게 됐다. 공연 전날이 사랑이 형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꼭 일 년이 되는 날이었는데, 그리운 마음을 알았는지 꿈결에 온기와 촉감을 느끼다 깼다. 덕분에 조금 촉촉해진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미리 검색해 보니 그민페는 다회용기에 김밥 같은 걸 포장해 가면 좋다는 후기가 꽤 많았다. 오전에 결혼식에 들렀다가 김밥을 사려고 했는데 일요일이라 휴무인 곳이 많았고 심지어 영업일이지만 사장님이 잠시 외출 중인 곳도 있었다. 무려 40분 만에 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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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_포니의 시간문화생활/전시 2024. 1. 4. 21:40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2023년 10월 8일까지 열렸던 포니의 시간 전시에 부모님과 다녀왔었다. 원래 주차가 되는데 자리가 없대서 아쉽게도 근처에 주차해야 했다. 주차 공간이 아주 넓지는 않아 이 점을 미리 참고하고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전시는 현대자동차의 헤리티지를 살려 뭔가 레트로 감성을 살린 느낌이었다. 여러 콘텐츠는 물론 다양한 포니와 최근 컨셉카까지 볼 수 있었다. 여러 포니 중 개인적으로 갈색 Pony wagon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TMI긴 하지만 나의 애마도 갈색 현대자동차라 애칭이 포니다. 그래서 더 끌렸던 것 같다. 실용적인 왜건 형태에 각진 디자인도 취향을 저격했다. 그 유명한 N vision 74과 포니 쿠페 컨셉카 실물도 볼 수 있었다. 포니와 같은 시대를 살아낸 부모님이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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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김동률 콘서트 'Melody'문화생활/공연 2024. 1. 4. 21:23
지는 해조차 예사롭지 않던 날, 마침내 김동률 콘서트에 갔다. 같이 보기로 한 친구들과 만나 설레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입장했다. 남미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일주일도 되지 않아 아직 시차 적응이 덜 되어 좀 피곤했지만 공연이 시작하니 피로조차 사치였다. The concert, 사랑한다는 말로 시작해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그게 나야, 황금가면, 기억의 습작 등 나의 여러 시절을 관통해 지금도 사랑해 마지않는 명곡들의 향연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공연의 이름이자 대미를 장식한 Melody는 정말 감동의 절정이었다. 한 곡 한 곡 다 너무 울림이 컸다. 큰 감동으로 몇 번이나 울컥였는지 모르겠다. 김동률이 장르요 나라다(?)...! 마음이 터져라 내적으로 열창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자연재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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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톤스(Peppertones) - GIVE UP문화생활/음악 2024. 1. 4. 19:57
수년째 간절한 바람들이 잇달아 뜻과는 다르게 흘러가며 내심 많이 지쳤던 것 같다. 행복한 순간도 있었고, 기대를 비웠다며 자조 섞인 농담으로 웃어 보이기도 했지만 사실 가장 가까운 감정은 슬픔이었다. 마음 같지 않은 게 인생이라고 생각하면서 오래 기다려 온 무언가나 누군가조차 바라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시작했다. 하지만 역설적인 그 마음이야말로 교만이고 욕심이 아니었나 싶다. 최근 본 영화에서 마주한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라는 문장은 묘한 위로가 되었는데, 바라지 않던 풍파나 역풍도 결국 하나의 바람이었다. 일, 삶, 사랑 등 많은 것 앞에 여전히 초라함을 느끼지만 최선을 다했던 스스로의 떳떳함까지 비하할 필요는 없다. 막막하고 먹먹할지언정 부디 '절망이여 나를 포기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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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 오랫동안문화생활/음악 2023. 12. 15. 00:10
여느 때와 같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또 여느 때와 같이 금세 연말에 이르렀다. 작년은 오랜만에 굳게 다진 의지로 시작했으나, 수차례 위기를 지나 결국 그 뜻이 꺾인 채로 마무리됐다. 무언갈 간절히 바라면 그게 욕심이었음을 깨닫는 게 주어진 주제 혹은 몫인 것만 같아 올해는 가능하면 매사에 겸허하려고 노력했다. 아니... 사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일, 관계를 비롯한 많은 것들이 기대를 비워 줬다. 그 와중에 항상 고마운 존재들이 선사한 행복은 과분했지만 왜인지 정말 바라는 일들은 매번 이뤄지지 않았다. 스스로 미약함을 깨닫는 만큼 꿈의 크기는 작아진다. 요즈음엔 반복되는 일상도, 다시 찾아온 새해도 조금 덧없게 느껴진다. 약간 무력하긴 하지만 우울은 아니다. 다만 개인의 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초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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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빠니보틀x연봉인상 볼런투어봉사 이야기/국내봉사 2023. 12. 6. 22:37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빠니보틀 님과 연마다 봉사를 늘리는 단체, 연봉인상의 콜라보(?)로 팬미팅과 봉사를 겸한 행사가 있었다. 봉사에 여행을 더한 '볼런투어' 컨셉이라 1박 2일로 진행됐다. 일정을 마치고 이틀 뒤 바로 남미로 출국해야 했지만 작년에 너무 행복했기에 큰 고민 없이 결심이 섰다. 집합 시간에 맞춰 국립현충원에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국가보훈부, 패밀리타운, 르 아르베이 그리고 연봉인상 팀에서 준비해 주신 단체 티셔츠와 여러 기념품을 감사히 받고 옷을 갈아입으니 새삼 실감이 났다. 'The 우리 형', 빠니보틀 님도 이미 와 계셨다. 백여 명의 봉사자는 총 여덟 조로 나뉘었는데 나는 4조에 배정되었다. 아주 오랜만에 처음 보는 이들과 귀한 어색함을 느꼈다. 국가보훈부의 지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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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즈 켄시(米津玄師) - 지구본(地球儀)문화생활/음악 2023. 12. 3. 22:32
개인적으로 여러 일이 겹치며 허무가 커진 채로 12월을 맞았다. 다행히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우울까지 이르진 않았지만 헛헛함은 어쩔 수 없다. 정말 인생은 내 마음 같지 않고 조금만 방심하면 뒤통수를 후린다. 잘 못 산 것 같다는 생각이 괜히 자꾸 고개를 들고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고민이 새삼 또 자랐다. 그런 시기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봤다. 사전에 작품이 난해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론 재밌게 봤다. 주인공 마키 마히토는 눈썹을 비롯해 여러모로 상당히 자전적인 캐릭터 같다고 느껴졌다. 소년부터 할아버지까지 작중 많은 인물 속에서 감독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했다. 위대한 화가들도 말년의 그림에선 더하기보단 빼기에 집중한 경우를 많이 봤었는데 왠지 이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