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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벚꽃 여행_2일차(2)_진해군항제_진해_금강산면옥·진해중앙시장·해군교육사령부·진해루·카페 써니·해병혼기행/국내 2023. 5. 15. 22:01
점심엔 금강산면옥에서 냉면과 석쇠 불고기를 먹었다. 메뉴엔 평양식 물냉면과 함흥식 비빔냉면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물냉면도 쫄깃쫄깃한 면발과 새콤한 육수가 함흥냉면에 가깝게 느껴졌다. 석쇠 불고기 가격은 13,000원 정도였는데 부담 없는 가격에 냉면과 잘 어우러져 인상적이었다. 냉면은 기대만큼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맛있었다.
바로 옆이 진해중앙시장이었다. 어딜 가든 그 지역 재래시장을 둘러보는 건 꽤나 즐겁다. 가는 길에 부모님은 로또를 사셨다.
시장 한 편에는 축제의 일환으로 다양한 보드게임이 준비되어 있었다. 해적룰렛으로 커피 내기를 했는데 감사하게도 내가 당첨됐다. 어머니가 그 찰나를 아주 절묘하게 포착해 더 특별한 순간으로 남았다.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경화역으로 이동했다. 진해루에 가는 셔틀버스는 임시 유료 노선으로 운영됐다. 타려고 30분 넘게 한참 기다려도 버스가 안 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시내에서 퍼레이드가 있어 늦었다고 한다. 꽤 지쳤으나 성숙한 가족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자차로 이동했다. 생각보다 안 막혀 조금 허탈했다.
아버지가 해병대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던 해군교육사령부에 주차했다. 아버지는 많은 추억을 떠올리셨다. 나도 입대했던 춘천이나 군 생활을 했던 고성에 가면 뜻밖의 여러 시간을 마주하곤 한다. 나온 부대와 복무한 시기는 달라도 왠지 그 시간으로 아버지와 이어지는 기분이었다.
진해루 등지는 벚꽃 명소라기보단 축제가 확장된 해안 산책로 겸 유원지 느낌이었다. 많은 사람과 생각지 못한 디스코 팡팡과 각설이 공연 그리고 많은 행사가 맞물려 시끌벅적하다. 그럼에도 바다는 모든 걸 초월해 왠지 마음을 후련하게 하는 힘이 있다. 군항으로 수고해 온 진해의 앞바다를 마주할 수 있어 반가웠다.
근처에 뷰가 좋은 대형 카페가 있었다. 카페 써니에 가서 음료를 한 잔씩 마시며 충전했다. 나는 시그니처 메뉴인 써니 솔티를 골랐는데 내 입맛엔 너무 달았다.
마지막으로 진해루에 오르니 저 멀리 시루봉 위에 '해병혼'이란 글자가 보인다. 마치 LA의 할리우드 사인 같다. 언젠가 다시 저 글을 본다면 나는 자연스레 부모님과 함께한 진해루를 떠올리겠지. 동네 친구가 같은 날 진해에 왔다는 소식을 들어 혹시 마주치진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런 우연은 없었다. 그렇게 짧고 짙은 진해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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