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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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경기도 광주_화담숲·태화산명가·팔당물안개공원·일로향실기행/국내 2023. 6. 19. 23:20
각각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알게 된 오래된 벗들과 함께 근교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옆 동네에서 태워 경기도 광주로 향했다. 오늘의 목적지인 화담숲은 LG상록재단이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설립, 운영하는 수목원이다. 17개의 테마원에서 국내 자생식물 및 도입식물 약 4,000여 종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다. 화담(和談)은 3대 LG그룹 회장이었던 구본무 회장의 아호로 정답게 얘기를 나누며 숲을 산책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가을철 단풍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한데, 나도 4년 전 가을에 부모님과 함께 왔었다. 이직과 이별을 함께 겪으며 버겁던 계절에 부모님의 사랑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위로를 받았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왔다. 초여름의 화담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9시 15분에 도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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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목포·해남·무안 출장_광명역·목포역·코롬방제과점·해남해장국·신안군 박지도 퍼플섬 라벤더 축제·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씨엘비베이커리기행/국내 2023. 6. 14. 23:01
출장으로 전국 곳곳은 물론 동남아, 아프리카까지 정신없이 먼 곳에 떠나고 돌아오던 때가 있었다. 어떨 땐 수명을 당겨쓴다고 느낄 정도로 힘들었지만 역마살이 있는지 꽤나 적성에 맞는 시절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출장은커녕 외근도 드문 일을 하고 있다. 다 나름의 장점이 있어도 가끔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 운 좋게 1박 2일로 전라남도 출장이 잡혔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도에서 자랐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는 전라남도 사람이다. 그래서 전라남도의 손자를 자칭할 정도로 애정이 있는 고장이라 더 반가웠다. 마음과 다르게 거리는 꽤 멀기에 일정상 이른 아침에 나와 광명역에 와야 했다. 그렇게 오랜만에 온 것도 아닌데 목적과 장소가 특정한 지점에서 부합하니 새삼스럽게 반갑다. KTX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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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벚꽃 여행_3일차_창녕 낙동강 유채축제_창원·창녕_창녕 남지 유채밭·남지체육공원·금성수산 장어구이·창녕장·커피홀릭·덕평휴게소기행/국내 2023. 5. 16. 23:13
어느덧 마지막 날이다. 부모님은 일찍 일어나 근처 온천과 재래시장까지 다녀오셨다. 나에게 성실을 물려준 분들임을 이틀 연속 되새긴다. 어제 사 온 커피와 빵에 어머니가 가져온 토마토를 곁들여 가볍게 요기하고 숙소를 나섰다. 짧은 여정이 아쉬워 올라가는 길에 한 곳 더 들르기로 했다. 간밤에 혼자 한참을 찾다가 우연히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 유채단지를 알게 됐다. 전국에서 단일 면적으로 최대 규모라고 한다. 창녕 낙동강 유채축제는 다음 주에 시작이었지만 웬만큼 꽃이 피었다는 후기를 보고 가기로 결정했다. 창원에서 30분 조금 넘게 달려 창녕 남지 유채밭에 도착했다. 앞서 본 글처럼 이미 노란 유채꽃이 여기저기 만발했다. 남지체육공원 주변을 가득 메운 노란 물결에 감탄하며 사진 찍고 구경했다. 급히 찾아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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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벚꽃 여행_2일차(3)_창원_코&코 2호점·대교횟집·창원대학교·퇴촌천기행/국내 2023. 5. 16. 22:19
숙소는 창원시 의창구 봉곡동에 있는 에어비앤비 '코&코 2호점'이었다.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해 조용하고 안락했다. 큰 공간은 아니었지만 나름 화장실 외에 방이 두 개나 있고, 가격도 합리적이라 더 좋았다. 다만 시 중심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는 편이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대교횟집에 가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남해의 석양과 조명이 켜진 마창대교는 아름다웠으나 9만 원짜리 회는 기대에 비해 양이 적다. 개인적으로 가성비는 아쉬웠으나 전경이 인상적인 식당이었다. 다시 숙소에 오니 어느덧 8시다. 조금 쉬다 홀로 나와 밤의 창원대학교와 퇴촌천을 따라 걸었다. 한적한 대학가와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무리가 왠지 아득하게 느껴진다. 숙소로 오는 길, 근처 편의점에서 아침에 먹을 커피와 빵을 샀다. 이렇게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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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벚꽃 여행_2일차(2)_진해군항제_진해_금강산면옥·진해중앙시장·해군교육사령부·진해루·카페 써니·해병혼기행/국내 2023. 5. 15. 22:01
