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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일본 도쿄 여행_2일차(1)_신주쿠_도쿄 도청 전망대·가부키초·덴푸라 후나바시야 본점기행/해외(아시아) 2023. 6. 7. 23:59
이른 아침 일어나 어제 산 로손 초콜릿 모찌롤과 우유로 요기했다. 채비하고 나오니 9시 언저리였다. 방에 곰팡이가 있는지 간밤에 세상 훌쩍거렸는데 날이 맑아 다행이었다.
오늘은 일본의 황금연휴, 골든 위크가 시작하는 '쇼와의 날'이기도 하다. 원래 쇼와 천황의 생일인 4월 29일에 맞춘 기념일이었지만 한동안 '녹색의 날'로 바뀌기도 했단다. 2007년부터 '녹색의 날'은 5월 4일로 바뀌고, 다시 쇼와 천황을 기리는 '쇼와의 날'이 되었다. 일제 강점기에 재위했던 천황을 기리는 날에 일본 여행을 하는 게 약간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대단한 애국자는 못 되지만 그 시절에 고초를 겪은 조상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부끄러웠다. 일본의 문화와 여행을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역사와 정치에 대한 고민 혹은 숙제도 있다. 무지의 죄인으로서 막연하게 이웃나라와 포용하며 미래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쨌든 2023년 쇼와의 날 아침에 나는 전철을 타고 도쿄 도청으로 향했다. 도쿄 메트로 패스 너무 유용하다.
도쿄 도청은 원래 다른 지역에 있었으나 노후되어 1990년에 신주쿠에 위치한 현 청사로 이전했다고 한다. 각진 느낌의 마천루가 고딕 양식을 떠올리게 한다. 남, 북으로 나누어진 쌍둥이 빌딩 45층에 각각 무료 전망대가 있다. 나는 남쪽 전망대에 올랐다.
연휴의 시작이라 붐빌 것 같은 곳부터 왔는데 벌써 꽤 많은 사람이 있었다. 다행히 관람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라 지상 202m 높이의 도쿄 도청 전망대에서 무료로 일본 수도의 전경을 잘 구경했다. 날씨가 맑은 날엔 후지산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열도를 대표하는 산은 볼 수 없었지만 어느 관광객이 치던 히사이시 조의 'Summer'가 서툴어 오히려 더 좋았다. 다가오는 여름을 예감하게 했다.
전망대 관람을 마치고 나와 신주쿠 거리를 걸었다.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쿠로를 도쿄의 3대 부도심으로 꼽는다는데 정말 크고 유동 인구가 많았다. 아마 기념일 행사인 듯한 퍼레이드를 우연히 마주하고 오다가다 다양한 볼거리를 즐겼다.
도쿄 최대의 유흥 거리인 가부키초도 스치듯 구경했다. 오전 11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아직 술에 취해 헤롱거리는 사람이 좀 있었다. 전반적으로 깔끔했던 도쿄에서 가장 쓰레기가 많은 거리이기도 했다. 가부키초 태생(?)의 유튜브 스타, 다나카상 덕에 친숙해진 공간이지만 막상 오니 생각과는 다른 분위기여서 금방 발길을 돌렸다.
오전 관광 뒤엔 무려 1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튀김집, 덴푸라 후나바시야 본점에 가서 한 30분 기다려 입장했다. 가이드북에서 보고 온 곳인데, 책에서 런치세트를 추천해 먹으려고 했는데 평일에만 된다고 하더라...* 튀김 7개가 나오는 2,700엔짜리 정식을 먹었다. 가격은 좀 비쌌지만 코앞에서 장인의 손길로 하나씩 바로 튀겨주니 나름 합리적인 것 같기도 하다. 친절한 접객 아래 따뜻한 튀김과 밥을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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