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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안동_2일차_안동 중앙신시장·옥야식당·안동 중앙문화의 거리·아차가·맘모스베이커리 본점·스타벅스 안동강변DT점·낙강물길공원·속리산휴게소·사리원면옥 본점기행/국내 2023. 1. 20. 13:44
혼자 이른 아침 일어났다. 부스럭거리며 차가 간밤 동안 잘 있었나 확인하고 왔다. 취객이 많은 동네였기에 살짝 걱정됐다. 대부분의 불안이 그렇듯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다. 숙소로 돌아와 씻고 시간이 남아 조금 있는 설거지를 했다. 다른 친구들도 하나씩 일어나 마저 정리하고 나왔다.
아침을 먹기 위해 안동 중앙신시장 근처에 갔는데 또다시 주차 퀘스트가 생성됐다. 내가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그럴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주차가 어려웠다. 무사히 미션을 마치고 식당으로 향했다.
옥야식당에 갔는데 원래도 유명한 지역 맛집인 데다 직전에 바퀴 달린 집4라는 방송에 나와 그런지 기다리는 줄이 꽤 길었다.
거의 30분 정도 기다려 이 집의 유일한 메뉴인 선지국밥을 마주했다. 뜨끈한 국물은 맛있었고 건더기는 신선했지만 사실 그 자체만으로 아주 특별하진 않았다. 그런데 산초 향이 나는 배추김치가 정말 독특했다. 둘을 같이 먹으면 환상의 짝꿍이었다.
든든하게 잘 먹고 걸어서 중앙문화의 거리까지 갔다. 아차가에 들러 후식으로 젤라또를 먹었다. 나는 패션 프루트와 유자소금 맛을 먹었는데 다 맛있었다.
이어 바로 옆에 있는 맘모스베이커리 본점에 갔다. 맘모스제과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진 곳인데 군산 이성당, 대전 성심당과 함께 유서 깊은 전국 3대 빵집으로도 유명하다. 크림치즈빵, 유자파운드 등 대표적인 빵들을 선물로 샀다.
기념품까지 야무지게 챙기고 스타벅스 안동강변DT점에서 음료를 산 뒤, 낙강물길공원에 가니 어느덧 1시가 훌쩍 지났다. 한국의 지베르니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잘 꾸며진 곳이었다. 기대 이상의 조경을 자랑하는 공원이 맑고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더욱더 아름다웠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라던 윤동주 시인의 시구가 떠오르는 그런 날이었다.
그렇게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을 뒤로하고 친구 하나를 내려주기 위해 충청 지역으로 향했다. 속리산휴게소에 잠시 들르고 거의 저녁쯤 대전에 도착했다. 선리단길에서 식사를 할까 했는데 시간이 애매해 브레이크타임인 곳이 많았다. 결국 사리원면옥 본점에 가서 비빔냉면에 만두를 먹었다. 간이 내 입맛엔 좀 자극적이었지만 냉면과 만두 모두 좋아하는 요리라 든든하고 맛있었다.
해가 진 뒤 집으로 출발했다. 중간에 기름을 넣고 분명 주유구 커버(?)를 닫았는데 운전하다 보니 다시 열려있어 조금 놀랐다.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말라는 뜻으로 여기고 무사히 마지막 탑승객까지 데려다줬다. 집에 오니 깊은 밤이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부은 편도와 짙은 여독을 이르게 느끼며 금방 뻗었다.
누군가 곁을 떠나도 함께한 시간만은 낙낙하게 머물러 준다. 이젠 그리운 이름을 끊임없이 더하는 게 삶이라는 걸 익혔지만 때로 어떤 그리움은 감당할 수 없이 넘쳐흐른다. 호수만큼 보고픈 마음을 숨기며 한 동네에서 더불어 자란 친구들과 안동에 다녀올 수 있어 감사했다. 바쁜 나날 속에 모두 피곤해했지만 첫 입사를 앞두고 자전거로 스쳐 지났던 고장에서 서로를 위한 진심과 격려를 나눴다. 나와 정말 친한 친구 둘 사이의 케미와 또 일관되게 짓궂은 나에 대한 농담들 모두 오래 간직될 거 같다. 어쩐지 스스로 단역으로 여길 때가 많은 시절에 서로에게 오래된 조연으로 남은 인연이 참 귀하다. 부디 각자가 원하는 것들을 많이 이루고, 성취와 별개로 항상 건강하고 더 많이 행복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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