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제주_3일차_애월우체국·랜디스도넛 제주직영점·곽지해수욕장·고내포구·제주 반딧불한담 애월점기행/국내 2022. 2. 24. 00:00
짧은 여정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일행 중 한 명은 아쉽게도 오전 중에 일이 있어 근처 카페에 따로 자리를 잡아야 했다. 카페로 간다기에 같이 나와 짧은 아침 산책을 즐겼다. 어제보다는 하늘이 맑아 다행이다.
친구가 카페에 가고 혼자 걷다 갈매기와 이름 모를 파랑새도 만났다. 나중에 찾아보니 아마 바다직박구리인 것 같다. 홀로 마주한 새들과 바다가 청량하다.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난 뒤, 숙소에 있던 다른 친구와 만나 체크아웃부터 했다. 부칠 게 있대서 애월우체국까지 걷기로 했다. 한동안 새벽부터 일어나 굉장히 열정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여행자였는데 요즈음 여행에 가면 예전에 비해 욕심이 없다. 물론 가본 곳에 또 간 경우가 많아 더 그렇겠지만 그런 성향의 변화가 아마 나이 듦의 증표가 아닐까 가늠해 본다. 여유를 가지고 우체국에 다녀오는 길과 골목이 참 아름다웠다.
제주를 지켜주는 많은 친구들도 만났다.
산책을 마치고 차로 랜디스도넛 제주직영점에 갔다. 이런 브랜드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서울, 대구 등지에 매장이 있는 미국에서 온 유명 브랜드였다. 다행히 웨이팅이 그리 길지 않아 금방 샀다. 메뉴를 잘 몰라 진도 3.0 정도의 동공 지진을 겪었지만 그냥 눈치껏 많이 팔린 것을 좇아 포장했다. 부모님은 이런 건 그만 사 와도 된다고 하셨지만 나는 막상 사면 맛있게 드실 두 분을 안다.
카페에 홀로 남은 친구가 일을 마칠 시간에 맞추기 위해 근처 곽지해수욕장에 잠시 들렀다. 이번 여정에서 거의 처음으로 본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너무도 아름다웠다. 다 같이 볼 수 없어 못내 아쉬웠지만 볕과 바람이 따뜻했다. 남녘의 섬에서 온전한 봄을 조금 이르게 만났다. 딱히 상관없지만 재주소년의 '봄이 오는 동안'이라는 노래도 괜히 떠오른다.
짧은 유닛 활동(?)을 마치고 다시 만나 완전체로 숙소 인근 고내포구를 둘러봤다. 혼자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특히 '수영제한'이라는 팻말은 전혀 보지 못했는데 친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찾아냈다.
어느덧 다가온 마지막 만찬을 먹기 위해 큰여라는 식당에 갔는데 거짓말처럼 오늘부터 임시 휴업이었다. 별도의 공지 없이 식당에 종이 공지문만 부착되어 있어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제주도에선 전화로 당일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바람직하겠다...* 급히 검색해 근처 제주 반딧불한담 애월점에 가니 어느새 1시다. 아쉬운 만큼(?) 넉넉하게 흑돼지 돈가스, 전복 해물뚝배기, 모둠 물회를 시켜 배불리 먹었다.
2박 3일 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준 엑센트 형님과의 이별을 예감하며 제주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비행시간이 달라 친구 한 명 먼저 공항에 내려주고 렌터카 업체에 들러 차를 반납했다. 노익장 엑센트 어르신 고마웠어요...*
렌터카 업체의 셔틀을 타고 이동한 뒤 마침내 공항 탑승동에 도착했다. 항공편이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넘게 지연되어 피곤했지만 덕분에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 십 대에는 상상도 못 했던 2022년의 우리들은 여전히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좋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미 지나쳤을지도 모를 청춘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어 감사했다.
728x90반응형'기행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 양양_1일차_낙산해수욕장·낙산 바다회마을·낙산정원집 독채 2동 (2) 2022.05.10 춘천 더반 (4) 2022.03.15 2022 제주_2일차_오설록 제주 티뮤지엄·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이중섭미술관·이중섭거리·글라글라하와이·제주야놀자펜션·고래밥 (0) 2022.02.23 2022 제주_1일차_김포국제공항·제주국제공항·무지개렌트카·스타벅스 제주서해안로DT점·바이제주·함덕흑돼지우돈향·함덕해수욕장·선흘 언니네 (0) 2022.02.23 2022 단양·원주_2·3일차_패러글라이딩(패러에반하다)·카페산·만천하 스카이워크·도담삼봉·베니키아 호텔 비즈인·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진동횟집·여주 강천섬 (0) 202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