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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디자인미술관_앙드레 브라질리에 특별전 - '멈추어라, 순간이여!'문화생활/전시 2023. 3. 7. 22:49
'앙드레 브라질리에 특별전'의 얼리버드 표를 예매한 친구가 유효 기간이 임박해 본인이 못 가는 일자에서야 깨달아 준 덕에 시간이 됐던 내가 보게 됐다. 부끄럽지만 아무 배경지식 없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으로 향했다. 알고 보니 앙드레 브라질리에 형님은 94세의 현역 화가였다. '멈추어라, 순간이여!'라는 전시 부제처럼 한순간을 아름답게 포착한 작품이 많았다. 편협한 해석일지 모르나 감사하며 자연스레 인상주의의 어떤 이름들이 떠올랐다. 한 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을 아름다운 색과 선으로 가득 채웠다. 작품 하나하나 너무 아름다워 그 아름다움에 취해 문득 울컥할 정도였다. 말, 음악 그리고 그의 소울메이트, 아내이자 뮤즈인 '샹탈'에 대한 여러 그림이 자연에 대한 경배와 사랑에 대한 찬가로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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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50주년 기념 한국 공연 - 서울문화생활/공연 2023. 3. 7. 21:44
오랜만에 광림아트센터 BBCH홀을 찾았다. 예전 직장에서 생긴 표로 이곳에서 동생과 뮤지컬을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그새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번엔 홀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 서울을 보기 위해 왔다. 이번 공연은 해당 작품의 50주년 기념 한국 공연이기도 했다. 유명한 작품에 유명한 배우까지 맞물려 사람이 많았다. 나는 마이클 리 배우의 지저스, 한지상 배우의 유다, 김보경 배우의 마리아를 볼 수 있는 회차로 예매했다. 전체 공연은 1부 50분, 인터미션 20분, 2부 65분 정도로 예정됐다. 개인적으로 마이클 리가 연기한 지저스, 일명 마저스가 예배당에서 'get out'하는 장면과 그 외 여러 신에서 진짜 예수님 같아 소름이 돋았다. 한지상 배우가 열연한 유다, 일명 한유다는 인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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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멜로망스 전국투어 콘서트 Festival 수원문화생활/공연 2023. 3. 6. 20:42
표가 생긴 친구가 초청해 줘 함께 '2022 멜로망스 전국투어 콘서트 Festival 수원'을 봤다. 동생 덕분에 익숙한 성균관대 근처를 지나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으로 향했다. 친구 잘 둔 덕에 1열 맨 오른쪽 끝에 앉는 호사를 누렸다. 다른 관중의 뒤통수가 보이거나 무대가 내려다보는 게 익숙한데 부담스러울 정도로 무대와 가까운 자리에서 관람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멜로망스 두 분은 잘 생기고, (둘 다) 노래 잘하고, 끼 많은 사람이었다. 개인적으로 1부보다는 그 밤, 욕심으로 시작한 2부가 너무 벅차고 알찼다. 취중고백, 사랑인가 봐, 선물 등 유명한 노래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보컬 김민석 님이 무대를 넓게 쓰며 가능한 많이 관객들과 눈맞춤을 해 주셨는데 나도 몇 번은 눈을 마주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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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얼 - 걸음을 멈추는 날문화생활/음악 2023. 3. 5. 21:53
나는 생각이 참 많은 편이지만 어떤 면에선 아주 단순하다. 가끔 생각을 안 하려는 생각을 하다 헛웃음을 짓곤 한다. 또 내향적인 사람으로서 집 밖으로 나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기운을 얻기보다는 쓰는 일이지만 이런 나를 잊지 않고 찾아주거나 좋게 봐주는 사람들의 존재가 결국은 힘이 된다. 삶의 모순은 이렇게 나름의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 요즈음 마음 안팎에 모순된 바람이 분다. 어떤 타인을 찾으려는 노력의 무의미를 인정하고 외따로 시간을 더 보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성찰과 함께 어쩌면 헛된 용기와 허무가 언젠가를 위한 여정이지 않을까 하는 미련이 뒤섞였다. 그냥 한 번 만나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에 '그 한 번'이 '그냥'만으론 어려운... 신중한 찌질이는 무엇 하나 쉽지 않다. 그래도 고독이나 외로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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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정승환의 안녕, 겨울 : 그럼에도 사랑하게 될 날들문화생활/공연 2023. 3. 5. 20:20
