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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속초·고성_1일차(2)_속초시청·속초 수복기념탑·완벽한 날들·영랑호·장사항기행/국내 2021. 11. 3. 21:59
휴일이라 속초시청에 무료로 주차하고 속초 수복기념탑을 지났다. 실향민의 애환을 담은 탑이 속초가 어떤 도시인지 새삼 일깨워준다. 순간적으로 예전 걸었던 순간이 기억난 언덕길을 거쳐 서점 완벽한 날들에 갔다. 일로 알게 된 소호259가 바로 옆에 있었다. 들어선 서점엔 손님이 아무도 없었고 사장님도 조용한 분 같았다. 개인적으로 메리 올리버를 좋아하는데 작품의 이름을 딴 장소가 괜히 반가웠다. 공간에 스민 책에 대한 애정을 느끼며 엽서 하나 사서 나왔다. 바로 앞이 안양에서 오가던 속초시외버스터미널이었다(!). 나에게 이 도시는 트라우마 지뢰밭 수준이다. 동시에 곳곳에 추억이 많다는 걸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다. 나름의 애증을 강렬하게 느꼈다. 영랑호로 이동해 길이가 얼마인지도 모른 채 호수를 따라 걷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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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속초·고성_1일차(1)_함흥냉면옥·칠성조선소·동아서점·문우당서림·설악로데오거리·비단우유차기행/국내 2021. 11. 3. 21:01
나는 강원도 고성에서 군 생활을 했다. 입대 전에 가족들과 여러 차례 휴가를 보냈고 심지어 고등학교 수학여행도 금강산으로 갔다 왔지만 제대 후 고성, 속초 지역은 더 이상 관광지로 느껴지지 않았다. 아름다웠던 고장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관계처럼 왠지 모를 거부감을 주는 복무지로 남았다. 그럼에도 이미 인연이 깊어졌는지 제대 후 몇 번은 찾을 기회가 있었다. 고성에서 단체 봉사를 했고, 친구들과 속초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다만 이미 목적지가 정해진 일정에 참여했을 뿐 제 발로 찾은 적은 없었다. 어느새 거의 십 년이란 세월이 흘러 정말 그곳의 강산이 변했을지, 잘 지내는지 조금 그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마침 궁금했던 북스테이를 표방하는 숙소를 알게 되어 나름의 결심으로 홀로 속초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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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고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문화생활/전시 2021. 10. 23. 00:53
평일 휴가를 이용해 어머니와 함께 '요시고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에 다녀왔다. 어떻게 보면 '여행'을 주제로 한 전시전이라 코로나19로 답답한 사람들이 더 몰리는 것 같다. 월요일 오전인데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중정이 독특한 그라운드시소 서촌을 구경하며 30분 정도 기다려 입장했다. 건축, 다큐멘터리, 풍경을 세 가지 주제로 분류된 총 3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요시고라는 이름만 보면 왠지 일본 작가일 거 같은데 알고 보면 계속 나아간다는 의미의 'Yo sigo'라는 스페인어에서 유래한 작가명이라고 한다. 처음으로 마주하는 파트는 건축이다. 작가가 포착한 건축물의 특유한 선과 특정한 시간의 빛이 잘 어우러졌다. 이어 마주하는 파트는 다큐멘터리다. 그가 관찰자가 되어 기록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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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동네 한 바퀴(백운호수-계원예대-평촌)기행/자전거 2021. 10. 22. 19:30
