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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단양·원주_1일차_서울식당·단양강 잔도·충주호관광선 장회나루·이끼터널·단양 구경시장·단빵제빵소·단양흑마늘닭강정·소백산빌리지기행/국내 2022. 2. 12. 08:52
설을 맞아 오랜만에 어머니의 기도로 시작하는 가족여행을 떠났다. 연로하신 할머니가 작년부터 우리집에서 지내시게 되며, 할머니를 찾아뵙던 명절에 오히려 일시적인 핵가족이 되었다. 부모님이 두 아들과 같이 단양에 가고 싶으시대서 치악휴게소를 거쳐 고수동굴 인근에 위치한 서울식당에 도착했다. 더덕구이와 마늘 수제 떡갈비가 나오는 메뉴를 시켜 맛있게 먹었다. 가격이 저렴하진 않았지만 이것저것 풍족하게 나온 반찬이 맛깔났다. 이때부터 단양의 유별난 마늘 사랑과 자랑을 느낄 수 있었다. 밥 먹고 근처 단양강 잔도로 이동해 절벽 위 덱을 걸었다. 예전에 부모님이 와보시고 너무 좋아서 꼭 우리 형제를 데리고 다시 오고 싶으셨단다. 아들들이 삼십 줄에 접어들어도 여전한 내리사랑을 느끼며 깎아지를 듯한 절벽과 얼어붙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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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_M1 고미술, M2 현대미술 상설전문화생활/전시 2022. 2. 6. 13:00
코로나19로 1년 넘게 휴관을 이어가던 리움미술관이 지난해 10월 재개관했다. 이전에는 1만 원의 입장료를 받았으나 지금은 선착순 예약 후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그 덕에 티켓팅은 빡세졌다. 한때 삼성 불법 비자금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지만 어마어마한 소장품으로 여전한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이 준 감동으로 리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나름의 최선과 삶이 소소하게 선물하는 기적이 맞물려 주말 취소표를 주워 다녀왔다. 무려 노른자 땅(?)의 지상주차장에 차를 대고 입장했다. 각각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건물부터 3인의 세계적인 건축가에 의해 설계되었다고 한다. 좌측의 건물은 블랙 콘크리트를 사용한 블랙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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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_박수근 : 봄을 기다리는 나목문화생활/전시 2022. 1. 29. 00:25
개인적으로 박수근 선생님의 그림에 담긴 따뜻함을 참 좋아한다. 막연하게 언젠가 양구에 위치한 박수근미술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감사하게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박수근 : 봄을 기다리는 나목'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삶과 작품을 주제로 한 기획전이 열렸다. 무려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공동 주최로 보다 풍성한 전시가 기대됐다. 설레는 마음으로 덕수궁을 찾았다. 한동안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시간별로 관람인원이 제한됐었는데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따라 온라인 사전예약만 하면 입장이 가능했다. 오랜만에 대기 줄에 서서 10분 정도 기다려 입장했다. 내가 미처 몰라봤을 가능성이 높지만, 작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는 기획 전시가 너무 좋다. 특히 문학과 미술을 맞닿은 기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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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괴산_산막이옛길·짚은목맛집·산막이 마을·괴산 수월정·삼신바위·연하협 구름다리·가리티커피·괴산자연드림파크·고기가 가야할 길(고깃길)기행/국내 2022. 1. 22. 09:55
근래 부쩍 더 자주 보게 된 오랜 친구들과 어쩌다 보니 충청북도 괴산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가게 됐다. 고맙게도 서울에 사는 친구가 내려가는 길에 판교에서 태워주기로 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준비하고 버스로 이동했다. 어느새 자차를 갖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져 격세지감을 느끼며 친구 차에 얻어탔다. 2시간 정도 달려 괴산 산막이옛길 주차장에 도착했다. 산막이옛길은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이어지던 10리의 옛길을 복원한 산책로라고 한다. 괴산댐으로 조성된 근처의 괴산호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다들 배가 고파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짚은목맛집에 갔다. 자연산 버섯전골, 돼지고기 두루치기, 도토리해물파전을 시켰는데 도토리묵무침을 서비스로 주셔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 자연산 버섯의 강한 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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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콘서트 BIRDMAN – 서울문화생활/공연 2022. 1. 16. 23:02