한 해의 마지막 날, 사랑이 형이 죽음 가운데 다시 살아나 나에게 안기는 꿈을 꾸며 하루를 시작했다. 내가 잘 못 지내서 형이 또 와 준 것 같아 고맙고 미안했다. 왠지 아득해 보이던 눈을 기억하고 새해는 더 잘 지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공연을 보러 나섰다. 혼자 오려던 콘서트였으나 친구 둘이 같이 보고 싶다고 해 줘 여럿이서 왔다. 일행과 만난 뒤 공연장까지 생각보다 이동 시간이 길어 5분 정도 늦었다. 다행히 첫 곡을 시작한 직후여서 노래를 놓치진 않았다. 두 곡 듣고 멘트를 이어갈 때 입장해 자리에 앉았다. '성시경의 축가'나 '싸이의 흠뻑쇼'처럼 '정승환의 안녕, 겨울'은 나름의 역사와 브랜딩을 자랑하는 연말 공연이다. '안녕, 겨울'은 정승환 님의 곡 이름이기도 한데, 이번 공연에선 첫 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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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_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문화생활/전시 2023. 3. 4. 23:43
2022년 11월 23일부터 2023년 3월 27일까지 진행되는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 전은 디자인 아카이브로 기증된 한홍택 선생의 작품과 자료를 중심으로 한국 디자인의 역사적 단면을 되짚는다. 나는 '디자인'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크다. 그런 관심 덕분에 트레바리에서 각기 다른 디자인 관련 독서 모임을 여럿 경험하기도 했다. 협의가 아닌 광의로서 스스로 일종의 디자이너를 지향하기도 하기에 한국의 디자이너 선배들의 발자취가 궁금했다. 광복을 맞이한 뒤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디자인 단체인 '조선산업미술가협회' 창립 회원 사진이 근본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해방 후 시대상을 반영한 여러 포스터와 우리나라 디자인 분야의 개척자 중 한 명이었던 한홍택 선생의 자화상 등 다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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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_백남준 효과문화생활/전시 2023. 3. 4. 22:55
새해를 앞두고 한 번 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찾았다. 가는 길이 막히더라니 두 번의 사중 추돌과 한 번의 이중 추돌을 지나치고서야 도착했다. 아마도 빙판길 때문에 사고가 났던 것 같다. 이번에 온 이유는 새로 열린 기획전이었지만 온 김에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을 다시 볼까 했는데 이미 현장 예약까지 마감됐다. 일부러 다다익선 상영 시간에 맞춰 왔다. 내가 갔을 땐 목, 금, 토, 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만 상영했는데 드디어 영접했다. 진짜 그야말로 다다익선이다. 이어 기획전 '백남준 효과'로 향했다. 1984년 30여 년 만의 귀국 후 백남준 선생의 지난 전시 주요 주제와 작품을 통하여 1990년대 한국 미술의 상황을 새롭게 살펴보는 전시라고 한다. 들어서자마자 어두운 조명과 밝은 작품들이 반겨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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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KYUL) - 가끔 연락하던 애문화생활/음악 2023. 2. 21. 00:32
인생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인간관계다. 특히 몇 년을 쌓은 신뢰도 하루아침에 깨질 수 있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료가 되기도 하는 사회생활 속에서 관조하는 태도를 익혔다. 피고용인들끼리 왜 이러고 있나 싶을 때도 있지만 일로 만난 이들과 생각지 못한 호의와 진심을 서로 나누기도 했다. 그렇게 기대하지 않는 마음을 키우는 일이 어른의 숙제 같은 순간이 많다. 우연히 알게 된 노래가 왠지 나의 감정이나 행동과는 별개로 그어진 경계를 떠올리게 한다. 어른 행세를 하기엔 여전히 어설프지만 뜨겁게 살아가기엔 이미 미지근한 또래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