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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주_1일차_김포국제공항·제주국제공항·무지개렌트카·스타벅스 제주서해안로DT점·바이제주·함덕흑돼지우돈향·함덕해수욕장·선흘 언니네기행/국내 2022. 2. 23. 08:03
곧잘 홀로 여행을 떠났지만 친구들과 떠난 여행의 경우, 의외로 아주 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친구보단 20대에 알게 된 친구들과 가곤 했다. 이번에 기회가 닿아 짧게는 고등학교 때부터, 길게는 중학교 때부터 안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공항리무진버스를 타러 익숙한 정류장에서 친구와 만나 표를 발권하려고 했는데 아뿔싸 매진이라 2시간 뒤에나 탈 수 있단다. 방심했다. 시작부터 시트콤 같은 상황을 웃어넘기며 근처에 있는 전철로 이동했다. 안양은 교통의 요지니까...*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동으로 가니 어느새 12시가 훌쩍 지났다. 비행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공항 내 트윗젤에서 애플망고에이드와 프레즐로 그새 쌓인 피로를 달래다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제주도로 이륙했다.
어쩌다 보니 제주도에는 작년 10월에 오고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오게 됐다. 물론 언제 와도 좋은 곳이지만 딱히 오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건 아니다. 특별히 어느 곳이 가고 싶어 여행을 했던 게 언젠지 가물가물하다. 언젠가부터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일상과 분리가 필요하거나, 언제 멀어질지 모를 사람들과의 추억을 쌓기 위해 떠나는 것 같다. 제주국제공항에서 먼저 와있던 친구를 만나 셔틀버스를 타고 렌터카 사무실로 향했다.
이번엔 무지개렌트카라는 업체를 이용했다. 키오스크를 통한 무인 배차 시스템이 신기했다. 이전 직장에서 자주 몰던 엑센트를 예약했는데 가격이 유독 싸더라니 무려 20만 KM를 넘게 뛴 어르신 자동차였다. 여기저기 긁혀있는 빈티지한 외관을 비롯해 열쇠로 시동을 걸어야 하고 블루투스 스피커 따윈 없는 아날로그 감성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저단 기어에서 무섭게 치솟는 rpm과 고성의 엔진음으로 마치 슈퍼카를 탄 듯한 감성 마력이 화룡점정이었다.
당황했지만 이미 빌린 차라 받아들이며 스타벅스 제주서해안로DT점에 갔다. 바다가 보이는 예쁜 카페에서 스타벅스 제주 한정 메뉴를 이것저것 시켰다. 바닷가를 마주한 자리의 경쟁률이 치열했지만 눈치게임 끝에 운 좋게 착석했다. 시큼함과 달달함이 공존하는 한라봉케이크도 나름 괜찮았고 제주 까망 크림 프라푸치노는 흑임자가 고소하고 달달하니 맛있었다.
카페 바로 앞 버스 정거장이 사진 찍는 명소인 듯 몇몇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어 신기했다.
어쩌다 보니 요 근래 제주여행 필수 코스가 된 바이제주가 바로 옆에 있어 '하이'제주처럼 일찍이 구경했다.
슬슬 저녁을 먹기 위해 숙성도 함덕점에 갔는데 6시도 안 되어 마감이었다. 근처 함덕흑돼지우돈향에 가서 흑돼지 모둠에 비빔냉면, 된장찌개 등을 시켜 배불리 먹었다. 밑반찬이 정갈했고 생각보다 고기 양이 많고 다 구워주셔 좋았다.
밥 먹고 나오니 7시가 안 되었는데 이미 깜깜했다. 구름 뒤에서도 밝은 달을 구경하고 밤의 함덕해수욕장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숙소 선흘 언니네에 도착하니 어느새 8시다. 역시 여행 중의 하루는 유독 짧다. 코앞에 두고 조금 헤맨 숙소는 그야말로 로컬 느낌이 가득한 외관을 자랑했다. 감성적으로 실내를 꾸민 구옥에 호스트의 온기가 묻어나 참 마음에 들었다. 근면하게 발품을 팔아 준 친구들 덕에 이런 호사를 누린다.
근처 편의점에서 주전부리를 사 청주에서 생산한 우도땅콩 막걸리와 함께 먹었다. 평소엔 잘 안 마시는 술을 여행을 핑계로 홀짝이며 유서가 깊은 자강두천을 겨루다 보니 금세 밤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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