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벚꽃 여행_1일차(1)_경주_문경휴게소·경주 오릉·첨성대·월정교·교촌마을·빽가네뒷고기기행/국내 2023. 5. 14. 10:10
어쩌면 삶은 고해, 고통의 바다에 가까울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시절이 허락하는 나름의 호사들이 있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은 뒤늦게 그 가치를 점점 더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번 봄엔 감사하게도 벚꽃을 보러 영남에 다녀올 수 있었다.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김밥을 먹으며 출발했다. 운전 스승이자 베스트 드라이버인 아버지는 아들이 운전에 능숙해져도 가능하면 본인이 더 운전대를 잡고자 하신다. 부모님의 사랑 덕분에 편하게 갔다. 문경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경주에 3시 넘어 다다랐다. 사실 궁극적인 목적지는 진해 군항제지만 가는 김에 천년고도 경주까지 일정에 포함했다.
막상 도착한 뒤엔 어디 갈까 하다 경주 오릉이 있어 들렀다. 주차비는 천 원, 입장료는 사람당 2천 원이었다. 나의 시조이자 신라를 건국한 박혁거세부터 초대 왕족의 분묘라고 한다. 신라 봉분 특유의 곡선미와 따스한 날씨 속 고즈넉함을 누릴 수 있었다.
이어 월정교로 향하다 가는 길에 첨성대가 있어 먼저 둘러봤다. 알고 보니 인근이 벚꽃 명소였다. 벚꽃은 조금 졌지만 아직 많이 남아있었고 여기저기 들떠 보이는 사람들이 북적였다. 봄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근처에 월정교가 있다. 신라가 지었던 교량이 조선 시대에 유실되었으나, 2018년 재건했다고 한다. 2017년에 뒤늦은 내일로로 이곳에 왔을 땐 이 주변이 어수선했는데 그새 멋지게 정돈되어 있었다. 교촌마을에도 내심 반가움을 전했다.
저녁은 뭐 먹을까 고민하다 빽가네뒷고기라는 식당에 갔다. 뭔가 로컬 맛집 느낌이었다. 뒷고기는 처음이었고 1인분이 100g인 것도 조금 생소했다. 원래 상품성이 낮았던 특수 부위를 모은 게 뒷고기라고 하는데, 먹은 건 다 같은 부위로 보였다. 식당마다 다를 수 있지만 뒷고기라는 이름 자체가 상품성을 가지게 되며 한 부위로 균일화된 게 아닌가 싶다. 뒷고기는 삼겹살과 비슷한 맛이었지만 조금 더 쫀득하니 맛있었다. 차돌박이와 삼겹살도 먹어 봤는데 늘 먹던 그 맛이었다. 상추 겉절이가 고기와 잘 어울렸다. 내가 느끼기엔 식사보단 한잔하기 좋은 분위기였다. 부모님도 비슷하게 느껴 고기만 먹고 금방 나왔다.
728x90반응형'기행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