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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춘천·가평_더반풀빌라·플러스마트·가평역·남이섬·스타벅스 남이섬점기행/국내 2023. 1. 22. 21:10
어쩌다 보니 운 좋게 대학 시절을 통틀어 총 여덟 번의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덕분에 살아갈 힘이 되는 마음의 빚과 평생 간직될 추억을 많이 쌓았다. 그중 한 학기 동안 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했던 필리핀 7+1 봉사는 가장 긴 시간을 보낸 만큼 여러 이야기로 내 안에 남았다. 연말을 맞아 오랜만에 모든 팀원이 뭉치기로 했다. 5명 중 3명이 우연히 안양, 의왕 근처에 터를 잡아 함께 가기로 했다. 대형 세단이 있는 친구가 있어 그 차로 갈 때는 내가 운전하고 올 때는 교대하기로 하고 출발했다. 엄청난 정숙성과 안정성을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반응은 느린 차의 지향성을 느끼며 2시간 정도 걸려 춘천에 도착했다. 필리핀 봉사뿐 아니라 대학 봉사단을 함께했던 팀원의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더반풀빌라'였다. 나는 대학 봉사단 사람들과 올 초에도 함께 왔던 곳이다. 먼저 와 있던 친구와 친구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친구들과 다과를 즐기며 좀 쉬었다.
쉬다 가평 읍내에 위치한 플러스마트에서 장 보고 돌아와 닭강정과 과자로 2차 간식과 대화를 즐겼다. 유대감이 깊은 이들은 세월의 간극이 커도 그 틈이 잘 느껴지지 않고 도리어 금방 편안해진다.
저녁엔 밖에 나가 숯불에 육류와 해물을 구워 먹었다. 자꾸 치대는 숙소 마스코트 강아지, 마리를 보며 사랑이 형이 생각나 허락 맡고 고기를 좀 드렸다.
중간에 마지막 일원이 개인 일정을 마치고 가평역으로 온대서 픽업을 나갔다. 실수로 춘천역까지 다녀온 친구는 조금 고단해 보였다. 나는 그 시간 덕분에 혼자 자라섬에서 나름의 여유를 즐겼다.
모두 모여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아이스크림으로 후식을 먹고 독일에서 온 초콜릿을 선물로 받았다. 이렇게 마음을 담은 선물이 정말 값지고 고맙다. 요즘 한국에서도 유명하다는 독일식 디저트 '슈톨렌'까지 준비해 줘 더 감동이었다. 따스함을 느끼며 이런저런 추억, 근황, 응원 등을 나누며 마트 표 곱창순대전골까지 배 터지게 즐겼다.
이튿날 또 혼자 아침에 깼다. 친구들까지 깰까 뒤척이다 결국 혼자 나가 30분 정도 아침 산책을 즐겼다. 고요한 북한강변에 아른거리는 물안개와 인적 드문 길이 걷기 좋았다. 나름 구면인 강아지, 마리에게 반갑게 인사했는데 딱히 반겨주진 않더라...*
설거지를 마친 뒤, 씻고 쉬고 있으니 라면을 끓여줘 맛있게 먹었다. 미리 산 초콜릿 우유와 잘 어울렸고 친구 부모님이 주신 석화를 삶아 곁들였는데 풍미가 잘 어우러졌다.
아침 식사를 마친 다음 친구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한 팀원의 제안으로 급작스럽게 남이섬에 갔다. 문득 고3 수능을 마치고 졸업여행으로 담임선생님 그리고 반 친구들이랑 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이를 먹을수록 여기저기 숨어 있는 추억이 참 많다. 오랜만에 찾은 겨울연가의 섬은 여전히 예뻤고 커플과 가족이 참 많았다. 개인적으론 입장료는 볼거리에 비해 조금 비싸게 느껴졌다. 날이 춥고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있어 1시간 정도 보고 다시 뭍으로 나왔다.
나오는 길에 스타벅스 남이섬점에서 음료를 하나씩 샀다. 서울로 향하며 각자의 올해 목표를 비롯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올 때는 친구가 운전해 줬는데 차가 막혀 2시간 30분 만에 홍대입구역 인근에 도착했다. 두마게테에서 같이 보낸 4개월이 어느덧 근 10년 전이다. 세월에도 풍화되지 않은 인연에 고마움을 느끼며 다시 함께할 날을 미리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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