점심엔 금강산면옥에서 냉면과 석쇠 불고기를 먹었다. 메뉴엔 평양식 물냉면과 함흥식 비빔냉면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물냉면도 쫄깃쫄깃한 면발과 새콤한 육수가 함흥냉면에 가깝게 느껴졌다. 석쇠 불고기 가격은 13,000원 정도였는데 부담 없는 가격에 냉면과 잘 어우러져 인상적이었다. 냉면은 기대만큼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맛있었다. 바로 옆이 진해중앙시장이었다. 어딜 가든 그 지역 재래시장을 둘러보는 건 꽤나 즐겁다. 가는 길에 부모님은 로또를 사셨다. 시장 한 편에는 축제의 일환으로 다양한 보드게임이 준비되어 있었다. 해적룰렛으로 커피 내기를 했는데 감사하게도 내가 당첨됐다. 어머니가 그 찰나를 아주 절묘하게 포착해 더 특별한 순간으로 남았다.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경화역으로 이동했다. 진해루에 가는 셔틀버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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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벚꽃 여행_2일차(1)_진해군항제_경주·창원·진해_용강국밥 본점·경화역·경화역공원·여좌천·로망스 다리·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기행/국내 2023. 5. 15. 21:28
잔인한 달이라는 억울한 별명을 지닌 4월이 밝았다. 이른 아침, 성실을 물려주신 아버지가 가장 먼저 일어나 씻으셨다. 나와 어머니도 금방 깼다. 덕분에 이르게 준비를 마치고 용강국밥 본점에 갔다. 섞어국밥을 먹었는데 건더기는 넉넉했고 국물은 잡내 없이 적당히 진했다. 맛있는 아침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바로 진해로 출발해 2시간 정도 걸려 도착했다. 창원특례시에 이르러 길을 헤매 생각보다 더 걸렸다. 진해 시내에 가니 전국적인 축제임을 입증하듯 차와 인파가 몰려 있었다. 지금은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이지만 왠지 진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다. 진해군항제는 1952년 4월 13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우고 추모제를 거행하던 것이 1963년부터 지역 행사인 군항제로 발전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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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벚꽃 여행_1일차(2)_경주_보문호·마티나타·호스텔다현·황성공원기행/국내 2023. 5. 14. 10:46
배를 채운 뒤, 경주 숙소 호스텔다현에 체크인만 하고 다시 나와 저녁의 보문호로 향했다. 가는 길도 벚꽃이 참 아름답다. 혼자 내일로 여행 중 한밤에 이 길에서 자전거 타던 것도 떠오른다. 불과 6년 전인데 참 젊었다. 보문관광단지 쪽에 주차하고 해 질 녘의 호숫가를 1시간 정도 걸었다. 저 멀리 보이는 경주월드와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호수와 벚꽃이라니 참 옳은 조합이다. 날이 어둑해지니 조명이 켜졌다. 뭔가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 터널이 떠오른다. 마티나타라는 호숫가 카페에 가서 음료 한 잔씩 하며 여유를 즐겼다. 백운호수를 비롯해 보통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카페들은 음료값이 참 비싼데, 여긴 관광지임에도 합리적인 가격이라 더 좋았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나니 호수는 새로운 얼굴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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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벚꽃 여행_1일차(1)_경주_문경휴게소·경주 오릉·첨성대·월정교·교촌마을·빽가네뒷고기기행/국내 2023. 5. 14. 10:10
어쩌면 삶은 고해, 고통의 바다에 가까울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시절이 허락하는 나름의 호사들이 있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은 뒤늦게 그 가치를 점점 더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번 봄엔 감사하게도 벚꽃을 보러 영남에 다녀올 수 있었다.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김밥을 먹으며 출발했다. 운전 스승이자 베스트 드라이버인 아버지는 아들이 운전에 능숙해져도 가능하면 본인이 더 운전대를 잡고자 하신다. 부모님의 사랑 덕분에 편하게 갔다. 문경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경주에 3시 넘어 다다랐다. 사실 궁극적인 목적지는 진해 군항제지만 가는 김에 천년고도 경주까지 일정에 포함했다. 막상 도착한 뒤엔 어디 갈까 하다 경주 오릉이 있어 들렀다. 주차비는 천 원, 입장료는 사람당 2천 원이었다. 나의 시조이자 신라를 건국한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