빠르게 스쳐가는 가을이 아쉬워 오랜만에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 신나게 타다 계원예대 앞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졌다. 나름 천천히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가운 바닥에 누웠다(?). 조심을 하던 차에 넘어져 황당했다. 바닥에 담뱃재와 먼지가 쌓여 있었는데 그런 걸 잘못 밟았나 싶다. 어쩌겠나 크게 다치지 않은 걸 감사하며 쓰라린 무릎을 가눴다.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달렸다. 20대를 보낸 동네, 어릴 적 다녔던 학교, 자랐던 동네를 정말 오랜만에 돌았다.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멀면 먼 대로 골목마다 추억이 넘실댔다. 가끔 바뀐 계절을 핑계로 지나온 동네에서 지난 세월을 좇는 건 아주 오래된 습관 중 하나다. 다만 예전엔 그 핑계로 10대에 이루지 못한 짝사랑을 많이 떠올렸다면 점점 나의 유년 시절 자체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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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가을 제주_4일차(3)_함덕해수욕장·지붕위 제주바다·세화해수욕장·바이제주기행/국내 2021. 10. 19. 23:12
차에 연료가 거의 떨어져 LPG 가스를 충전하고 함덕해수욕장에 위치한 카페 바나나에 갔다. 만석이라 근처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서 바다를 보며 먹었다. 바다 구경과 해풍을 곁들인 디저트가 오히려 더 좋았다. 친구 한 명이 세화해수욕장에서 하루 더 묵고 온대서 데려다주는 길에 지붕위 제주바다라는 식당에서 마지막 끼니를 먹었다. 분명 배는 불렀는데 떡볶이, 전복 주먹밥, 모둠튀김이 잘 들어간다. 세화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바다는 정말 맑았다. 어느덧 이번 여행의 마지막 해가 졌다. 홀로 남은 친구를 뒤로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3박 4일이면 꽤 길다고 생각했는데 여행이 늘 그렇듯 정말 금방 갔다. 한라산 등정이 있어 더 그랬던 것 같다. 공항 근처 바이제주에 들러 선물할 기념품을 사고 있는데 렌터카 업체에서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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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가을 제주_4일차(2)_영은맛집·이중섭거리·이중섭 거주지·이중섭미술관·유동커피·절물자연휴양림기행/국내 2021. 10. 19. 22:43
느지막하게 나와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영은맛집에 갔다. 보말칼국수를 먹었는데 바다 고둥, 보말이 넉넉하게 들어가 좋았다. 아침부터 고생해 더 꿀맛이었다. 이어 이중섭미술관으로 향했다. 내가 드물게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친구들이 들어줘 갈 수 있었다. 먼저 이중섭 거주지를 봤다. 이중섭 화백이 서귀포로 피난 왔을 때 머물렀다는 작은방이 복원되어 있었다. 뭔가 마음을 울컥하게 하는 무언가를 느꼈다. 아마 그림으로 전해준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남긴 감동의 여파가 아닐까 싶다. 아마도 화백이 거닐곤 했을 거리는 이중섭거리로 지정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거리를 지나 마침내 이중섭미술관에 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휴관이었다. 평일이라 별생각 없이 왔는데 매주 월요일이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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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가을 제주_4일차(1)_강정천·제주 올레길 7코스·서건도기행/국내 2021. 10. 19. 22:08
일행 중 한 명과 일찍 일어나면 함께 일출을 보기로 헀는데 나 혼자 깼다. 덕분에 홀로 나와 강정천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길이 멀고 험해 당황스러웠다. 일출시간 직전에 도착했는데 구름으로 뜨는 해가 보이지 않아 2차로 당황했다. 해군기지로 보이는 곳을 옆에 두고 꿋꿋이 동트는 걸 기다리다 얼핏 스쳐 지나가는 햇님만 보고 돌아 나왔다. 바로 옆에 제주 올레길 7코스가 있기에 가봤다. 지도를 보고 가도 초입을 찾는 게 어려웠다. 덕분에 주인 모를 밭에 들어가 막힌 길을 마주하기도 했다. 어지저찌 길을 찾았다. 인적이 드문지 거미줄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사진을 찍으려고 잠시 멈춰 서면 다리에 모기 네댓 마리가 붙었다. 생각보다 야생적인 길이었지만 덕분에 한적한 아침의 바다를 홀로 탐험했다. 조수간만의 차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