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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 -11부, 그의 한계관심사/기타 2014. 5. 4. 21:34
나는 사실 드라마를 잘 안 본다.
보통 16부 이상인 드라마를 다 보기도 힘들 뿐 더러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희경 작가님의 드라마는 다 챙겨 보는 편이다.
그 이유는 바로 '그들이 사는 세상'때문.
나 고3 때 방영하던 거니 벌써 꽤나 시간이 흐른 드라마가 됐다.
이 드라마가 10월 말부터 방영했고 우리의 수능이 11월 초중반이었으니...
또래 여자애들은 본방으로 많이 봤었던 걸로 기억한다.
무튼 나도 언론인이라는 꿈을 꾸던 시절이었으므로
언젠가 꼭 봐야지... 꼭 봐야지 하다가 군대에 갈 때까지 못 봤다.
그렇게 군대에 가고 4.2" 박격포 그리고 장갑차와 함께 참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참 빠르더라,
어느새 또 시간은 흘러 휴일에 내게 리모컨이 쥐어졌다.
나는 보통 휴일에 다큐나 영화 한편 보고 이후엔 다른 후임들과 돌아가면서 선택했다.
무튼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그사세가 쿡티비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군대에서 그사세를 다 보았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는 드라마에 이렇게 인생 얘기를 깊이 있고 따뜻하게 담을 수 있는 줄 미처 몰랐다.
정말 재밌게 봤다.
송혜교 씨가 정말 예쁘게 나오고 매력적이지만 나는 '지오 선배'로 분한 현빈이 참 멋있었다.
그는 이 드라마 안에서 정말 능력 있고 정의감에 불타는 멋진 사람이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가족 안의 갈등, 본인의 콤플렉스, 쪼잔함 등 인간적인 고민도 많이 안고 있다.
그래서 이 캐릭터가 더 멋있고 좋았다.
그리고 그런 다소 못난 부분들이 참 공감이 많이 갔다.(못난 부분에 한정 지어) 내가 아는 캐릭터 중 나랑 비슷한 캐릭터...*그렇게 그사세를 보고 나는 다시 열심히 군 생활을 했다.
보직 특성상 몸을 담보로 하는 보직이라 많이 다치기도 하고 또 다쳐도 훈련할 땐 내색할 수도 없고
용기 내서 말해도 군대 특성상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몸이 여기저기 살짝 고장 났다.
근데 그거까진 괜찮았는데 멍청하게 제대를 한 달여 남기고 눈을 다쳤다.(이유는 안 알랴줌)
그때 정말 실명할 뻔했다. 처음엔 부모님 걱정하실까 봐 집에도 안 알렸다가 다치고 한 며칠 지나서야
국군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알렸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국군병원까지 가는 과정에서 운도 좋았던 거 같다. 그 상태로 1주일 동안 방치될 뻔했네. 군대란...*)암튼 그때 실명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말 많이 힘들었었다.
정말 외롭고 두려웠다.
내 눈은 예전보다 약해졌지만 그래도 다행히 걱정했던 실명, 안와 골절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그렇게 그 시기를 지나고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문득 몇몇 그사세 에피소드들이 떠올랐다.
먼저 눈이 외상으로 실명의 위기에 처하면 진짜 순간적으로 세상이 하얗게 변한다.
그사세 화이트아웃 에피소드처럼.
그리고 실명할 수도 있다는 그 두려움이 정말 사람을 너무 약하게 만든다.
드라마 속 현빈이 분한 '정지오'처럼.
그래서 드라마이긴 하지만 이 밑에 에피소드가 난 너무 마음 아팠다.
눈을 다쳐본 이후에 봤을 때 더 많이 아팠다.
가족 문제, 실명, 사는 일 등이 복합된 저 상황을 난 너무나 잘 알기에.
노희경 작가도 배우들도 참 대단한 것 같다.
어떻게 알았지?
P.S. 괜찮아, 사랑이야 기대된다...*
P.S.2
이 글을 쓰게 만든...인터넷에서 오랜만에 마주친 그사세~
11부, 그의 한계 중 일부.
준영 :
장난도 아니고, 엄마 때문도 아니면..
진심이란거야?
지오 :
...너는.. 내가 생각한 거보다 더 잘났고,
우리집은 니가 생각한 것보다 더.. 형편없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걸 굳이
뛰어넘을 생각도
하기 싫을만큼 피곤하고,
암튼, 너는 나하고는 그만 보는게 나을 것 같다.
준영 :
또 또 심각하게 나온다, 또.
지겨워 진짜, 그 놈의 심각병.
오늘은 자.. 나도 피곤해.(나가려하면)
지오 :
키 두고 가.
준영 :
하.. 뭐가 문제야?
지오 :
갑자기 너랑 나랑 무슨 대단한 사랑을 한다고,
내가 이렇게 초라한 기분을 느껴야 되는지
그 이유를 아무리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관둘라고, 키 두고 가.
준영 :
넌 정말 가끔 정말, 정말 정말 이상해, 그거 알어?
보름동안 24시간밖에 못자서 골이 딩딩거려.
내일 보고 다시 얘기해.
.
.
.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
누군,
그게 자격지심의 문제이고,
초라함의 문제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문제이고,
사랑이 모자라서 문제이고,
너무나 사랑해서 문제이고,
성격과 가치관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어떤 것도 헤어지는 데
결정적이고 적합한 이유들은 될 수 없다.
모두,
지금의 나처럼 각자의 한계일 뿐.
-11부, 그의 한계
그들이 사는 세상
- 정보
- KBS2 | 월, 화 21시 55분 | 2008-10-27 ~ 2008-12-16
- 출연
- 송혜교, 현빈, 엄기준, 배종옥, 김갑수
-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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