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이탈리아 기행_4일차(1)_피렌체_산타마리아노벨라역·산조반니세례당기행/해외(유럽) 2018. 9. 30. 10:57
간밤에 시끄러운 투숙객이 와서 잠을 좀 설쳤다. 이른 아침 일어나 조식으로 어제 사뒀던 일명 납작복숭아를 먹었다. 딱딱하고 살짝 새콤한 맛이 감도는 복숭아 맛이었다.
마지막으로 베네치아를 내려다보았다. 비싼 물가와 혼잡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내겐 많은 이들이 물과 함께 살아낸 시간이 빛나던 곳으로 기억에 남았다.
8시 기차를 타고 피렌체로 향했다. 열차에서 어느 할머님의 짐을 선반에 올려드렸는데, 그때 '그라치에~'라고 말하며 해맑게 짓는 미소가 너무 좋고 푸근했다. 그렇게 2시간 정도 달려 피렌체에 위치한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 일명 S.M.N.에 도착했다.
역에서 숙소까지 거리가 1km였다. 천천히 한 10분 정도 걷다 보니 두오모가 그 장엄한 모습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냉정과 열정 사이'를 정말 좋아해서 피렌체에 꼭 와보고 싶었다. 영화를 먼저보고 남성 시점의 책인 블루를 군대에서, 여성 시점의 로쏘를 제대 후 도서관에서 빌려 봤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이렇게 피렌체에 오다니 왠지 나의 아오이가 어딘가 있을 것 같은 헛된 느낌에 설레었다.
숙소 '아카데미 호스텔(Academy Hostel Florence)'에 도착한 뒤, 짐만 풀고 바로 나왔다. 바로 시야에 찾아들던 조토의 종탑.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중세에 멈춘 것 같은 풍경이었다.
본인이 지은 돔(두오모)를 올려다보는 브루넬레스키의 석상이 인상적이었다. 그 구도에 살짝 익살스러움도 느껴졌지만 그 이상의 진지함이 느껴졌다.
조토의 종탑 바로 옆에는 그 유명한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이 있다. 여기 뭐야... 무서워... 아니 감격스러워...*
그렇게 경탄하며 피렌체를 둘러봤다. 내가 유명한 관광지 위주로 다녀서 그런지 어딜 가나 사람이 참 많았다. 또 여행 중에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로 13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탓인지 곳곳에 군인과 경찰이 배치되어 있었다.
나는 피렌체의 대표적인 명소들을 방문할 수 있는 피렌체 두오모 통합권을 사두었다. 사실 두오모 쿠폴라를 미리 예약하기 위한 목적이 컸지만 그래도 갈 수 있는 데까지 다 가보기로! 가장 먼저 간 곳은 산 조반니 세례당이었다. 피렌체의 수호성인인 산 조반니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곳, 4세기에 지었던 곳을 11~12세기 경에 재건했다고 한다. 재건이 10세기 전이라니... 피렌체는 도대체...*
세례당에서는 특히 천국의 문이 참 유명하다. 천국의 문은 15세기 제작된 세 개 문 중 동쪽 출입문을 칭하는데, 르네상스 시대 미켈란젤로의 감탄사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사실 현재 세례당을 지키고 있는 것은 복제품이라고 한다. 그래도 정교하게 새겨진 아담과 이브, 다윗과 골리앗, 모세 등 구약성서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내부에 입장하니 채광, 황금빛 벽 등이 눈부시다. 작은 건물이지만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 건축물이란 상징성도 빛을 더했다.
제단 위에 예수상과 그 그림자는 강렬한 조화를 이뤘다.
천장을 빼곡히 채운 성화도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글이 지금처럼 보편적이지 않던 시절, 그림은 이야기를 전하는 훌륭한 매개가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꿈에 그리던 피렌체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728x90반응형'기행 > 해외(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 이탈리아 기행_4일차(3)_피렌체_아르노강·폰테산타트리니타·폰테베키오 (0) 2018.12.16 2017 이탈리아 기행_4일차(2)_피렌체_두오모오페라박물관·메디치리카르디궁전·산로렌초성당·피렌체중앙시장·산타마리아노벨라성당 (0) 2018.11.06 2017 이탈리아 기행_3일차(3)_베네치아(베니스)_산마르코광장·카날그란데 (0) 2018.08.25 2017 이탈리아 기행_3일차(2)_베네치아(베니스)_리도섬 (0) 2018.08.25 2017 이탈리아 기행_3일차(1)_베네치아(베니스)_무라노섬·부라노섬 (2) 2018.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