나름 여리고 내성적이었던 마음 때문에 슬픔이나 아픔을 겪을 때면 주위에 털어놓기보단 홀로 삭이곤 했다. 그런 나에게 비슷한 온도로 대신 울어주는 발라드 곡들은 크나큰 위로로 다가왔다. 주관적인 해석일 수 있으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느니 차라리 스스로 흉지고 마는 윤종신 세계관 속의 '무해한 찌질이'들을 특히 좋아한다. 자기가 태어난 해에 데뷔한 가수의 노래를 즐겨듣기 시작한 10대 소년은 많은 일을 겪으며 어느새 30대 중반을 앞둔 청년이 되었고, 가수는 월간 윤종신과 이방인 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다듬으며 그 시간을 성실하게 함께해 주었다. 착실하게 살았지만 왠지 모르게 헛헛함을 느끼던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아껴두었던 그의 콘서트를 홀로 찾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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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특별전 : Chagall and the Bible문화생활/전시 2021. 12. 28. 20:07
아마도 올해 마지막 미술전으로 어머니와 함께 샤갈 특별전에 다녀왔다. Chagall and the Bible이라는 부제처럼 샤갈에게 큰 모티프가 되었던 성서를 주제로 한 전시였다. 마이아트뮤지엄은 처음으로 가봤는데, 삼성역 인근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가서 차를 가져갔는데 2시간에 3천 원으로 주차권 구매가 가능했다. 모이셰 샤갈, 일명 마르크 샤갈은 20세기의 거장 중 한 사람으로 러시아계 유태인으로 태어나 프랑스에 정착하게 된 굴곡진 삶으로도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는 아내 벨라에 대한 낭만적인 사랑과 작품으로 기억에 남은 화가였다. 이번 전시는 평일 11시, 14시, 16시에 정우철 도슨트, 윤석화 도슨트님의 정규 도슨트가 있다. 작품을 통해 작가의 삶을 반추하고 감동을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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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서울디자인페스티벌(SDF)문화생활/전시 2021. 12. 28. 19:00
업무의 일환으로 SDF라는 약어로도 유명한 2021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찾았다. 한때 자주 오던 코엑스에 오랜만에 들렀다. 2002년 시작한 전시는 어느새 20회를 맞았다. 입장부터 거대한 미디어 작품이 축포처럼 펼쳐진다. 참 인스타그래머블한 입구였다. 몇 년 전 이곳을 찾았을 때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에 기인해 지인들과 함께했었다. 업무로 이곳에 오게 되니 그때가 생생하게 떠올라 기분이 묘했다. SDF의 전통 중 하나인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구역부터 돌아봤다. 젊은 디자이너들의 참신한 작품과 기운이 가득하다. 이어 다양한 브랜드 관을 돌아봤다. 처음 보는 제품이 신기했고, 생각보다 낯익은 브랜드가 많아 반가웠다. 그 반가움이 조금 생소하지만 감사하다. 한때 디자인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으로 관련 책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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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 무얼 기다리나 (Feat. 조원선)문화생활/음악 2021. 12. 28. 15:00
올해가 어느새 저물어간다. 이 시국에도 아직 찾아주는 이들이 있어 몇 번의 반가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새해가 코앞에 있다. 연말이 되니 자연스레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곤 한다. 일, 관계, 글 등 삶의 파편들을 되새기며 지금의 나를 가늠하다 보면 나름 잘 살아가고 있는 거 같아 감사하다. 스스로 채찍질하며 무언가를 성취하기에 급급했던 시기를 지나, 조금 더 '나'와 주변을 보살필 줄 알게 된 2021년이었다. 1년을 마무리하는 여러 마음이 있겠지만 새로운 만남으로 맺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전례 없이 고마운 제안(?)이 많이 왔던 12월이었다. 괜찮게 봐주는 것 자체로도 고마운 일인데, 호의를 담은 소개는 일종의 은혜임을 안다. 그걸 알고도 매번 배은망덕하는 나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은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