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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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이타주의자_이타적 이기주의자의 탐독기문화생활/책 2021. 1. 10. 22:11
(2018년에 쓴 글) 왠지 냉정과 이타주의는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진다. 적어도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한 나는 그렇게 느꼈다. 하지만 굳이 이타주의와 양립하는 단어를 꼽자면 이기주의가 더 가깝지 않을까. 이런저런 조금은 편협한 생각이 책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었다. 때때로 섣부르고 일방적인 이타주의로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나는 이타주의자라기보다는 이기주의자에 가깝다. 다만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참가한 소록도 봉사에서 남을 향하는 ‘이타주의’에 가까운 행동을 하였을 때, 오히려 내가 더 행복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굳이 규정하면 이타적 이기주의라고나 할까. 그 이후로 나는 그 맛에 빠져(?) 대학시절을 오롯이 국내외 봉사에 쏟았다. 모든 순간 그럴 수는 없겠지만, 대체로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조금 더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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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문화생활/책 2021. 1. 10. 22:08
(2014년에 쓴 글)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스토아학파가 무언지,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누구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에서야 깨닫는다. 이 책에 그런 건 중요치 않았음을. 그래도 명색이 독후감이니 조금 알아보자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5현제의 마지막 황제였다. 그가 5현제의 마지막 황제였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로마제국이 얼마나 어려운 시기였는지 증명한다. 당시 로마제국은 경제적, 군사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다. 그런 시기에 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아우렐리우스는 틈틈이 명상록을 집필했다고 한다. 당시 최고의 권세를 지녔던 로마 황제임에도 그는 스토아학파로서 겸허하게 공동체와 신, 자연을 따르고 지향하며 살 것을 담담히 서술한다. 어쩌면 그가 그렇게 공동체와 우주를 강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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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전력문화생활/책 2021. 1. 10. 22:03
(2014년에 쓴 글)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영웅, 이순신 장군. 얼마 전 영화 ‘명량’ 이후로 그분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인 열풍 수준이다. 나 또한 영화 ‘명량’을 보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 ‘명량’은 영화로서 너무 별로였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을 제대로 표현한 것 같지 않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그래서 많이 실망했고 한편으론 이순신 장군에 대해 정말 제대로, 잘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됐다. 이순신 장군은 그야말로 난세에 영웅이었다. 13척의 배로 133척의 배를 격파한 명량대첩부터 그야말로 영웅에 걸맞은 죽음을 맞이한 노량대첩까지. 그야말로 그는 우리 민족에 신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 또한 한 명의 평범한 사람이었다. 사실 내가 이 책을 통해 정말 알고 싶은 부분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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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문화생활/책 2021. 1. 10. 22:00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중 가장 흔히 겪는 고민은 아마 하고 싶은 것과 해야 될 것 사이에서 겪는 것 같다. 보통 많은 사람들은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살아간다. 그 타협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가끔 삶에 대한 배반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궁금했다. 과연 하고 싶은 대로만 살아가면 어떨지. 이 책을 읽기 전에 그 섬에 내가 있었네의 저자 故 김영갑 선생님은 정말 하고 싶은 것만 하셨던 분처럼 느껴졌다. 이 책을 다 읽으면 저 궁금증이 풀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많은 순간 김영갑이라는 사람과 제주도라는 섬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답지만 외롭기도 했던 섬과 김영갑 작가. 솔직히 고집쟁이 김영갑 선생님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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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잠깨어문화생활/책 2021. 1. 10. 21:57
(2014년에 쓴 글) 다산 정약용.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한국 최대의 실학자이자 개혁가. 목민심서와 거중기 등 수많은 업적들. 다산 정약용 선생을 떠올리면 흔히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상들이다. 조선 최고의 수재 중 한 명인 정약용 선생은 이처럼 많은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또 그를 떠올리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신유사화와 긴 유배이다. 다산 정약용이 아닌 인간 정약용은 참 순탄치 못한 삶을 살았다. 막연하게나마 참 고달픈 삶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런 삶을 이겨내고 어려움조차 승화시킨 그의 삶을 동경했다. 아직 잘은 모르지만 그의 이념, 삶 많은 것에 대해 궁금하고 알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 이렇게 이 책을 만났다. 그리고 뜻밖의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그의 삶으로부터. 사실 나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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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문화생활/책 2021. 1. 10. 21:54
(2014년에 쓴 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개인적으로 참 역설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랑을 하는데 이유가 어딨겠는가. 하지만 한편으론 누구나 한 번쯤 스스로 물어봤을 법한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왜 누군가를 사랑할까? 나 또한 그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때로는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해서 그랬고 또 때로는 그 사랑이 지나간 다음이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참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겪었던 사랑은 시작도 끝도 항상 내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5살. 지금의 내 나이이기도 하고 알랭 드 보통이 이 책을 냈던 시기와 정말 비슷한 나이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참 재밌게 술술 읽었다. 개인적으로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뭔가 그 미숙함이 참 공감 갔다.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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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천재들문화생활/책 2021. 1. 10. 21:44
제목인 사생활의 천재들을 보고 나면 자연스레 사생활이란 단어에 눈이 간다. 사생활이란 무엇일까? 나는 먼저 공과 사로 나누어 구분해보았다. 공적인 생활들을 빼고 나면 남는 것들이 사생활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사생활에 대해 나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책은 카프카의 말을 통해 사생활에 대해 말해준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은 일상(사생활)이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저자인 정혜윤 PD는 영화감독 변영주, 만화가 윤태호, 자연다큐 감독 박수용, 야생 영장류학자 김산하, 청년운동가 조성주, 사회학자 엄기호, 정치경제학자 홍기빈, 천문인 마을 천문대장 정병호라는 8명의 인물들의 사생활과 일상에 관한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인생을 엿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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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문화생활/책 2021. 1. 10. 21:35
인생은 B와 D 사이 C라는 말이 있다. Birth(탄생)과 Death(죽음) 사이의 Choice(선택)로 구성된다는 뜻으로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사르트르의 명언이라고 한다. 수많은 선택들로 이어지는 우리 인생을 참 간결하게 표현한 말인 것 같다. 그의 말마따나 살다 보면 참 많은 선택의 순간, 갈림길 위에 서게 된다. 그리고 매 순간 그 갈림길은 다른 질문들로 우리에게 고민을 안겨준다. 지금만 하더라도 올 한 해 동안 해야 할 것들뿐만 아니라 하고 있는 것들 간에도 많은 고민들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알기 전에 ‘갈림길’이란 제목만 보고도 묘하게 고개를 끄덕였던 거 같다. 갈림길 위에서 고민하는 이유는 아마 갈림길을 포함한 더 넓은 의미의 ‘길’일 것이다. 우리가 선택한 갈림길들이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