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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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콘서트 BIRDMAN – 서울문화생활/공연 2022. 1. 16. 23:02
나름 여리고 내성적이었던 마음 때문에 슬픔이나 아픔을 겪을 때면 주위에 털어놓기보단 홀로 삭이곤 했다. 그런 나에게 비슷한 온도로 대신 울어주는 발라드 곡들은 크나큰 위로로 다가왔다. 주관적인 해석일 수 있으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느니 차라리 스스로 흉지고 마는 윤종신 세계관 속의 '무해한 찌질이'들을 특히 좋아한다. 자기가 태어난 해에 데뷔한 가수의 노래를 즐겨듣기 시작한 10대 소년은 많은 일을 겪으며 어느새 30대 중반을 앞둔 청년이 되었고, 가수는 월간 윤종신과 이방인 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다듬으며 그 시간을 성실하게 함께해 주었다. 착실하게 살았지만 왠지 모르게 헛헛함을 느끼던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아껴두었던 그의 콘서트를 홀로 찾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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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LOUNGE M. SPECIAL LIVE : 권순관 'Salón de moment문화생활/공연 2021. 9. 18. 12:19
조심스러운 시기였지만 권순관 님의 정규 2집 발매를 기념해 열린 작은 콘서트를 참지 못했다. 작은 공간에 100명도 안 되는 사람이 앉아 감미로운 목소리로 전해지는 팝송, CCM과 권순관과 노리플라이의 노래를 들었다. 뜨겁고 나직하게 읊조리던 가수는 시인이었다. 1시간 남짓한 짧은 공연이라 감칠맛 나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여정'을 꼭 듣고 싶었는데 못 들어 아쉬웠다. 그래도 그대 걷던 길, 너에게 들었으니 나름 만족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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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정준일 소극장 콘서트 '겨울'문화생활/공연 2021. 9. 18. 12:03
겨울의 끝 무렵에 정준일 소극장 콘서트 '겨울'에 다녀왔다. 코로나19로 인해 다들 마스크 쓰고 체온을 재는 생소한 방식으로 입장했다. 가수는 연신 고맙다는 얘기를 반복하며 최선을 다해 노래했다. '그래 아니까, 안아줘, 바램' 등 듣고 싶던 노래들을 대부분 들었다. 무엇보다 마지막 곡으로 '푸른끝, 그랬을까'를 이어 부르고 앙코르 곡으로 직접 피아노 치며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불러줬는데 정말 좋았다. 깊은 위로가 돼서 마음으로 펑펑 울었다. 허덕이던 겨울을 달래준 함게 우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내적 오열을 했다. 덕분에 건조해진 내 마음에 미스트 같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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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크리스마스_박재정 단독 콘서트 <DREAMING>문화생활/공연 2021. 9. 17. 20:31
크리스마스에 홀로 솔로 발라더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세종대학교 대양홀을 찾았다. 원래 좋아하긴 했지만 올해 나온 '노랫말' 앨범의 수록곡 하나하나가 주옥같아 더 푹 빠진 박재정 님의 공연이었다. Serenade, 러브레터로 시작한 공연은 여권, 악역, 4년, 사랑한 만큼, 시력, 두 남자, 야경,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눈 등 수많은 명곡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특히 '사랑한 만큼, 시력,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은 꼭 듣고 싶었는데 다 이루었다...* 평소 즐겨듣는 윤종신 님의 야경도 박재정 님의 목소리로 들었다. 버겁던 일상과 함께하던 노래를 콘서트 장에서 혼자 들으니 묘한 감동과 위로가 있었다. 주책이지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그렁그렁해 입술을 파르르 떨며 울음을 참았다. 많은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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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토마스 쿡 단독 콘서트 '우리, 흔적도 없이'문화생활/공연 2021. 7. 30. 21:46
시절마다 나이테처럼 영원히 남는 노래들이 있다. 고등학교 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달래던 라디오에서 우연히 만난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는 그렇게 내 20대의 옹이가 됐다. 우연하게도 그들의 마지막 앨범은 나의 10대 끝과 맞닿아 있다. 보컬이었던 정순용 님만이 토마스 쿡(THOMAS COOK)이란 이름으로 가끔 새로운 노래를 들려주곤 한다. 신곡 발매를 기념해 THOMAS COOK CONCERT '우리, 흔적도 없이'가 있었다. 우연히 그 소식을 알고 너무 설레는 마음으로 예매했다. 공연은 벨로주 홍대에서 열렸는데 그 흔한 공연 포스터 하나 없어 조금 헤맸다. A4 용지에 가슴의 이름과 간단한 일정만 써놓고 맞이하는 콘서트라니 왠지 알지도 못하는 그답다는 생각이 든다. 않아서 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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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애프터나잇 프로젝트 단독콘서트문화생활/공연 2020. 12. 13. 09:52
2017년 잘했던 일 중 하나. 정말 정말 가고 싶던 애프터나잇 프로젝트(AFTERNIGHT PROJECT) 공연에 갔다. 우연히 알게 됐던 가수인데, 노래가 정말 좋다. 가사도 뭔가 내 마음의 결을 대변할 때가 많아 정말 애정하는 뮤지션. 콘서트는 합정에서 열렸다. 관객분들이 거의 여자고 혼자 온 남자는 드물어 괜히 혼자 뻘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 '사랑이 올까요'로 시작해 '어떤날' 등 내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들 실컷 듣고 '하루', '위로'로 끝나는 셋리스트는 완벽 그 자체였다. 사랑의 시작, 진행, 이별, 위로 등 4개의 주제로 이뤄진 영상도 너무 좋았다. 많은 순간 위로가 됐던 노래들을 직접 들으니 더 감동이었다. 마음이 한껏 몽글몽글하고 아련해져 괜히 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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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세탁소 공연 in 상명아트센터 대신홀문화생활/공연 2014. 12. 22. 00:15
간만에 쓰는 음악 업로드 아닌 '글'.2014년 12월 20일에 있던 스웨덴세탁소 단독 공연에 다녀왔다.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뮤지션이라 꼭 한번 공연에 가보고 싶었는데...이번에 2집 발매 기념으로 전국투어를 해주셔서 서울 공연에 다녀옴! 핸드폰 이어폰 단자가 고장 나 노래를 들을 수 없게 되어얼마 전 찾은 유물 mp3에 스웨덴세탁소 노래를 가득 넣고 서울로 출발했다.상명대 생각보다 멀더라...* 생각보다 멀어서 그랬는지 어플이 계산한 시간과 차이가 많이 났다.그래서 상명대 입구에 도착했을 때 공연 시작 3분 전.나는 혼자 갔기에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놓치기 싫은 공연이었기에 뛰었다.그리고 바로 나의 우매함을 깨달았다.숭실대 입구역은 이름을 바꿔야 한다. 살피재에서 언덕 재를 빼고살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