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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드윔프스(RADWIMPS) - 愛にできることはまだあるかい (사랑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있을까)문화생활/음악 2023. 8. 13. 21:55
삶은 참 신기하다. 상황이 달라지지 않아도 내 마음가짐에 따라 꽤나 다르게 느껴진다. 아마 그건 시간에 따라 둘러싼 상황의 의미가 필연적으로 변하기 때문이겠지. 아직 한여름의 무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어느덧 또 입추가 지나고 처서를 앞두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지나 지구 열대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덥고 비가 많은 여름이었다. 원래도 그랬지만 앞으로 여름이면 더 많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날씨의 아이'가 떠오를 것 같다. 순수 속에 방황하고 성장하는 극중 주인공들과는 다르게 어떤 시기를 지났음에도 여전한, 아니 어쩌면 여전하다고 착각하는 아저씨는 마음 둘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과분하게 주어진 사랑하는 이들의 호의와 동시에 넉넉한 고독과 외로움을 누리며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걷고 또 걸었다. 오랜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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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미술관_이건희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사계》문화생활/전시 2023. 7. 30. 20:01
비가 많이 오던 날, 일명 이건희컬렉션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사계》를 보기 위해 경기도미술관에 다녀왔다. 부모님과 함께 다녀왔는데, 특히 아버지의 생애 첫 미술전 관람이라 개인적으로 더 뜻깊고 뿌듯했다. 특정한 전시를 본다는 게 우월하다는 건 아니지만 나에게 세상을 선물해 준 부모님의 삶에 조금이라도 문화적 향유를 보탠다고 느껴 참 기뻤다. 경기도미술관도 처음이었는데 엄청 큰 주차장이 인상적이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해 자연스레 비극을 겪은 한 학교와 아이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사전 예약한 티켓을 무인 발권하고 입장했다. 전시장 층고가 높고 공간이 넓어 관람이 쾌적했다. 박물관의 설명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컬렉션 근현대미술작품 46점과 경기도미술관 및 공사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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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JANNABI) - pony문화생활/음악 2023. 7. 30. 00:44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은 나날이 이어진다. 나중에 돌이켜 보면 별일 아닐지 몰라도 그건 그때의 일이다. 버티고 또 버티며 지치기도 하지만 이 와중에 깨닫는 부분도 많다. 환경과 일련의 사건에 대한 판단은 논외로 하고 나는 참 예민한 사람이다. 그 기질 덕분에 밀도 있는 경험을 쌓아 왔고 다방면에 걸쳐 세심한 감수성을 기를 수 있었다. 하지만 괴로움이 어떤 한계치를 넘으면 예민함은 과거에 대한 미련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져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게 방해하기도 한다. 보통은 회복 탄력성의 도움을 받아 혼자 수용하지만 그게 어려우면 상황을 바꾸기 위해 어렵게 나름의 용기를 냈다. 아무리 애써도 왠지 제자리걸음에 그치는 듯한 지금까지의 2023년이다. 어쩌면 나를 지키기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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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日入侵企画(하일입침기화) - 第一万零一次告白(만 한 번째 고백) (여름날 우리 OST)카테고리 없음 2023. 7. 16. 23:39
언제나 나름의 괴리감은 있지만 일터에서도, 일상에서도 겉돈다고 느낄 때가 유독 잦은 요즈음이다. 나는 몇몇 아킬레스건을 제외하고 인내와 한계의 임계치가 높은 편인 동시에 관계에 있어서는 초탈한 듯 세상 예민하다. 또 난관이나 갈등의 이유를 남보다 나에게서 찾는 편이기에 스스로 갉아먹는 것처럼 느낄 때가 많다. 아마 팩트는 내 생각의 안과 밖 사이 어딘가에 있겠지. 한 주는 버겁고 주말조차 다가올 월요일에 대한 불안이나 부담이 평소보다 크다. 그 와중에 삼십 대 초반 어떤 시기처럼 지인들의 결혼 소식이 몰려온다. 다들 어떻게 이 고해를 그렇게 부단히 살아내며 제 짝을 찾는지 참 신기하고 부럽다. 인연이란 건 바람과 다를 수 있고, 여전히 서로를 알아주는 한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고 믿지만 그 믿음은 점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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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가평_도선재·가평빠지 캠프통포레스트 수상레저·가평군농협 하나로마트 설악점·천섬리조트·나인블럭 가평점기행/국내 2023. 7. 16. 19:43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물놀이 마니아(?) 친구 덕분에 또 우르르 가평으로 향했다. 작년엔 여섯 명이 차 세 대로 움직였는데 올해는 일곱 명이 차 두 대로 움직였다. 어쩌다 보니 내 작은 차에 네 명이 타게 되어 이른 아침 출발했다. 판교역과 복정역에서 각각 기다리던 친구들을 태웠다. 차가 생각보다 많이 막히고, 가는 길에 케이크를 사다 보니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약속 장소인 도선재에 도착해 미리 와 있던 친구들과 만나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날이 흐려 친구들은 대부분 양지곰탕이나 차돌우거지탕 같은 따뜻한 국물을 먹었다. 나는 꿋꿋이 평양냉면을 먹었는데 국물은 깔끔하고 메밀 향도 적당히 나 맛있게 먹었다. 평양냉면치고는 면이 조금 쫄깃한 식감인 건 독특했다. 잘 먹고 숙소에 미리 산 케이크를 두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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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基博(Hata Motohiro) - Rain (언어의 정원 OST)문화생활/음악 2023. 7. 13. 20:37
이젠 장마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여름 기후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것 같다. 날씨도 바뀌는 세상이건만 마치 '언어의 정원'이나 '날씨의 아이' 속 세상처럼 한없이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으면 나는 폭우 속 좋아하는 소녀에게 하나 뿐인 우산을 건네주던 어느 소년이 되곤 한다. 그렇게 범람하는 순수와 미련 그리고 고독을 유영하다 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무의식의 기저에서 떠오른다. 하루는 여전히 버겁고, 사랑은 점점 더 아득하다. 그럼에도 호우로 침잠하며 이렇게 또 한 번의 여름을 보낼 수 있어 감사하다. 여름에 다다른 모두의 삶이 다습게 안온하면 좋겠다. 그런 바람이 잠시나마 다시 일렁이는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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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 너의 내일로부터문화생활/음악 2023. 7. 6. 22:09
아주 잘 버텨내고 있지만 내심 고독감이 커지고 다소 지치는 여름이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다가오는 호의에도 움츠러든다. 나의 아픔은 나의 탓이 아니라는 가사가 그런 나를 울게 한다.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도 결국 내가 알겠구나. 알 수 없었던 과거가 시간이 흐르며 나름의 당위를 찾은 것처럼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지금의 무언가는 언젠가 끄덕이게 하겠지. 너무 외로운 날엔 미래의 나에게서 위로를 끌어 써야겠다. 마냥 빚지는 인생이 아니었다는 걸, 절대 혼자일 수 없는 삶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하루엔 어제, 오늘, 내일의 내가 항상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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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_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문화생활/전시 2023. 7. 4. 23:54
한국과 영국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에 다녀왔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명화를 최초로 국내에 공개하는 전시로 반 고흐, 클로드 모네, 카라바조, 고야 등 어마어마한 거장들의 명화 52점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삼천 원을 내고 오디오 가이드를 빌렸다. 이번 전시는 르네상스시대부터 인상주의까지 15~20세기 초 유럽 회화의 흐름을 조망한다. 미술의 주제가 신으로부터 사람과 일상으로 향하는 모습을 조명하는 기획이라고 한다. 자신만을 사랑한 나르키소스의 표정은 왠지 행복보단 공허에 가까워 보인다. 카라바조의 이름이 지명을 딴 일종의 '호'였다는 건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었다.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은 자연스레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서 봤던 '메두사의 머리'를 떠올리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